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의 공업도시 디트로이트. ‘자동차의 메카’라 불렸으나 미국 자동차산업의 몰락으로 도시도 쇠락해 지난해 7월 결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뒤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도시 곳곳의 건물들은 폐허처럼 버려져 있다.
이렇게 방치돼 있던 이 도시의 집과 건물 6000채를 매입하겠다며 최근 한 투자자가 경매에서 총 320만달러(약 34억원)의 매입가격을 제시했다. 누가 한물 간 ‘모터시티(Motor City)’에 투자를 결심한 것인지, 이 의문의 입찰자를 놓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이 입찰자가 제시한 금액은 집값 비싼 뉴욕에서라면 그럴싸한 타운하우스 한 채를 살 수준의 액수이지만, 디트로이트에서는 가압류 상태의 부동산 6000건을 한몫에 매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대로 낙찰된다면 이 입찰자는 평균 1건 당 500달러에 디트로이트 곳곳의 부동산을 소유하게 되는 셈이다.
이 입찰자가 사들이고 싶어하는 부동산은 소유주가 세금을 못 내 압류된 채로 버려진 주택들이 대부분이다. 상태가 좋지 않아, 이 집들을 아무리 싼 값에 사들인들 투자 가치는 높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미 도시는 쇠락할 대로 쇠락해 경제가 돌아가지 않은지 오래됐고, 버려진 도시는 갱들의 소굴처럼 돼버렸다. 매각 절차를 맡고 있는 웨인 카운티의 데이비드 쉬만스키 재무담당관은 “이런 부동산에 투자를 해서 돈을 벌 것 같지는 않다”고 블룸버그에 털어놨다.
웨인 카운티 한 곳에서만 5만6000건의 부동산이 이렇게 압류돼 매각 대상에 올랐다. 내년에는 추가로 7만5000건을 처분해야 한다. 이 부동산들이 다 팔려 시 재정이 정상화될 길은 현재로선 요원하다. 경매가 시작된 것은 이달 초였지만 웨인 카운티의 부동산들을 사들이겠다고 나선 사람은 320만달러를 제시한 이 입찰자 한 명 뿐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회생 길을 찾기 바쁜 디트로이트 측은 시 당국이 보유하고 있던 차량들까지 현금을 조달하기 위해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디트로이트뉴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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