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이명박, 후텐마, 세계의 미군기지

딸기21 2010. 8. 1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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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다 보면 참 별별 뉴스를 다 듣게 되는군요.

아마도 오늘의 최대 쇼킹 뉴스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하면서 오키나와 미군 후텐마 기지를 한국으로 이전하라는 제안을 했다는 얘기가 들려오네요. 일본 시사월간지 <문예춘추>가 19일자로 발간된 9월호에서 “이 대통령이 ‘후텐마 기지 문제로 미·일 동맹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빠질 경우 한국 국내의 군 시설을 기지 이전지로 제공하고 싶다’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제안했다”고 전했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런 제안이 나오게 됐다는 건지.

‘오프더레코드 공개, 이명박이 후텐마 한국이전을 극비 제안’이란 제목의 기사로군요. 전문 링크가 안 되어 있어서, 저도 제목만 보고 -_-;; 나머지는 한국 언론에 인용된 것으로 읽었습니다.

오오키 도시미치라는 기자가 한미 정상회담에 정통한 소식통에게서 입수한 내용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두 정상이 대북정책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미일 동맹에 대한 것으로 화제가 옮겨갔다나요. <문예춘추>에 따르면, 먼저 이대통령이 “요새 미일 관계, 특히 일본 국내의 정치상황이 불안정한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후텐마 문제로 미일 동맹이 심각한 상황이고 오키나와의 미군 헬기가 불시착하거나 미군 병사들의 불상사도 잇따른다고 들었다. 걱정이다”라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오바마가 아니라 이명박이 먼저 말을 꺼냈다는 얘기?

오바마는 “미일 동맹은 계속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전보장에서 초석이 될 걸로 믿는다”고만 대답한 걸로 돼있군요. 그랬더니 이 대통령이 “후텐마 기지 문제가 미일 동맹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에 빠졌을 경우 기지 이전지에 대해서는 한국 국내의 군 시설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을 했다고. 이 대통령의 말에 동석한 백악관 보좌관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고 이 잡지는 썼습니다.

잡지에 따르면 정상회담 뒤 한미 당국자들은 오바마 반응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가 “가령 립서비스였다고 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이 그 제의에 감사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잡지는 전했습니다. 참... 황당한 대사로군요 -_-

한국 국내에서도 뒤집어질 일이지만, 미·일 동맹을 뒤흔들 수 있는 문제인데... 그래서 백악관 당국자들에게 함구령이 내려졌으며 주일 미 대사관, 일본 외무성에도 이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 이튿날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후텐마 한국 이전’에 대한 미국 측의 설명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누구를 믿어야 할까요.

문예춘추는 일본 내 최다 발행부수(63만부)를 자랑하는 보수 월간지입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응할 가치도 없는 완벽한 소설”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토론토 정상회담에서 일본 관련 문제는 회담에서 화제가 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네요.

그런데 문예춘추는 지난 3월 요미우리, 아사히신문에 이어 2008년 한일 정상회담 때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시기가 나쁘니 기다려달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번 후텐마 기지 이전제안도 그 때의 그 독도 발언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일본 언론들은 쓰고, 정부는 부인하고, 국민들 사이에서는 의구심만 쌓이는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또 청와대는 이러겠지요. 왜 남의 나라 언론을 믿고 자기 나라 대통령 말을 안 믿냐고.

후텐마 이전 문제는 일본에서도 매우 민감한 사안

후텐마 기지는 일본 오키나와현 기노완 시에 있는 미 해병대의 비행장입니다. 면적은 4.8㎢로 극동 최대 미군기지인 오키나와현 카데나 기지의 4분의1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주일미군 재편계획과 맞물리면서 상징적인 이슈가 됐죠.

이 비행장은 기나완 시의 시가지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서 1945년 건설 이래 계속 문제가 됐습니다. 비행기가 주변 대학에 떨어지고 미군 범죄가 많아 이전 요구가 거셌다고 하고요. 그래서 2006년에 미-일 정부가 후텐마 기지를 같은 오키나와현의 나고시 부근에 있는 캠프 슈와브로 2014년까지 이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오키나와 주민들은 아예 국외로 옮겨버려야 한다면서 반대하고 있죠. 반면 미국은 일본 측이 약속한 만큼 이전계획을 물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미국을 설득하려다 실패하고, 국내에서는 인심을 잃어 결국 총리 자리를 내주는 처지에 이르렀지요.

