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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방장관이 대통령에게 맞선 이유는? 리언 패네타 vs 버락 오바마

딸기21 2014. 10. 1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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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언 패네타(76)는 미국의 변호사 출신 정치인이다. 샌타클라라 대학에서 공공정책을 가르친 교수이기도 했다. 1977년부터 93년까지 16년 동안 하원의원을 지냈고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했으나, 그가 세계에 널리 알려진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뒤였다. 

오바마는 2009년 패네타를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앉혔고, 2년 뒤에는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총괄했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그를 발탁했다. 국방장관이 될 당시 패네타는 이미 73세의 고령이었기에 다소 의외의 임명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2013년 장관직 퇴임과 함께 정계에서도 물러났던 패네타가 요즘 워싱턴의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최근 펴낸 회고록에 ‘북한에 핵무기를 쓰려 했다’는 논쟁적인 내용을 담는가 하면, 책과 방송 인터뷰 등을 통해 연일 오바마 정부를 맹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미 국방장관 시절의 리언 패네타. /미 국방부 홈페이


패네타는 지난 7일(현지 시간) 펴낸 회고록 <값진 전투들(Worthy Fights)>에서 “2011년 10월 한국 방문 때 김관진 국방장관을 만나 북한이 침략한다면 한국 방어를 위해 필요하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한반도에 대한 우리의 오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아직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능력은 없지만 앞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도시를 향해 날아오는 사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한·미간 공식 문서에서 ‘핵우산’ 또는 ‘확장핵억지력 제공’ 등으로 완곡하게만 표현하는 것이 상례였다. 패네타가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라고 밝힌 것은 핵우산의 내용을 풀어쓴 것일 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전직 국방장관이 거친 표현으로 공포를 과장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4일자에서 패네타의 회고록 내용이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CIA 고위관리를 지낸 한 안보 전문가는 “이런 뉴스를 보면 한국인들은 미군을 주둔시키는 게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여기지 않겠느냐”며 “미국 관리의 우둔한 발언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핵군축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비확산 센터 소장은 “미국이 북한을 상대로 실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없다”며 패네타의 주장이 미국의 핵정책과 동떨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패네타는
오바마 정부의 이라크·시리아 정책에 대해서도 독설을 퍼붓고 있다. 패네타는 회고록에서 “나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이라크에서 미군을 모두 철수하면 이라크가 위험에 처할 것임을 알고 있었는데 오바마와 측근들은 미군 잔류협정을 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며 ‘섣부른 철군’을 비판했다. 이 비판내용은 지난 2일 시사주간 타임에 회고록 발췌본이 나오면서 미리 공개됐다. 이튿날 조 바이든 부통령은 “행정부 관료가 관직을 떠나자마자 책을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패네타 전 국방장관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AP


패네타는 6일에는 USA투데이 기고에서 오바마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이슬람국가(IS)와의 싸움이 어려워졌다며 “오바마는 싸움을 피한 채 불만만 터뜨리다가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패네타는 지난해 9월에도 오바마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정부에 대한 공격을 머뭇거리고 있다며 공개 비판했다.

패네타가 왜 이렇게 오바마에게 날을 세우고 나선 것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애시당초 그가 ‘오바마의 사람’이 아니었으며, 힐러리 클린턴 ‘차기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패네타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며, 힐러리 클린턴의 열성
 지지자다. 14일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주최로 열린 한 포럼에서 패네타는 “(힐러리)클린턴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지원하겠느냐”는 물음을 받고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네타는 “클린턴은 영리하고 경험이 많은데다 터프하기까지 하다. 더이상 뭘 원하느냐”고 덧붙였다. 

반면 패네타가 원래부터 ‘매버릭(돌출행동을 불사하며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사람)’이었음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이탈리아계 이주민 2세인 패네타는 1960년대 공화당 의원의 정책보좌관으로 출발, 리처드 닉슨 행정부 때 백악관에 들어갔으나 닉슨이 인종차별주의자 해럴드 카스웰을 대법관으로 지명하자 반발하며 뛰쳐나왔다. 그러고는 당적을 바꿔 이듬해 민주당 의원으로 의회에 진출했다. 클린턴 정부 때 백악관의 막강한 실세로 군림하다가 1997년 물러났는데, 이듬해 ‘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져나왔다. 패네타는 이 때 빌 클린턴의 ‘퇴임(탄핵) 가능성’을 가장 먼저 입에 올린 사람이었다.

칼럼니스트 헤더 딕비 파튼은 14일 살롱 지 기고에서 “DC(워싱턴) 정치를 패네타처럼 속속들이 아는 인물은 없지만, 그는 자기가 속한 당의 이해관계에 맞지 않더라도 자기 길을 고집하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기사와는 상관 없는... 


패네타가 키우는 개 멋지네요...


패네타의 집 부엌도 멋지네요... 이런 집에서 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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