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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 달린 물고기

딸기21 2008. 5. 2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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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모성(母性)의 발견.'
호주 고생물학자들이 3억7500만년 전 지구상에 살았던 물고기의 화석을 발굴했다. 암컷인 이 물고기는 특이하게도 알이 아닌 새끼를 낳는 종(種)으로서, 어미의 몸에 배아가 탯줄로 연결돼 있었다. 물에서 뭍으로, 알낳기에서 출산으로 바뀐 척추동물의 진화과정의 신비를 풀어줄 열쇠라며 과학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보존상태가 놀랄만큼 훌륭한 이 화석은 생명체 출산의 역사를 2억년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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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 드러낸 `바다의 공룡'


BBC방송 등 외신들은 28일 호주 빅토리아박물관 고생물학자들이 2년전 호주 북부 고고(Gogo) 지방에서 발굴한 어류 화석을 분석한 결과 3억7500만년전 살았던 물고기 암컷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화석은 태생 동물의 것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인 동시에, 출산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상 유일한 `탯줄 달린 화석'이기도 하다. 또한 이 판피어 화석은 지금까지 발견된 척추동물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 물고기는 판피어강(板皮魚綱ㆍPlacodermi)에 속하는 것으로, 고고 지방 화석발굴의 선구자였던 영국의 자연주의자 데이빗 아텐보로의 이름을 따 `마터피시스 아텐보로기(Materpiscis Attenboroughi)'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는 `어미 물고기 아텐보로'라는 뜻이다. 데본기(3억9500만~3억4500만년전)에 지구 상 대부분 호수와 바다, 강에 살았던 판피어강은 몸에 단단한 외피를 두르고 있었으며 큰 것은 몸길이가 6m에 이르렀다. 과학자들은 한때 수중 생태계를 장악했다가 지금은 멸종된 판피어들을 `바다의 공룡'이라 부른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길이 25㎝의 작은 종류이지만 특징적인 턱 부위와 탯줄, 배아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새끼는 꼬리부터 어미 몸에서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끼 낳는 물고기

어류, 양서류, 파충류는 대개 암컷이 알을 낳으면 체외수정을 하며, 상어와 가오리 중 일부만이 태생(胎生)으로 번식한다. 과학자들은 척추동물이 체내 수정 쪽으로 번식 전략을 바꾼 것은 생명의 역사에서 획기적인 `혁신'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데본기에 물에서 뭍으로 생명체가 이동을 시작했고, 그 이후인 2억4800만∼6500만년 전 중생대에 난생에서 태생으로의 변화가 이뤄졌을 것이란 추정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판피어 화석은 뭍으로의 이동이 시작되기 전 이미 물 속에서부터 알에서 새끼로의 변화가 시작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과학자들은 번식 방법의 변화가 물에서 뭍으로 생명체를 끌어올린 진화 과정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발굴을 이끈 빅토리아박물관 고생물학자 존 롱은 "이 화석이 발견됨으로써 태생으로 향한 진화의 역사가 2억년 이상 거슬러 올라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발굴팀은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근호를 통해 상세한 발굴 과정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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