문예춘추 보도를 믿어야 할까요?

거짓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바마 기뻐하라고’ ‘립서비스를 한 것’이었다고 해도 치가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일테니까요. 대통령이 어디 립서비스 하라고 있는 자리입니까. 청와대 발표처럼 ‘완벽한 소설’이었음 좋겠습니다.

후텐마 기지입니다.



그나저나, 이 ‘미군기지’라는 것은 세계 어디서나 참 골치거리이지요. 미국의 해외 군사기지는 어디어디에 있는지 함 볼까요.

우선 호주 앨리스 스프링스에 미 공군 파인 갭 합동방어훈련장이라는 것이 있고요.

(위키 등등 참고해서 ABC 순으로 정리해볼게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 

신단드 공군기지 

칸다하르 국제공항 내 미 공군기지, 해병대 기지 

레기스탄 사막 캠프 리노 해병대 기지 


▲바레인 

해군 지원활동기지 


▲브라질 

상파울루 해군 지원 분견대 기지 


▲불가리아 

베즈메르 공군기지 

그라프 이그나티에보 공군기지 

아이토스 육군 병참센터 

노보 셀로 육군 사격장 


▲쿠바 

관타나모 해군·해병대 기지 


▲영국령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해군기지(이라크전, 아프간전 때 미군 대형 전폭기들이 이 기지를 이용했죠. 영국령이지만 1960년 미군기지에 땅을 할양해줘서, 2016년까지 미군이 쓴다고 합니다. 원주민들은 완전 소외... )

▲지부티(소말리아에서 갈라져 나온, ‘아프리카의 뿔’의 작은 나라입니다) 

캠프 레모니에 해병대 보안 분견대 기지 


▲독일 

(미군 유럽사령부가 독일에 있다보니 기지가 많습니다. 참고: 미군 사령부 체계

가일렌키르첸 NATO 공군기지 

람슈타인 공군기지 

슈팡달렘 공군기지 

하이델베르크 캠벨 육군기지 

슈바인푸르트의 콘·레드워드 육군기지 

빌섹 육군기지 

그라펜뵈르 육군기지 

란트스툴 육군기지 

포겔베 육군기지 

패트릭 헨리 빌리지 

카파운 육군기지 

슈투트가르트 육군기지 

밤베르크 육군기지 

만하임 육군기지 

바움홀더 육군기지 

뵈블링겐 캠프 판체르 해병대 기지 


▲덴마크령 그린란드 

툴레 공군기지 (1953년 미국이 나이키미사일 기지 만든다고 원주민들 몰아냈던 곳이랍니다.) 


▲그리스 

크레타섬 수다 만 해군지원단 


▲미국령 괌 

앤더슨 공군기지, 해군기지(후덴마 기지를 이리 옮기면 어떻겠느냐고 일본 측이 타진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라크 

(바그다드 주변 빅토리 Base Complex를 비롯해 수많은 기지들이 있었지만 철군 시작되면서 지방으로 거의 빠졌고 그나마도 대부분 정리하면서 정리, 재배치 중이랍니다. 바그다드 외곽 아부그라이브의 전진기지(FOBase)는 이라크에 넘어간 것 같고.) 

바그다드 알 아사드 공군·해병대 기지(철군 뒤에도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미군 주둔지’가 될 듯) 

바그다드 서쪽 하바니야의 알 타카둠 해병대 기지는 공수부대의 비행장으로 계속 기능

팔루자의 캠프 바하리아(원래 바트당 리조트가 있던 곳인데 미 해병대가 점령 뒤 ‘캠프 드림랜드’라는 이름의 기지를 만들어 썼죠. 지금은 캠프 바하리아라는 이름의 소규모 기지로 남아 있습니다.) 

