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호주인들이 시리아로? 호주 무슬림사회 '시리아 파장'

딸기21 2013. 7. 17. 23:00

호주 멜버른에 살고 있는 간호사 소냐 압바스는 이슬람 수니파다. 호주에서 나고 자란 압바스는 지난해 2차례 시리아를 여행했고, 지금은 시리아 반정부군 대표조직인 ‘자유시리아군’에 돈을 보낸다. 압바스의 남편 칼릴 수브자키는 자유시리아군 자원병으로 잠시 복무한 경험이 있다. 압바스의 남동생 로저는 킥복싱 선수였는데, 반정부군에 자원했다가 지난해 10월 시리아 최대도시인 알레포에서 정부군 총에 맞아 숨졌다.

 


sbs.com.au



내전의 자원병이 되기 위해 1만4000km 떨어진 호주에서 무슬림들이 시리아로 향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 반정부군에 동참한 외국인은 약 6000명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은 ‘아랍의 봄’을 먼저 경험한 리비아와 튀니지,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사람들이다. 반정부군 내 일부를 구성하는 ‘알누스라전선’ 등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에는 예멘, 소말리아, 이라크, 요르단 터키 출신 병사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방 국가 출신들도 적지 않다. 프랑스인이 120명, 영국인이 100명 정도 참전하고 있다. 극소수 미국인 병사들도 있다. 프랑스와 영국, 미국의 무슬림 인구가 각각 470만명, 260만명, 260만명에 이르 걸 감안하면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런데 무슬림 인구 50만명이 거주하는 호주에서는 200명 이상이 시리아 내전에 뛰어들었다. 호주 정보국(ASIO)이 추정한 수치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16일 호주인들이 이례적으로 시리아 내전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호주 내 무슬림 주민들은 실제론 정보국 통계보다 훨씬 많은 수가 시리아에 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내 무슬림 중 36%는 이주 뒤 2~3세대가 지난 ‘호주 태생 무슬림’들이고, 35%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출신이다. 그 나머지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레바논 출신(10%)인데, 이들은 역사적으로 레바논과 뗄 수 없는 시리아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 정권이 레바논을 점령한 뒤 도망쳐나온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호주 정부는 자국출신들의 시리아 내전 개입을 크게 경계하고 있다. 과거 아프간 등지에서 무자히딘(이슬람 전사)이 돼 다른 지역 내전에 끼어들었다 본국으로 돌아간 이들이 테러·폭력 등을 저지른 선례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노르웨이 테러리즘 전문가 토마스 헤그함머는 “지하드(성전)를 경험한 서방국가 사람 9명 중 1명이 귀국 뒤 테러에 연루된다”는 통계를 내놓기도 했다. 


호주 정보국은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자국민들이 반정부군 중에서도 특히 알누스라전선 등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에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미 호주 안에서는 시리아 내전이 ‘바다 건너 일’이 아닌 내부 사회문제로 비화했다. 일부 수니파 무슬림들이 시리아 정부 쪽과 같은 종파인 시아파·알라위파 주민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멜버른에서는 알라위파 기도실 2곳이 공격받았고, 시드니에서는 시아파 주민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잇달아 화염병 공격을 받았다. 캔버라에 있는 시리아 대사관에 40여명이 몰려들어 집기를 부수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호주 ABC방송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간 시드니에서만 무슬림 가게 20여곳이 ‘종파 간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