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2배 크기, 병상 1000개를 갖춘 ‘바다 위의 종합병원’이 필리핀으로 향한다.
미 국방부는 ‘다마얀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미 해군 병원선 머시(T-AH-19)호를 필리핀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다마얀’은 필리핀 타갈로그어로 공감, 위로 등을 뜻한다. 머시호가 의료병력과 응급의약품 등을 갖추고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출항하기까지는 며칠이 걸릴 것이며, 다음달 필리핀에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미 해군은 밝혔다.
머시호는 미 해군 병원선 중 최대 규모로, 길이가 272m에 이른다. 미 해군이 보유한 모든 함정 중 니미츠 수퍼항공모함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 미국철강선박회사(NSSC)가 1976년 건조한 이 배는 당초에는 유조선으로 만들어졌으나 병원선으로 개조돼 1986년 재취항했다. 상륙용 도개교와 헬기 이착륙용 도크 등을 갖추고 있다. 샌디에이고 미 해군병원 의료진이 ‘바다 위의 종합병원’이라 불리는 이 배에서의 의료를 맡는다.
미 해군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배는 중환자용 병상 80개를 포함해 1000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다. 수술실만 12개다. 컴퓨터단층촬영(CT)과 집중치료시스템, 화상치료와 치과·안과 진료, 물리요법 등을 위한 설비도 있다. 시신 안치소도 있다.
통상 이 배는 육지에서 전투를 벌이는 미 해군과 해병대 부상병의 치료를 위해 쓰이지만 이번 태풍피해와 같은 재난이 벌어졌을 때 구호용으로 투입되기도 한다. 1990년 걸프전 때 걸프(페르시아만)에 투입돼 다국적군 부상병 690명이 이 배에서 치료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쓰나미 발생 한달 뒤인 2005년 1월에는 인도양 일대 피해주민 총 10만8000명이 이 배에서 치료를 받았다. ‘태평양 파트너십’이라는 이름으로 그 후에도 종종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남태평양 섬지역에 파견돼 구호를 돕고 있다.
해군 소속 선박이지만 제네바협약에 따라 이 배는 어떤 공격용 무기도 싣지 않는다. 이 배를 공격하는 것은 국제법상의 전쟁범죄 행위로 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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