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이런 전쟁에 우리 군인을 보내달라고?

딸기21 2008. 8. 2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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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느 전쟁이 사람 목숨 아깝게 생각하고 '인도주의적'으로 이뤄지겠습니까마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반군을 잡는다며 시골 마을을 폭격, 아프간인 90명이 숨졌습니다. 이들은 모두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이었던데다, 특히 그 중 60명은 어린이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프간 정부가 크게 반발한데 이어 유엔 조사단도 사실상 ‘학살’에 가까운 이날 폭격의 진상을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러시아가 즉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할 것을 촉구하는 등, 사태의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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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아이데 유엔 사무총장 아프간 특사는 26일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군이 서부 헤라트에서 공습을 가해 아프간 민간인 90명이 숨졌다고 볼 믿을만한 증거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사건은 아프간전 개시 이래 최악의 민간인 살상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다.

앞서 미군은 22일 이란과 국경을 맞댄 헤라트주(州) 신단드 지역에 있는 나와바드라는 마을을 공습했습니다. 미군은 이날 공격으로 탈레반 반군 30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공격에서 살아남은 마을 주민들과 현지 지방관리들은 미군 공습으로 비무장 민간인들만 희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아프간 정부는 자체 조사단을 파견해 사흘간 조사를 벌인 뒤 25일 민간인 90명이 희생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미군은 “당시 상황에서 공습을 한 것은 정당했다”며 맞섰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UNAMA 요원들이 직접 나와바드 지역을 방문해 조사를 했습니다. 노르웨이 출신 외교관인 아이데 특사는 “유엔 직원들이 그날 공격을 목격한 주민들과 지방관리들을 직접 만나 민간인들 90명이 희생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숨진 사람들 중 60명은 전투는커녕 도망칠 능력조차 없는 아이들이었고 19명은 여성들이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이데 특사는 “주민들은 숨진 이들의 이름, 나이, 성별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며 이들 중 탈레반과 관련된 사람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사건은 충격적인 것으로서, 유엔 차원에서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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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단드 부근에서 한 어린이가 반미 시위대의 공격으로 경찰차량이 불에타는 것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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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공습으로 가족을 잃은 아프간 여성이 오열하고 있습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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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폭격으로 무너져내린 집에서 한 소년이 양탄자를 꺼내오고 있습니다. /AP


아프간 정부는 격앙된 분위기입니다. 후마윤 하미자다 대통령 대변인은  “테러리즘과의 전쟁은 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하며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입혀서는 안된다”면서 “아프간 국민과 정부는 이제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이 사건 뒤 다국적군의 주축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테러전쟁 주둔군 지위를 재협상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낸 바 있습니다.
그루지야 사태 등으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 사건으로 외교공세를 펼치려는 태세로군요.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가 이 문제를 그냥 덮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26일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는 미국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안보리 성명서 초안까지 만들어 이사국들에 회람시켰지만, 성명이 채택되도록 이사국들을 설득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미군은 당시 민간인 희생자가 그렇게 많다는 것은 의아스런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시 미군은 탈레반 반군으로 보이는 무장전투원들이 나와바드 마을로 숨어들어간 것을 보고 몇시간 동안 공습을 했다고 합니다. 주민들도 무장전투원들이 마을로 도망쳐왔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브라이언 휘트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은 탈레반을 제거하기 위해 작전을 펼친 것 뿐”이라면서 “진상을 알아내기 위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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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에는 현재 40개국에서 온 다국적 치안유지군(ISAF) 6만명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 중 3만2000명은 미군입니다. 이 밖에 영국군 8530명, 독일군 3370명, 캐나다군 2500명, 이탈리아군 2350명, 네덜란드군 1770명, 프랑스군 1670명 등이 파병돼 있습니다.

지금까지 7년간의 전쟁에서 이뤄진 공습의 90%는 미군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공습으로 민간인들이 숨진 것은 한두번이 아니죠.
특히 지난해부터 아프간 전황이 악화되자 미군이 공습을 늘려 민간인 피해가 크게 늘었습니다. 공습으로 숨진 민간인 수는 2006년 116명에서 지난해 321명으로 뛰었고 올들어서는 벌써 1000명을 넘어섰습니다.
미군은 아프간의 지형적 특성 상 탈레반과의 교전이 쉽지 않으며, 특히 반군들이 민가에 숨어 게릴라전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 민간인 희생이 뒤따르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아프간 로야지르가(의회) 의원 다우드 술탄조이는 알자지라방송 인터뷰에서 “다국적군은 민간인들을 무차별 살상하는 공습 위주의 전술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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