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내겐 '문학의 해'라고, 맘 속으로 정했다. 계획은 단순하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을 읽는 것. 세계문학전집,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말이다.
세계, 문학, 전집... '전집'류를 읽은지 얼마나 됐을까? 어릴적 계몽사 동화집과 에이브, 세계역사 어쩌구 하는 10권짜리 책들,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집에 있었을 시퍼런 을유문화사 문학전집, 그보다 조금 커서 읽었던 사루비아문고와 삼중당문고 몇권, 대학교 때 끼고다녔던 창비시선 몇권, 그리고는 끝이었나.
생각해보면 내 머릿 속 추억의 책꽂이는 그때 그 책들로 가득 차 있다. 추억의 책꽂이 제일 윗편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시절 누구나 한질 갖고 있었을 계몽사 50권짜리 주홍빛 동화집의 책들이다. 세계 여러나라의 민담들, 엘리너 파아전을 거기서 만났다.
책꽂이 제일 윗편 맨 왼쪽 자리는 아마도 슈토름의 '호수'가 되지 않을까. 기억을 더듬어보면 '호수'는 '인형놀음장이 폴레'하고 같이 묶여 있었던 것 같다. 라인하르트, 엘리자베스, 이국적이고 멋진 이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그 책을 읽을 당시 나는 첫사랑 따위를 이해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을 것이다.
을유문화사의 시퍼런 두꺼운 문학전집에도 '호수'가 있었던가?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기억만 가물가물한 것이 아니라, '첫사랑' 이런 말들이 던져주는 두근두근, 그런 것들도 가물가물하다. 늙지 않은 나이에 마음이 늙어가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아마도, '문학이 내게서 멀어져간 것'과 이유가 같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늙지 않은 나이에 마음이 늙어가는 것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올해에는 소설을 읽기로 했다.
민음사 문학전집을 검색해보니깐... 실은, 어릴적 읽었던 책들은, 다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것들도 상당하다. 아무튼 대략 읽고 싶은/읽기로 마음 먹은 책들은.
4권 변신.시골의사
6권 허클베리 핀의 모험
7권 암흑의 핵심
8권 토니오 크뢰거/트리스탄
11권 인간의 굴레에서 1
12권 인간의 굴레에서 2
13권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18권 고리오 영감
19권 파리대왕
21권 파우스트 1
22권 파우스트 2
25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6권 이피게니에/스텔라
27권 다섯째 아이
29권 농담
31권 아메리칸
32권 양철북 1
33권 양철북 2
36권 마담 보바리
37권 거미여인의 키스
40권 독일어 시간 1
41권 독일어 시간 2
42권 감옥에서 보낸 편지
43권 고도를 기다리며
45권 젊은 예술가의 초상
46권 카탈로니아 찬가
47권 호밀밭의 파수꾼
48권 파르마의 수도원 1
49권 파르마의 수도원 2
51권 황제를 위하여 1
52권 황제를 위하여 2
54권 조서
55권 모래의 여자
56권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1
57권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2
59권 아들과 연인 1
60권 아들과 연인 2
61권 설국
62권 벨킨 이야기 / 스페이드 여왕
63권 넙치 1
64권 넙치 2
65권 소망 없는 불행
67권 황야의 이리
68권 뻬쩨르부르그의 이야기
69권 밤으로의 긴 여로
70권 체호프 단편선
71권 버스 정류장
73권 대머리 여가수
75권 위대한 개츠비
76권 푸른 꽃
78권 영혼의 집 1
79권 영혼의 집 2
81권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82권 런던 스케치
83권 팡세
84권 질투
85권 채털리 부인의 연인 1
86권 채털리 부인의 연인 2
87권 그 후
88권 오만과 편견
89권 부활 1
90권 부활 2
92권 미겔 스트리트
93권 뻬드로 빠라모
94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95권 적과 흑 1
96권 적과 흑 2
97권 콜레라 시대의 사랑 1
98권 콜레라 시대의 사랑 2
흑흑 색칠하기도 힘들다. 뭘 알아야 색칠을 하지 -_-;;
아무튼 올해는! 나는 문학으로 거듭나련다! 쿵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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