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봄' 되새길 유럽
1968년1월5일 공산국가이던 동유럽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개혁파 지도자 알렉산데르 두브체크가 공산당 서기장에 선출되면서 민주화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 체코인들은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꿈꾸며 개혁을 시도하지만 같은 해 8월20일 소련군 탱크가 밀고들어옴으로써 짧았던 자유의 시기는 끝나고 만다.
소설과 영화 등으로 널리 알려진 `프라하의 봄'은 크렘린의 지배를 받던 동유럽인들에게 희망과 좌절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비슷한 시기 서유럽에서는 반대로 비인간적인 자본주의와 권위주의에 맞선 젊은이들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5월3일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교 학생들의 시위를 통해 본격화된 `68의 봄', 훗날 `68 혁명'으로 알려진 일련의 투쟁들이 그것이었다. 유럽에서는 미완의 68혁명 40주년인 내년 봄 대대적인 학술행사와 이벤트들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08년은 옛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개혁)을 실행해옮기기 시작한지 20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아직도 기억되는 전쟁과 봉기, 테러
3월16일이면 베트남전 당시 미군에 의한 `미라이(My Lai) 학살'이 벌어진지 40년이 된다. 미군이 남베트남 미라이 마을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이 대다수인 비무장 민간인 350∼400여명을 학살한 이 사건은 베트남전의 부도덕성을 세상에 드러내며 큰 충격을 안겨줬다. 역설적이지만 이 학살은 학살의 실상을 파헤치려 한 휴 톰슨이라는 미군 조종사의 용기 덕에 세상에 알려져 미군 안팎에서 격렬한 논란을 불러왔었다.
미군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것은 한두번이 아니다.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군은 바그다드 부근 하디타와 팔루자 등지에서 민간인들을 공격해 `제2의 미라이 학살'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라크 전쟁도 3월20일로 5주년을 맞는다.
지난 8월과 9월 미얀마(옛 버마)는 군부 독재정권에 항의하는 승려들의 시위로 뜨거웠다. 미얀마인들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는 민주화 투쟁, 이른바 `8888봉기'가 일어난지도 내년 8월8일이면 20년이 된다. 군정은 국제사회의 압력 속에서도 여전히 버티고 있으나, 항쟁 스무돌을 맞는 내년엔 더 큰 민중봉기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리비아와 연관된 테러범들이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팬암기를 폭파, 270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로커비 테러사건'도 내년 12월20일 20주년이 된다.
여든살 미키마우스, 서른살 시험관 아기
월트디즈니의 대표적인 캐릭터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만화 주인공, 미키마우스가 세상에 선을 보인지 내년이면 80년이 된다. 미키가 등장한 첫 영상물 `미친 비행기(Plane Crazy)'가 탄생한 것은 1928년5월15일, 미키를 주인공으로 하는 첫 유성(有聲)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가 상영된 것은 11월18일이었다.
미키보다 인기는 없지만 인류 생활엔 더 큰 영향을 미친, 듀폰의 나일론도 세상에 나온지 70년이 된다. 미국 듀폰사는 1938년10월17일 자신들이 개발한 신소재를 나일론이라 명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로 태어나 불임부부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영국 여성 루이스 브라운은 내년 7월25일 서른살 생일을 맞는다. 브라운은 평범하고 건강한 여성으로 자라나, 지난 1월 자연임신으로 아기를 출산해 엄마가 됐다. 미국 화이자가 만든 제약업계 메가히트작 비아그라도 내년이면 벌써 10돌을 맞는다.
미국인들은 또한 10년전 10개월에 걸쳐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희대의 성추문, `르윈스키 스캔들'을 되돌아보게 될 것 같다. 내년은 또 포드시스템으로 불리는 미국 포드사의 대량생산체제가 가동된지 100년이 되는 해디. 벨기에 작가 모리스 메테를링크의 `파랑새'도 100돌을 맞는다.
영원한 우상들
인도를 넘어 세계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비폭력 평화주의의 원천이 된 마하트마 간디가 암살된지 1월30일이면 60년이 된다. 4월4일은 미국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된지 40년 되는 날이다. 콧수염과 특유의 몸동작으로 세계인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 찰리 채플린은 3월20일 사망 40주기를 맞는다.
한국과 함께 독립의 의미를 되새기게 될 나라들도 많다. 폴란드,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는 내년 11월 나란히 공화국 탄생 90주년을 기념할 예정이다. 미얀마는 1월4일, 스리랑카는 2월4일, 이스라엘은 5월14일로 독립 60주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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