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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의 길을 걷고 있는 중국, 인도 등 `거대 개도국'들이 선진국 중심의 환경 논의에 크게 반발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국과 유럽, 개도국 간 `그린 이니셔티브(환경주도권)' 싸움은 6일부터 시작되는 선진8개국(G8) 정상회의에 이어 올가을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패널(IPCC) 최종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간섭은 No!"
중국이 지구온난화 문제와 관련한 국가적 계획을 4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온난화문제가 최대 이슈로 자리잡을 G8 정상회담을 앞둔 일종의 선점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온난화에 대한 중국측 입장은 "적극 참여하지만 선진국의 간섭은 거부한다"로 요약된다.
중국 정부 최대 씽크탱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는 "중국은 책임있는 개발도상국으로서 기후변화 문제를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고 전제, "오는 2010년까지 에너지 효율을 2005년에 비해 20% 향상시킴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통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발개위는 ▲산업구조를 자원절약형 및 환경친화형으로 변화시켜 나가고 ▲새로운 에너지 절약형 기술들을 도입하고 ▲삼림 피복률 면적을 확대할 것 등의 단계적 조치들을 명시했다. 교토의정서는 선진개발국들이 1990년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도록 하고 있으나, 중국은 2005년을 기준으로 내세웠다. 또 온실가스 감축 대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AP통신 등은 중국이 "이번에도 환경 대신 개발을 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은 서방의 강제적인 배출량 통제 움직임은 `불공정한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발달한 선진국들이 `중국 환경위협론'을 들이밀면서 중국의 경제성장 노력에 딴죽을 걸려는 의도가 있다는 게 중국측 시각이다. 마카이(馬凱) 발개위 위원장은 "지난 50년 간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 노력은 꾸준히 진행돼 왔으며 또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면서 "중국과 다른 개도국들을 겨냥한 강제적인 감축 요구는 대단히 불공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G8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입장을 천명할 계획이다. (문화일보 허민 베이징 특파원 기사)
인도, 브라질도 "선진국 기준 거부"
중국과 함께 양대 온실가스 배출국으로 떠오른 인도는 지난달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온실가스 감축목표 논의와 환경정상회담 개최 방안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도 정부 관리들은 "인도는 지금까지 발생한 기후변화에 책임이 많지 않다"면서 개도국들에 책임을 뒤집어씌우려는 서방의 온실가스 감축 요구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4일 전했다.
교토의정서 체제에서는 인도의 주장과 같은 `개도국의 논리'가 받아들여졌었다. 인도는 2012년 교토의정서 만료 이후의 `포스트 교토' 논의에서도 형평성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도는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역사적인 배출량'과 연계, 과거의 배출 책임과 현재의 배출 수준 사이에 균형을 맞출 것과 ▲국민 1인당 배출 규모를 설정해 인구가 많은 저개발국들의 현실을 인정해주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시 대통령이 제안한 환경회담도 거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대통령은 온실가스를 많이 내놓는 15개국이 모여 배출량 감축 목표를 정하자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나라들이 포함될지는 밝히지 않았다. 관측통들은 G8 국가들에 더해 교토의정서 체제를 비껴갔던 중국, 인도, 브라질, 한국 등의 참석을 미국이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에탄올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도 15개국 회담 참석을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룰라 대통령은 4일자 영국 가디언지 인터뷰에서 "교토의정서 체제를 흔들고 또다른 협의기구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면서 "온실가스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배출하는 미국이야말로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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