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혜성탐사로봇, 사상 첫 혜성 착륙

딸기21 2014. 11. 13.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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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쏘아올린 우주선이 사상 처음으로 혜성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우주국(ESA)는 혜성탐사선 로제타호의 착륙용 유닛 ‘파일리(Philae)’가 12일(한국시간 13일 새벽 1시 10분) 목성 주변의 혜성인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파일리는 모선인 로제타로부터 22.5㎞를 날아가 이 혜성에 내려앉았다.

로제타호에서 발사된 착륙용 유닛 파일리가 12일 혜성 67P/추리모프-게라시멘코에 착륙하기 전 3㎞ 상공에서 혜성의 모습을 촬영했다. / 유럽우주국(ESA)·AP연합뉴스


파일리는 착륙용 다리 3개가 붙어 있는 시추장비 형태로, 태양광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한다. 다만 화성 탐사선들에 탑재돼 있는 이동식 ‘로버’와 달리 움직여 다니지는 않는다. 파일리는 혜성의 표면 사진을 촬영해 ESA로 전송할 예정이다. 또 표면의 토양을 채취, 분석하면서 최소 일주일 이상 탐사를 진행하게 된다.


탐사선이 혜성 표면에 내려앉은 것은 확인한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ESA 관제센터의 연구진이 환호하고 있다.


6.45년의 비교적 짧은 주기로 태양 주변을 도는 67P는 2개의 큰 덩이가 연결된 형태로 돼 있으며, 초속 18㎞로 움직인다. 지름이 4㎞에 불과한 작은 덩어리여서, 착륙시 반동으로 탐사장치가 튀어나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파일리를 무사히 착륙시킬 수 있을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하기 힘들었을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었다.


혜성은 수십억년 전 태양계가 형성될 때 생겨났다. 얼음과 먼지 등으로 이뤄진 작은 천체에 불과하지만, 과학자들은 혜성 속에 태양계의 형성과정을 알려줄 정보가 담겨있을 것으로 본다. 또 근래에는 혜성 속의 물 혹은 유기물질이 지구 생명체의 탄생에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연구들이 줄을 이었다.

로제타의 목표는 67P/추모프-게라시멘코에 직접 접촉해 이런 추측들을 뒷받침해줄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우주선이 혜성에 착륙한 것은 우주개발 역사상 최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달 기지나 화성탐사에 몰두하느라 혜성이라는 소중한 탐사대상을 유럽에 빼앗겼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로제타의 항해가 순탄치는 않았다. 로제타는 ESA가 1980년대 중반부터 준비해 2004년 3월 야심차게 쏘아올린 탐사선이다. 이 탐사선은 10년5개월 동안 64억㎞를 날아 지난 8월 목성을 도는 67P의 궤도에 진입했다. 그러나 발사 이후 7년이 지난 2011년 6월부터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지구와의 연락을 단절했다. ESA는 당시 “잠자는 미녀가 깨어났다”며 미국이나 러시아에 비해 뒤늦게 시작한 우주개발 작업의 개가를 기뻐했다.
 

로제타 계획에는 총 13억유로(약 1조8700억원)가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임무를 마치면 로제타는 기능을 다 하고 혜성의 행로를 따라 목성 궤도 바깥으로 떠나며, 내년 말에는 수명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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