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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설득이 미국의 부자들을 움직였군요. 미국의 억만장자 40가족이 생전, 혹은 사후에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게이츠와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인 버핏은 4일 기부 캠페인 사이트인 ‘더 기빙 플레지(http://givingpledge.org)’에 공동 성명을 발표, 자신들 외에도 억만장자 38가족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착한 부자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MS 공동창업자 폴 앨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오라클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CNN 창업자 테드 터너,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 호텔 재벌 힐튼 가의 좌장 배런 힐튼, 레블론 화장품 회장 로널드 페렐만, 헤지펀드 투자가 짐 시먼스, 부동산 재벌 엘리 브로드, 세계최대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회장 등입니다. 정보통신(IT), 금융, 문화계 등 각 분야 인사들이 망라돼 있네요.
블룸버그 시장은 ‘더 기빙 플레지’에 보낸 편지에서 “중요한 사실은 아무리 부자여도 당신이 그 재산을 다 쓰지도 못한다는 것, (죽을 때) 갖고가지도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다른 이들의 삶이 바뀌게 도우면서 그것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만족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카스 감독의 변(辯)은 상당히 멋지구리하군요. “호메로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이들은 모두 스토리텔러(이야기꾼)이자 위대한 스승이었는데 지금 우리의 교육에서는 그런 것이 사라져 조립라인처럼 변해가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이름을 딴 ‘조지 루카스 교육재단’에 재산을 내놓기로 했다고 합니다.
40가족의 구체적인 기부 액수는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40명의 재산 50%씩만 합산해도 1500억달러(약 175조원)에 이른다네요. ‘더 기빙 플레지’ 측은 이들의 기부 약속을 공개서한 형식으로 사이트에 게재, 강제성은 없더라도 도덕적 책무를 지우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버핏은 이날 명단공개와 함께 성명을 내고 “이제 막 시작된 운동이지만 엄청난 결과를 벌써 가져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더 기빙 플레지’는 게이츠와 버핏이 주도하는 갑부들의 재산 기부 운동입니다. 게이츠는 아내 멜린다와 함께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들어 제3세계 빈국 주민들을 위한 과학·의료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버핏은 널리 알려진 대로 세계 최고의 투자가이다 박애주의자입니다. 세계 1, 2위 부자였던 두 사람은 각각 기부의 큰손들로 유명했지만, 2006년 힘을 합치면서 세계적인 기부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특히 그 해 6월 버핏이 전재산을 게이츠 재단에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은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지요.
이후 두 사람의 설득에 힘입어 부자들의 재산기부가 크게 늘었습니다. 카네기, 록펠러 등 미국의 부자들 사이에서는 사회를 위해 재산의 일부를 쓰는 것이 당연한 전통처럼 굳어져왔습니다. 하지만 게이츠와 버핏은 이를 넘어 ‘가진 것의 대부분을 사회에 주고 가는’ 문화를 만들려 애쓰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조지 W 부시 전대통령이 ‘부자 감세’를 시행하면서 상속세율을 낮추자 이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포브스 세계 갑부 순위 10위권의 억만장자들 중에는 이미 거액을 기부하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1위인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은 ‘짠손’으로 유명하지만 그래도 몇해전 멕시코시티에 1억달러를 내놓았고요. 독일 유통재벌 칼 알브레히트와 스페인 패션업계 거부 아만시아 오르테가도 기부천사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4, 5위 재벌인 인도의 무케시 암바니와 락슈미 미탈은 호화판 생활과 상속을 둘러싼 집안 다툼 등으로 악명높습니다. 버핏과 게이츠는 다음달에는 중국 갑부들과, 내년 3월에는 인도 갑부들과 만나 참여를 권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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