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34

스티브 매커리

며칠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스티브 매커리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 꼭 가서 보세요. 오래전 사진들을 디지털 인화한 것이라 화질이 아주 좋지는 않지만, 매그넘의 대표 사진기자 중 한 명인 매커리의 울림 있는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위에 올려놓은 아프간 소녀의 사진은 1984년인가 파키스탄의 난민촌에서 찍은 것이라는데 20여년 뒤에 저 소녀를 다시 찾아내(우연한 만남은 물론 아니었지만) '소녀의 그후'를 찍음으로써 더욱 유명해졌지요. 전시회 못 가보시는 분들을 위해, 매커리 공식 사이트 링크시켜놓습니다. http://www.stevemccurry.com

장자일기/ 사생존망이 일체임을 터득한 네 벗

아프리카 다녀온 것들 정리하고 낼 넘길 원고 준비하고 한동안 밀어두었던 번역도 다시 시작해야 하고. 밀린 책 리뷰도 해놔야 하고... 할 일은 많은데 머리 속이 멍~~ 하다. 그냥 놀고만 싶다. 이럴 때 좋은 게 장자를 하염없이 두드리고 있는 것. 사생존망이 일체임을 터득한 네 벗 22. 자사(제사 선생), 자여(가마 선생), 자려(쟁기 선생), 자래(오심 선생) 네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했습니다. "누가 없음으로 머리를 삼고, 삶으로 척추를 삼고, 죽음으로 꽁무니를 삼을 수 있을까? 누가 죽음과 삶, 있음과 없음이 모두 한 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나는 이런 사람과 벗하고 싶네." 네 사람은 서로 쳐다보고 웃었습니다. 마음에 막히는 것이 없어 결국 모두 벗이 되었습니다. 23. 자여에게 갑자기 병..

터키젤리

을 축약해 그림책 형식으로 만들어놓은 책을 처음 읽은 게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재미있어서 도저히 잊지를 못했던 그 책. 중학교 때였나, 정식 번역본은 아니지만(그땐 저작권 개념 같은 것이 별루 없어서였는지) 어쨌든 (그 때는 표기도 나니아가 아닌 나르니아였다) 7권이 시리즈로 출간돼 사다놓고 읽었다. 지금은 내용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3학년이 된 꼼양이 의 세계를 맛보았다. 회사에서 퇴근 전에 집으로 전화했더니 대뜸 "엄마, 사자와 마녀와 옷장을 읽었어요!!!" 한다. 목소리만 들어도 얼마나 폭 빠졌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아직 어린 애이기 때문에 이런 류의 소설을 1권은 읽어도 시리즈로 쭉 읽지는 못한다. 하지만 어쨌든 에 이어 , , 그리고 이제는 시리즈까지... 어릴 적 추..

노년의 게임

아는 사람을 알겠지만... 요즘 페이스북에서 겜질을 하고 있다. 팜빌이라는 게임이 나(&우리)의 주종목...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을 하자면, 가상의 땅을 이용해 농사를 지어 돈을 버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 게임을 하려면 '이웃'이 필요하다. 페이스북 친구들(싸이월드 식으로 하면 일촌들)이 있어야 게임을 하는 데에 필요한 여러가지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다. '친구'는 많을 수록 좋다. 그렇다보니 진짜 친구들,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아는 사람들만 가지고는 모자란다. 그래서 속어로 하면 '가라 친구들'을 만들어야 한다. 팜빌 팬페이지에 들어가서 이용자들 중 대충 여러명 골라서 친구신청하고 이웃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완전 생짜로 무조건 골라도 되지만, 내가 찜한 이웃들을 닐리리도 이웃삼고 조서..

[코트디부아르]그래도 아프리카가 즐거운 이유 2

이번엔 웃긴 사진들이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잔잔한(?) 사진들입니다. 코트디부아르는 이름 그대로, 상아 해안(영어로는 아이보리 코스트)에 면해 있는 나라입니다. 프랑스가 이 지역을 점령하고 맨 먼저 수도로 삼았던 곳이 그랑바쌈 Grand Bassam 이라는 곳이예요. 노예무역 많이 했던 곳이고... 지금은 바닷가 소도시인데, 식민시대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식민시대 건물들에 대해서는 따로 사진이랑 같이 글을 올릴게요) '예술가들의 집'이라고 되어있는 곳(실제로 뭐에 쓰는 건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담장의 벽화들입니다. 그 다음은, 일본 도쇼궁에도 있는, 눈 닫고 귀 닫고 입 닫은 원숭이. 열대에는 열대에 어울리는 색깔이 있어요. 그거 아세요? 열대의 꽃들은 색감이 너무나 화려하다는 사실. ..

