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우리가 추운 건 우리가 한 짓 때문

딸기21 2011. 1. 1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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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재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상이변, 기상재해는 근래엔 이변이랄 것도 없는 소식이 되어버렸죠. 하지만 여름도 아니고 겨울철에 동남아에 몬순 폭우로 홍수가 났다는 얘기는 이례적인데요. 
필리핀 동부에 거센 몬순성 폭우가 내리고 있습니다. 2주 동안 계속된 비로 마닐라에까지 물난리가 났고, 사마르라는 섬은 아예 물에 잠겼답니다. 곳곳에 도로가 물에 잠기고 주택가가 고립됐다 하고요. 지금까지 40명 이상이 숨졌고, 100만명 넘는 사람들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눈폭탄을 맞았습니다. 동부 해안 뉴욕 일대에는 30cm 이상 눈이 내린데다 폭풍우가 몰아쳐서 항공 운항이 수백편 결항되고 있고, 업무를 중단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뉴욕을 비롯한 미국 동부 해안은 원래 눈이 많이 오는 곳이지만, 내륙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등지에도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조지아,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일대가 모두 눈폭탄을 맞았습니다. 
원래 이 주들은 여름철 허리케인 피해 때 많이 나오는 지명들인데 올해엔 겨울 기상재해를 맞았네요. 고립된 지역이 늘면서 사상자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홍수로 물에 잠긴 집.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그래프튼. 1월 12일. AP


호주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비가 쏟아지면서 물난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과 내일이 고비일 것 같군요. 북동부 퀸즐랜드 주의 브리스베인에서는 브리스베인 강이 내일(13일) 최고수위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브리스베인은 인구 200만명으로 호주에서 3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물난리 속에서 구조요원들은 고층건물에 고립된 사람들을 구하느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내일까지 시내 주택 2만채가 물에 잠길 것 같다고 당국은 밝혔습니다. 

Floods hit empty Brisbane; 20,000 homes in danger /AP


지금까지 두달 새 2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고, 60여명이 실종 상태여서 수색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이번 대형 물난리에 대해서 ‘내륙 쓰나미’라는 표현을 쓰더군요. 강둑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급류가 해일처럼 농토와 주거지역을 덮쳤다는 거죠. 
덮쳐오는 강물의 높이가 8미터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답니다. 강이 범람해 물에 잠긴 지역이 100만 제곱km가 넘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을 합친 것보다도 넓은 땅이 물바다가 된 겁니다. 

원래 브리스베인 등 호주 북동부는 홍수보다는 가뭄이 많고, 그래서 주민들이나 당국도 가뭄 대책에 늘 신경써왔던 곳입니다. 하지만 간혹 싸이클론과 폭우가 겹쳐지면서 이렇게 물난리가 날 때도 있습니다. 
1974년에도 한 차례 대규모 홍수를 겪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 재난 대책을 만들어놨기 때문에 이번 홍수에도 그나마 피해가 적은 것이라고 합니다.

북반구에서는 지금 추위 때문에 난리인데. 북극진동이라는 것 때문에 겨울이 추워졌다는 보도도 있었지요.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는 추운 공기가 소용돌이 치는 한랭와라는 기류가 있습니다. 이걸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이 소용돌이가 수십년 마다 강해졌다 약해졌다 한답니다. 특히 한랭와라는 기류 중에서도 북극 주변의 한랭와를 극와(:polar vortex)라고 부르는데요. 기상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겨울철 극와의 세기는 대략 10년 주기로 변한답니다. 





이 소용돌이는 일종의 에어커튼 같은 역할을 해줍니다. 그래서 극와가 강하면 한기가 고위도 지방에 머물고, 극와가 약하면 한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극와가 약해진 탓에 한국을 비롯해 중위도 지방에 있는 나라들까지 몹시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는 거죠. 

아열대의 더운나라인 인도에서도 기온이 내려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등지에서 지금까지 130명 가까운 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기온이 섭씨1도 정도로까지 내려가면서 주로 거리에서 지내던 노숙자들이 많이 숨졌습니다.


그럼 그 소용돌이 기류가 언제 정상으로 돌아갈까요?

알 수 없지요. 주기적으로 변한다고는 하지만 몇년을 싸이클로 바뀐다, 이렇게 잘라 말할수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또 이걸 오로지 기상작용이라고만 보고 운에 맡길 수 있느냐. 
극와가 약해진 것 자체가 인간의 환경파괴에 의한 것일 수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북극지방 기온이 올라가고 빙하고 녹는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죠. 극지방 기온이 올라가면서 극와가 약해지고, 그래서 에어커튼이 고장나면서 중위도 지방으로 한기가 내려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가 가져온 기후변화로 오히려 중위도 지방의 겨울이 추워지는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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