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지배국과 피지배국 ‘운명의 대결’ “식민의 恨도, 굴곡진 역사도 축구와 함께 날린다.” 사람과 공, 사람과 사람이 맞부딪치는 축구는 가장 원초적이고 또한 ‘정치적인’ 스포츠다.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국가대항전을 할 때면 양팀은 ‘포클랜드 전쟁’을 방불케하는 사투를 벌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구장에서는 카탈로니아 독립을 꿈꾸는 이들이 카탈로니아어로 ‘마드리드 중앙권력’에 맞서고, 빌바오의 축구장에선 바스크 독립운동세력이 바스크팀을 응원하며 민족의식을 달군다. 지난해 9월 북아일랜드 대표팀이 잉글랜드 대표팀을 33년만에 꺾자 북아일랜드의 중심도시 벨파스트에서는 반(反)영국 시위대가 거리퍼레이드를 벌였다. 세르비아에서는 민족주의세력이 1990년대 프로축구팀과 연결된 청년들을 동원해 반대세력을 탄압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