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연평도, 그리고 중국

딸기21 2010. 11. 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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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대로... 중국이 서해상 한미 합동군사훈련에 껄끄러운 반응을 보였네요.


중국 정부가 25일 한국과 미국의 서해 합동 군사훈련에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보도를 보고 있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답니다. 통상 중국 정부 측의 ‘예의주시한다’는 의미의 관주(慣注)라는 표현은 ‘우려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는군요. 

훙 대변인은 “현재 상황에서 당사자들이 긴장 완화에 유리하고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사건 발생했을 때 했던 말과 표현은 비슷한데 한 차례 더 이야기를 했다는 건 중국 측의 불편한 심기를 다시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한미가 하는 짓은 긴장 완화에 유리하고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다"라는 뜻이겠지요.




원자바오 중국 총리 "어떤 도발에도 반대"



지금 열쇠를 쥔 것은 중국인 듯한데... 중국도 북한을 마음대로 다루지 못한다는 얘기가 중국 신문에도 나왔습니다.

24일 글로벌타임스는 남북한 양측을 비판하는 양비론적인 기사를 실었습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의 영문판이죠.

이번엔 중국어판인 환구시보에 중국 정부의 입장을 담은 듯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환구시보는 25일자에 “미 항모가 기회를 틈타 황해로 항해한다”는 제목의 머릿기사를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서방은 북한을 ‘제멋대로 행동하는 나라’, ‘예측이 어려운 나라’로 보면서 중국에다가 북한을 억제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이례적으로 북한을 ‘성난 짐승’이라고 표현했다는데요. 정확히 말하면 중국은 사자춤을 이끄는 춤꾼이 아니다, 라는 표현을 썼다고 합니다. 중국한테 책임을 물리지 말라, 중국이 다 책임질 수 없다는 뜻으로보 보입니다. 

신문은 연평도 사건에 대해 중국 사회 여론이 갈라져 있고,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외교적 특효약을 가진 것도 아니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전문가 코멘트를 인용해 “미국은 한국인들의 분노를 틈타서 중국의 방해를 무릅쓰고 항모를 서해에 들여보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그래도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이 25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전화 회담에서 두 장관은 북한에 영향력을 지닌 중국이 도발을 억제하는 데에 나서도록 요구를 하기로 했다고 일본 교도통신 등이 보도를 했습니다. 

또 다음달에 미국 워싱턴에서 김성환 한국 외교통상부 잠관도 참석하는 3국 외무장관 회담을 열기로 했다는 내용도 흘러나왔습니다. 마에하라 외무상은 24일에는 주일 중국 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서 “중국이 큰 역할을 해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이 대북 압박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미국 언론들도 이 부분에는 좀 회의적인 듯합니다. 항공모함까지 보내면서 대북 압력에 동참하라고 미국이 중국을 을러대고는 있지만 중국이 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관련 글: [홍인표의 격물치지] 연평도 공격, 중국의 속내는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을 압박하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이 결국 전임자인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답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부시 정권도 미 해군을 서해로 보내서 북한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실험 등을 막는 데에 중국을 끄집어내려고 했다는 거죠.


하지만 올 들어 중국을 끌어들이려는 미국의 계획이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올해 중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두 번이나 초대를 했죠. 대북 경협도 확대했고.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서도 결국은 북한을 비난하는 데에 동참하길 거부했는데요. 

워싱턴포스트는 “지금 중국은 나설 뜻이 별로 없어 보인다”면서 중국이 북한 정권이 무너질까 우려해 오히려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에 실린 중국 관리의 코멘트가 인상적입니다. 지난 여름 인터뷰에서 “북한은 동독과 같다”고 했다는 겁니다. “동독이 무너진 뒤 어떻게 됐느냐? 결국 소련이 붕괴됐다”는 것이죠. 미국의 아태문제 전문가 대니얼 슈나이더는 못된 의존국이 강국에 붙어 있는 형상이라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해병대 제공, '연평전투' 장면. (출처는 http://mustory.khan.kr)



서해 항모 훈련에 대해서도 견해가 엇갈립니다.


워싱턴포스트나,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나, 다들 항모까지 동원한 한미 군사훈련이 중국을 자극할 뿐 실질적인 무언가를 얻어내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진보적인 언론인 영국 인디펜던트는 더 나아가 오바마가 한반도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논평을 실었습니다. 한반도 위기에 오바마가 최악의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맹비난을 했는데요. 


반면 중국의 위협을 느끼는 대만 측은 환영합니다. 양진텐 대만 외교부장은 25일 한미 서해 군사훈련이 아태 지역안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들 이번 사태의 파장과 거기 따른 손익 계산을 하고 있는 거겠죠.



11.26 연합뉴스 보도 / <中 정부-언론 ‘수상한’ 연평도 투트랙> 정부 ‘중립모드’..언론 ‘北편들기 노골화’


(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특파원 = 중국 정부와 언론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에 외견상 달리 접근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정부는 가능한 한 말을 아끼면서도 ‘중립모드’ 스탠스라면 언론은 북한의 주장을 가감없이 전하는 ‘북한 편들기’를 노골화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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