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토요일)에 하루 앞당겨 꼼꼼이 생일파티를 했다. 방과후 교실의 베프인 R양과, 우리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을 초대했다. 이웃 아이들 중 남자애가 둘인데 하나는 필리핀 영어캠프에 갔고 나머지 한 아이만 왔다. 그 외에는 다들 여자애들이다. 1학기 마치고 전학간, 꼼양 생애 첫 베프였던 S도 왔다.
꼼꼼이가 진작부터 별르고, 기다리던 파티다. 실은 지난번 D 생일 때 꼼양만 쏙 빼놓고, 왕따 놓듯 자기들끼리 모인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도 아주 약간은 긴장하고 있었다. 꼼꼼이 학교 들어가고 처음 맞은 지난해 생일에는 달랑 두 명 불러 놀았으니 파티라 할 건 없었고. 그러니 이번이 첫 생일파티다. 피자와 중국음식으로 때우려다가, 전날 마트에 가 장을 봐왔다.
TV 보느라 새벽 3시에 잤는데, 토욜 아침 9시에 일어나 준비를 했다. 평소 백미와 잡곡이 절반 섞인 밥을 먹는데 이번엔 흰 쌀밥을 앉혔다. 유부초밥 만들고, 꼼양 시켜 김밥천국 가서 종류별로 김밥 여섯 줄 사오라 하고. 치킨 너겟 사다놓은 것 두 봉지를 다 튀기고, 샐러드 사다놓은 것도 이쁘게 담았다. 모두 인스턴트지만 어쨌든 아예 주문한 것보다는 식탁 차림새가 좀 나아보였다. 주스와 우유도 준비해놓고.
D와 그 애 엄마도 같이 왔는데, 아무 내색 없다. 물론 나도 아무 내색은 안 했다. 엄마들 여럿이 와서, 낮 12시부터 저녁 8시까지 수다를 떨었다. 엄마들이 가고 나서도 아이들 몇몇은 우리 집에 남아 9시반까지 더 놀다 갔다. 오후에 애들 피자 한 판 시켜주고, 저녁에는 탕수육과 짬뽕과 쟁반자장 시켜서 남은 사람들끼리 같이 먹었다.
안방 침대까지 들쑤셔 움직여가며 놀았던지라 집안이 난리도 아니었다. 중간중간 내가 '접대'를 하면서도 설거지를 해놓고, 또 애들에게 치우고 가라고 많이 시켰기 때문에 의외로 정리는 쉬웠다. 주섬주섬 치우고, TV가 있는 방에 애들이 피자 흘려 놓은 것 닦고. 하루 종일 피신(?)해있던 아지님이 와서 침대 정리하고. 아무튼 정신 없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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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파스타>의 세계로.
깔끔하고 세련됐다. 디테일이 몹시 맘에 드는 드라마다. 전체적인 줄거리와 분위기는 만화인데 공효진과 이선균의 연기가 훌륭하고, 디테일이 클리셰를 거부하고 있어 싱싱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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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손 놓고 있던 책들. 다시 책읽기에 돌입.
어제 오전에 바쁜 와중에도 에이미 추아의 <제국의 미래> 읽은 것 정리해놓고 나니, 이제 다시 책에 손을 대는 느낌이 든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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