후사이바의 캠프 개넌 해병대 기지(이라크와 시리아 접경지대에 있습니다. 원래는 빈 창고였는데 미군이 점령 뒤 막사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군사기지는 아니지만 네게브 사막에 미사일방어시스템을 두고 육군 120명 배치 


▲이탈리아 

아비아노 공군기지 

시고넬라 해상 공군기지(Air Station) 

피사-리보르노에 있는 캠프 다비 공군·육군기지 

비센차의 카세르마 에데를레 육군기지 

나폴리 해군지원단 

시고넬라 해군 비행장(Air Station) 

게아타 해군 지원단


▲일본 

오키나와현 카데나 공군기지 

아오모리현 미사와 공군기지 

도쿄 요코타 공군기지 

도쿄 캠프 자마 육군기지 

오키나와 토리이 육군기지(Station) 

오키나와 포트 버크너 육군기지 

오키나와 캠프 스메들리 D. 버틀러 해병대 기지(SDB라는 이름으로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캠프들을 총괄하는 이름입니다. 그 아래에 캠프 코트니, 캠프 포스터, 캠프 곤살베스 밀림전투훈련센터, 캠프 한센, 캠프 킨서, 캠프 레스터, 캠프 맥튜러스, 그리고 후텐마 기지 이전 예정지인 캠프 슈와브가 있지요) 

오키나와 후텐마 해병대 기지(정확히 말하면 비행장) 

야마구치현 이와쿠니 해병대 비행장(Air Station) 

시즈오카현 캠프 후지 해병대 기지 

요미탄 해병대 보조비행장 

요코스카 해군기지 

사세보 해군기지 

아츠기 해군기지 


▲코소보 

캠프 본드스틸 미군기지(치안유지를 나토군이 맡고 있기 때문에 임시로 기지를 두고 있음) 


▲쿠웨이트 

캠프 버지니아 육군기지 

쿠웨이트시티의 캠프 아리프잔 육군기지, 해병대 기지 

캠프 부에링 육군기지 

쿠웨이트 해군기지 내 캠프 패트리어트 육군기지 

캠프 알리 알 살렘 육군기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의 마나스 수송센터(아프간전 한다고 키르기스에 돈 안겨주며 공군기지를 빌렸는데, 작년 재작년 키르기스 새 정부가 나가라고 해서 미국이 엄청 속을 태웠죠. 여기 없어지면 아프간 수송로는 파키스탄 쪽 뿐인데 거기는 워낙 불안정하고, 아니면 이란 -_-;; 쪽을 뚫어야 하는 지경이었거든요. 돈 퍼주고 결국 다시 쓰는 걸로 했는데, 이름이 air base가 아니라 Transit Center 가 됐군요) 


▲네덜란드 

브뢴섬 합동사령부 


▲포르투갈 

아조레스 라헤스 비행장(아조레스는 남쪽에 있는 군도입니다) 


▲카타르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 


▲사우디아라비아 

에스칸 빌리지 공군기지 

다란에 있는 킹 압둘 아지즈 공군기지 

타이프의 킹 파드 공군기지 

카미스 무샤이트의 킹 칼리드 공군기지 

리야드 공군기지 


▲한국 

군산 공군기지 

오산 공군기지 

경북 왜관 캠프 캐럴 육군기지 

경기 동두천 캠프 케이시, 캠프 캐슬, 캠프 하비 육군기지 

서울 용산 육군기지(garrison, 그 안에 여러 캠프들이 있음) 

경기 평택 USAG(army garrison) 험프리스 육군기지 

경기 의정부 캠프 잭슨, 캠프 레드클라우드, 캠프 스탠리 육군기지 

경남 진해 해군사령부(Commander Naval Forces) 


▲스페인 

안달루시아 모론 공군기지 

로타 해군기지(Naval Station) 


▲터키 

인치를리크 공군기지(이슬람권 국가 중 유일한 나토 회원국이 터키죠. 미국에게 인치를리크 공군기지는 매우매우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터키가 미국에 가끔씩 대들 수 있는 거기도 한데요, 키르기스의 마나스 공군기지가 아프간 군수품 수송창고인 것처럼 인치를리크 공군기지는 이라크로 가는 미군 병참 통로입니다. 사우디 쪽은 워낙 반감이 심해서 걸프전 뒤에 기지를 만들었으나 계속 테러당하고 그러고 있다지요)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 해군 분견대 기지 


▲영국 

서포크 브랜던의 레이큰히드 RAF(영국군) 공군기지 

요크셔데일스의 멘위드 힐 RAF 공군기지 

밀든홀 RAF 공군기지 

어퍼 헤이포드의 크로튼 RAF 공군기지 

캠브리지셔 알컨베리 RAF 공군기지 


미국의 ‘세계패권’이 계속되는 한 ‘제국의 땅개들(Imperial Grunts)’은 계속 존재하겠지요. Imperial Grunts는 로버트 카플란의 책 제목(한글판 제목은 <지상의 미군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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