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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난 왜 이 책이 맘에 안 들지.

딸기21 2005. 5. 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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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권정생 (글) |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04-01




이 책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었다. 주변 엄마들 치고 이 책 모르는 사람 없을 것이다. 알라딘에 리뷰를 올리려고 들어와보니깐 그동안 올라와 있는 리뷰가 무려 264편이다. 별점도 꽤 높다...가 아니고 아주 높은 편이다. 이렇게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구나! 


'신경쓸 필요 없잖아'라고 해버리면 될 일이긴 하지만 알라딘이건 개인 홈페이지건, 공개된 어딘가에 나의 의견을 쓰는 이상, 내 글을 읽는(읽을지도 모르는)이들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난감한 것이 이런 때다. 내 맘엔 안들었는데 남들이 매우매우 좋아하는 작품인 경우, 내 느낌을 정말 솔직히 밝히기가 뭣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경우가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였다. 난 이 영화가 정말 싫었다. 무슨 영화를 이렇게 못 만드냐, 상투성의 극치에 지지리 궁상에, 최소한도의 참신함도 없는 몰감각한 연출... 이렇게 홈페이지에 올렸더니 이런 반응이 나왔다. '모두가 좋다고 하는 작품을 과감히 욕하는 용기'... 


다시한번 만용을 부리자면, 나는 이 책 '강아지똥'이 아주 별로였다. 무려 권정생 선생님의 글이라는데 여기에 '게찌붙는(시비 거는)' 이 무식한 독자를 탓하려무나. 책은 와이키키브라더스를 연상케 했다. 이건 너무나도 교훈적이고, 너무나도 의식적이고, 너무나도 빤하다. 우리 애는 소달구지 민들레가 뭔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넌 똥 중에서도 가장 더루운 개똥이야'라고 생각진 않는다. 똥도 알고 개똥도 알지만, '똥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개똥'이라고 생각하는 건 애들이 아니라 어른이다. 어른의 생각에서 어른이 원하는 교훈을 전달하려 애쓰는 책은 싫다. 

게다가 소달구지 끌고가는 소의 눈탱이는 순정만화를 연상케한다. 그림책은 글 반 그림반, 혹은 글 30 그림 70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그림은 토속성의 압박에 눌린 듯하고, 뎃생도 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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