딸기가 보는 세상

앞으론 천연가스에 대해 알아야 한대요.

딸기21 2006. 1. 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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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매매 가격을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갈등이 벌어져 연초부터 시끄러웠습니다. 이 사태는 러시아가 유럽국들의 아우성에 밀려 공급량을 원상 복구키로 하면서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 사건은 이미 전세계 에너지 시스템을 좌지우지할 변수로 떠오른 천연가스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은 석유 전쟁에 이은 `천연가스 전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요,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이번 갈등의 주인공인 ‘천연가스’입니다. 천연가스에 대해 좀 알아볼까요.

이제는 천연가스다

석유는 고갈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된 러시아의 경우, 이미 석유 생산은 정점을 지나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낸 양보다 남아있는 매장량이 적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천연가스만큼은 풍부하지요. 앞으로 러시아의 무기는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천연가스가 될 것이라는 데에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견이 없습니다.


러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석유는 이미 감산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이를 부정하고 있지만 2010년을 전후해 세계 석유생산은 내리막을 걸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은 두 갈래로 나눠집니다. 정부가 하는 짓은 미국 따라한다고, 석유 위기를 거의 부정하는 쪽으로 가고 있고요. 또 일각에서는 석유가 말라가니 핵발전을 하자고 주장합니다. 웃기는 짜장입니다. 일단 에너지를 절약하고 분산시키는 시스템으로 가야하는데 말이지요. 기나긴 얘기이니깐 이만 줄이고요.)

반면 천연가스는 아직까지는 풍부한 자원입니다. 천연가스는 향후 50년 이상 전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세계 곳곳에 파이프라인이 건설되고 에너지기업들은 천연가스 액화기술을 개발하는 등 가스 의존도를 조금씩 높여왔지만 아직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석유에 잔뜩 투자해놓은 나라들과 에너지기업들 입장에서는 석유를 쓰는 것이 아직까지는 남는 장사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석유가 말라가는 것을 부인하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지요. 미국의 에너지전문가 폴 로버츠는 저서 `석유의 종말'에서 2025년 쯤이면 석유 대신 천연가스가 최대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래로 가는 징검다리

천연가스는 액화해 석유처럼 쓸 수도 있고 정제하기도 쉽다고 합니다. 메탄, 에탄, 부탄, 프로판 등 상품성 있는 부산물도 많이 나온다는 군요. 환경보호론자들과 에너지 전문가들은 석유경제에서 차세대 에너지시스템으로의 이전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천연가스는 `당장 쓸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로 손꼽히고 있지요. 


그러나 `미래형 에너지'로서 천연가스의 생명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천연가스가 석유보다 `깨끗한' 것은 사실이지만 석유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의 일종인 것 또한 분명합니다. 또 매장량이 풍부하다고는 하나 지금까지 발견된 대규모 가스전은 기존의 유전지대와 일치합니다. 석유경제에서 천연가스 경제로의 이전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이는 `같은 시장에서 소재만 바꾸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요.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천연가스를 `다리(Bridge) 연료'라 부릅니다.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차세대 에너지 경제와 현재의 석유경제 사이를 중재할, 지구 환경 측면에서 `잠깐 시간을 벌어줄' 징검다리라는 겁니다.

석유보다 더 복잡한 `천연가스의 정치경제학'

이 징검다리를 10년간 밟아야 할지, 아니면 50년 넘게 버텨야 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종종 거론되지만 수소를 얻는 가장 값싸고 편한 방법 또한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것이라더군요(기술적인 내용은 자세히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얼마나 긴 시간이 됐든 석유경제 이후에 세계가 천연가스 경제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천연가스 에너지 시스템은 20세기의 석유 시스템보다 훨씬 복잡한 역학관계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데에 전문가들의 분석이 일치합니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운반됩니다. 한국처럼 대형선박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운반, 공급하는 방식이 아닌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방식입니다. 러시아는 사할린 등지의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중국, 일본에 공급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요. 미국에서는 시장이 크니까 LNG와 PNG 등 다양한 방법들이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앞으로 유라시아에서는 PNG가 지배적인 공급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PNG가 됐건 LNG가 됐건 가스경제의 인프라를 만드는 데에는 엄청난 돈이 들어갑니다(그래도 석탄발전소 세우는 것보다는 싸다고 하더군요). 지정학적 불균형은 석유보다 더 커서, 현재까지 확인된 천연가스의 절반 가량이 러시아와 이란 두 나라에 묻혀 있습니다. 천연가스 경제는 러시아의 `심술'과 같은 자원 무기화에 약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기나긴 파이프라인은 테러 집단의 공격이나 소요 등에도 취약하겠지요. 전문가들은 석유 이후의 에너지체제, 특히 당장 다가온 천연가스 체제에 세계가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천연가스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여기를 보세요

http://www.kogas.re.kr/gas/general/1-1.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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