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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영국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 조앤 롤링(사진)이 복지 축소 논란에 불을 붙이고 나섰다. ‘가족 중심’을 내세우면서 저소득층에게 정말로 필요한 복지가 뭔지 외면하는 보수당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 정당 대표들 간 TV토론을 앞두고 복지문제가 선거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발단은 전날 보수당이 내세운 ‘가족 가치를 지키기 위한 감세 공약’. 보수당은 매니페스토(선거공약)를 발표하면서 저소득층 ‘결혼한 가정’에 한해 가구당 연간 150파운드(약 26만원)의 세금을 줄여주겠다고 약속했다. 롤링은 이혼을 한 뒤 1990년대 중반 ‘싱글맘’으로 아이를 키우면서 정부 복지혜택 덕에 소설을 쓸 수 있었던 자신의 경험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부모 가정의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을 설명했다.
롤링은 “나는 시간제 교사로 일하면서 아이를 위해 엄마아빠 두 몫을 해내고 밤이면 소설을 썼다”면서 “철없는 미혼모들이 일도 안하면서 세금으로 편히 지낸다는 것은 보수파들이 지어낸 말도 안되는 ‘신화’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부모 가정은 52%는 곤궁하게 살고 26%는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지낸다”면서 “누구보다 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 ‘150파운드를 받고 싶으면 결혼을 하라’고 말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롤링은 그동안 캐머런이 내세워온 ‘따뜻한 보수주의’의 허상을 지적하면서 “가난한 아이들의 문제는 결혼한 부부의 세금을 줄여주는 것으론 결코 풀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스스로 “보수당에 투표한 적 한번도 없다”고 밝힌 노동당 지지자이지만, 과거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부가 미혼모에 대한 복지혜택을 줄이려 했을 때엔 맨 앞에 나서서 비판한 바 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롤링의 비판을 대처리즘 이후 영국 사회의 흐름으로 자리잡은 복지 축소와 도시 빈곤층의 현실에 대한 고발로 평가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3월 희귀병에 걸린 아들을 잃은 캐머런 당수는 얼마전 임신한 아내 사만다를 앞세워 ‘가족의 가치’를 강조한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
더타임스는 일각에서 “아내의 임신도 선거일정에 맞췄느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보수당이 우세하다. 14일 공개된 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지지율 41%로 노동당의 32%와 차이를 좀더 벌렸다. 캐머런은 영국 총선 사상 처음으로 15일 치러지는 TV토론에서 1위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43세라는 젊은 나이와 친근하고 역동적인 캐릭터 등, 정책보다는 캐머런 개인의 이미지가 보수당의 주요 무기가 되고 있다. 노동당 당수인 고든 브라운 현 총리(59)는 경제학자 58명의 경제정책 지지 서한을 들고 토론회에 나올 예정이지만 유권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접근하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3당인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 당수(43)는 아직까지 확실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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