[코트디부아르]그래도 아프리카가 즐거운 이유 1

여행기...를 쓸 수는 없고요. 사진 몇 장 정리해서 올려놓을게요. 길에서 만난 풍경들입니다. 이런 건 기본이고요. 요런 건 애교. 그러다가 천국 가는 수가 있지요... 제가 좋아하는 따뜻한 날씨... (여기는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 택시 구경 좀 해볼까요. 거꾸로된 토요타 되겠습니다. '워러워러'라고 불리는, 동네 택시랍니다. 이 모양이어도 잘(?) 달립니다. -_- 뭐, 계기판 따위야 고장난들 어떠하리. 신성모독인들 뭐 대수랴 문화재 쯤이야... 노점상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죠. 성형수술(?)한 호나우지뉴 하지만 압권은 이 차... 세계적인 브랜드 되시겠습니다 ^^

[코트디부아르]부아케에서

지금은 코트디부아르 중부 부아케의 수녀원입니다. 한국인 수녀님을 만나 (이 먼 땅에 동방에서 온 귀인이 흑흑) 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내일은 시골마을들 진료나가시는 거 졸졸 따라다니며 볼 예정이고요. 모레는 부활절미사(여기서 갑자기 가톨릭으로;;) 드리고 다시 아비장으로 갈 예정이고요. 지금껏 아프리카 돌아다닌 것 중에서, 이번 코트디부아르 여행이 가장 알차고 좋네요 저는. 자동차도 없이 그냥 현지 교통수단으로 돌아다니고 있는데 여기가 치안이 워낙 괜찮아서, 불어만 조금 했더라면 혼자서도 너끈했을 것 같아요. 그만큼 몸은 고달프지만... 이 더위에 저처럼 이렇게 열나게 돌아다니는 사람은 사실 없을테니까요. 오늘은 아침 7시에 아비장의 게스트하우스를 나와서 9시에 버스 타고 무려 7시간. 이층버스를 개조해..

[코트디부아르]아비장입니다.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에 있어요. 지금 있는 곳은 아비장의 한국대사관. 컴퓨터를 살짝 빌려쓰고 있지요 (이번 출장에서는 대사관 신세를 정말 많이 지게 되어... 도움도 너무 많이 받고 있어서 감동의 연속 ㅠ.ㅠ) 아프리카에서 코트디부아르는 제가 여섯번째로 여행하는 나라인데, 케냐만큼이나 좋은 것 같아요. 케냐처럼 발전해있지는 않지만 아비장은 라군(석호)을 낀 아름다운;; (청소를 하고 개발을 했으면 매우 아름다웠을 -_-) 도시이고요. 치안 상황이 제 생각보다도 훨씬 좋아서,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열두시간씩 매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첫날 밤에는 가이드 해주는 친구와 아비장 시내 요뿌공의 빈민가를 돌아다녔고, 어제는 벵제르빌이라는 곳의 슬럼가를 돌아다니다가 왔고, 벵제르빌의 고아원에 들러서 아이들이 접종받..

미더덕은 더덕하지 않는 것

3학년 시작한 꼼꼼이2010/03/03 올해는 어째 첫 출발을 바라보는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반도 두 반으로 나뉘었고, 한 반 인원은 17명. 딱 좋지요.그리고 담임선생님은, 학교에서 유일한 남자선생님! 쿵야! 저 학교 다닐 때에는 대부분 남자선생님이셨는데... 그것도 꼭 좋은 건 아니죠. 세어보니, 초중고 12년 동안 8년간 남자 담임선생님이셨네요.꼼꼼이와 갈등관계에 있던(걔가 일방적으로 당한 거지만;;) 아이는 다른 반. 제가 신세 많이 지는, 앞으로도 많이 져야 할 이웃집 엄마의 아이는 다행히도 같은 반! 꼼꼼이를 내리누르던 아이들은 대략 옆반(위치 상으로는 교실이 위층이니 윗반^^)으로 가고 꼼양네 반에는 좀 얌전하고 수더분한 애들이 많이 모인 것 같아요.겨울방학 동안에 수학도 대충 두어달 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