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미군 '아프간전 사령관' 교체

딸기21 2009. 5. 1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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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이끄는 군사령관이 전격 교체됐다. 미 국방부는 ‘재래전’에 능했던 현직 사령관을 경질하고, 대테러전 등 ‘특수전’에 강한 사령관을 임명해 알카에다 집중 제거작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의 새로운 전략에 맞춘 이번 사령관 교체로 아프간전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11일 아프간 다국적치안유지군(ISAF)을 이끌고 있는 데이비드 매키어넌 사령관을 경질하고, 스탠리 매크리스털(사진) 장군을 새 사령관에 임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게이츠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새로운 전략을 펼치려면 ‘새로운 시각’과 ‘참신한 사고’가 요구된다고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매키어넌을 경질한 것에 “나쁜 일이나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며 말을 피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게이츠 장관이 지난주 아프간을 방문하고 돌아와 사령관 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보아, 아프간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더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아프간주둔 미군은 지난 8일 서부 파라지역을 공습하면서 130여명의 민간인을 희생시켜 아프간인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아프간 재건-극단세력 제거’에 초점을 맞춘 새 전략을 발표한 뒤 2만1000명의 병력을 증파하고 있다. 이 시점에 군사적 성과는 못 거둔채 전략의 지장만 초래한 것도 경질 사유에 보태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무엇보다 이번 교체는 미국의 아프간 전략변화를 반영한다.
물러나는 매키어넌은 나름 아프간인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했던 유연한 군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2003년 이라크 지상작전을 지휘하며 전공을 세웠다. 하지만 그는 ‘재래전’ 전문가여서 오바마의 대테러 전략에는 적격이 아니라는 시각이 많았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국방부와 미군 내에서 지난 몇달 간 ‘매키어넌이 새 전략에 맞는 사령관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돼왔다”고 전했다.
11개월간 아프간전을 지휘한 매키어넌은 최근 전황이 ‘교착상태’에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현재 예정된 증파규모에 더해 내년에 1만명을 추가 파병해달라고 했다가 게이츠 장관에게 거절당했다. 알자지라방송은 “매키어넌은 이라크·아프간전을 책임지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중부사령관과도 갈등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새 사령관 매크리스털은 합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사령관 출신의 ‘특수전’ 전문가다.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 출신으로 1991 걸프전 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복무했고, 2001~02년 아프간전 특수전을 맡았기 때문에 아프간 상황도 잘 안다는 평이다. 그는 이라크에서도 2003~08년 특수전을 지휘하며 사담 후세인을 체포하고 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를 사살하는 전과를 올렸다. 합참으로 돌아온 뒤에는 아프간 특수전 확대에 대비, 1년 가까이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발탁한 것은 ‘아프간 전체’가 아닌 ‘알카에다’로 전쟁 대상을 명확히 하고 승리를 얻어내려는 오바마의 전략에 따른 선택인 셈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군사전문가 앤서니 코즈먼은 AP통신 인터뷰에서 “오바마 정부의 아프간 전략은 소탕-확보-재건(Clear-Hold-Build)으로 요약되는데, 여기에 매크리스털이 더 잘 맞는다는 평가를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또 101공수사단장 출신 데이비드 로드리게스를 함께 보내 매크리스털 밑에서 아프간 지상작전을 지휘하게 하기로 했다. 역시 특수전 위주의 전략적 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군이 전쟁을 조기에 끝낼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군 사령관을 바꾼들 험난한 지형, 주민들의 반감, 파키스탄 쪽의 혼란한 역학관계 같은 근본조건들은 변하지 않는다. 증파가 끝나도 미군 주둔규모는 6만명 선이다. 이라크에서는 최대 18만명의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저항세력을 몰아부쳤었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교체가 너무 갑작스러웠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아프간 주둔군 내에서는 매키어넌 동정론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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