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7

플랜테이션의 역습... 아시아 곳곳 '물 부족'

데칸 고원 서부에 있는 마하라슈트라는 인도에서 세 번째 큰 주다. 사탕수수와 목화 재배지로 유명한 이 지역에서 지난 4월 농작물이 비틀리고 사탕수수에서 신맛이 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마하라슈트라는 올 들어 1972년 이래 최악의 물 부족을 겪었다. 극심한 가뭄이 이 일대를 초토화시킨 것도 아닌데 강물이 줄고 땅이 말랐다.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주민들의 목숨줄인 사탕수수 자체였다. 사탕수수는 다른 작물보다 15~20배나 물을 더 필요로 한다. 목화도 마찬가지로 지질에 미치는 ‘물 스트레스’ 정도가 높은 작물이다. 하지만 대지주들 대부분이 환금작물을 키우는 플랜테이션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땅 없는 가난한 소작농들은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인도의 대표적인 농업지역인데도 먹을거리 생산은..

물 잡아먹는 사탕수수- 플랜테이션과 물부족의 악순환

데칸 고원 서부에 있는 마하라슈트라는 인도에서 세번째 큰 주이고 농업중심지다. 특히 이 지역은 사탕수수 재배지로 유명한데, 올들어 농작물이 비틀리고 ‘사탕수수에서 쓴맛이 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수자원 관리 예산을 늘리면서 계속 댐을 짓고 있고 주민 물배급에도 열심이지만 물 부족 피해가 끊이지 않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24일 인도의 물 부족을 불러오는 ‘천재와 인재의 결합’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마하라슈트라의 경우 올 들어 1972년 이래 최악의 물부족을 겪고 있다. 정부는 올해 인도 전역에서 물공급용 탱커 2000대를 동원해 가뭄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구하겠다고 하고 있고, 마하라슈트라에도 탱커들이 들어온다. 하지만 시골마을에 사는 달리트(불가촉천민)들에게는 겨우 나흘에 한..

페루 작은 마을의 '코코아 혁명'

매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살롱 뒤 쇼콜라’는 세계 초콜릿 생산농과 장인들이 모여 카카오 향을 뽐내는 잔치다. 지난해 10월 열린 이 행사에서 ‘최고의 향기’의 영예는 페루의 작은 마을에 돌아갔다. 안데스 산맥 줄기가 끝나고 아마존의 열대 우림으로 이어지는 경계선에 위치한 페루 북부 산마르틴 주의 토카체라는 마을에서 나온 카카오 원두가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아직 세계 10위 카카오 생산국에도 들지 못한 페루의 농가들에게는 기념할만한 쾌거였다. 산마르틴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카카오가 아닌 코카와 마약밀매로 유명한 곳이었다. 1990년대 이 곳에서는 무장게릴라조직 ‘센데로 루미노소(빛나는 길)’와 96년 리마 일본대사관 인질사건을 일으킨 투팍 아마루 등이 맹위를 떨쳤다. 정부의 토벌작전으로 좌파 반..

코튼 로드- 목화의 도시에서 발견한 세계화의 비밀

코튼 로드- 목화의 도시에서 발견한 세계화의 비밀.에릭 오르세나. 양영란 옮김. 황금가지 어찌나 멋을 냈는지 기름이 줄줄 흐른다. 프랑스 사람이 쓴 책이라서 그런가,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만큼이나 감상을 줄줄이 늘어놓았다. 좋게 보면 별 다섯 개, 지겹다 오버한다 느끼면 별 2개. 말리에서 미국, 브라질, 이집트, 우즈베키스탄을 오가며 ‘목화의 길’을 따라 세계화를 짚어 가는데, 목화라는 작물을 통해서 본 세계화와 그 속에 얽혀 있는 사람들을 다룬다는 발상은 매우 좋았다. 다만 뜬금없는 상념들이 섞여 재미가 반감됐다. 그나마 현장성이 가미된 부분에서도 자기 자랑(난 이렇게 민감하며 지적이고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낌이 많이 났다. 세계화와 민영화 기타 등등 여러 주제를 다루면서 여러 ..

딸기네 책방 2008.10.06

아르헨티나 곡물수출 파업

식량대국 아르헨티나가 석달 넘게 `곡물 수출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출세를 올려 자국 내 인플레를 잡고 재정 부족을 메우려던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정권은 농업계의 반발에 발목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이번 사태로 아르헨티나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회복돼가던 경제에도 다시 빨간 불이 켜졌다. 아르헨티나의 곡물수출이 중단됨으로써 세계 곳곳을 강타하고 있는 식량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텅빈 수출항, 경제손실 수백억달러 부에노스아이레스 부근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최대 곡물수출항인 로사리오. 이 항구는 하루 평균 5112대의 트럭이 대두를 비롯한 콩류와 옥수수, 밀 등 곡물을 실어나르던 곳이다. 그러나 9일 하루 동안 수출용 곡물을 싣고 온 트럭은 ..

쌀이 위험하다는데 우리 정부는

지구촌 인구 중 가장 많은 이들의 주식 곡물인 쌀의 안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산 쌀에서 예상치 못했던 유전자변형(GM) 성분이 발견된데 이어 이번엔 유럽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GM 쌀이 발견됐다. GM 성분이 생명공학기업이나 일부 과학자들의 낙관적인 관측과 달리 자연계로 퍼지고 있는데 이를 관리할 당국의 유통망 감시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엔 중국쌀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5일 중국에서 생산된 GM 쌀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발견돼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충에 강하게 유전자가 조작된 이 쌀은 쌀국수와 파스타 등 쌀 가공식품에서 검출됐는데 아직까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판매가 허용되지 않은 것이다. 그린피스는 이 쌀의 유럽 내 유입량이 정확히 밝..

누가 우리의 밥상을 지배하는가

누가 우리의 밥상을 지배하는가 Invisible Giant (1995, 2003)브루스터 닌 (지은이) | 안진환 (옮긴이) | 시대의창 유전자조작(GM) 농작물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지만, 정작 GM콩을 옹호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브라질의 유명한 '좌파 지도자' 룰라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이나 될까? 브라질은 세계적인 대두 생산국이고, GM콩과 일반콩 모두 대량재배하고 있다. 그래서 브라질의 룰라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선진국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자국내 농가들 때문에 GM 문제에서는 함구하거나, 어정쩡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글로벌화'된 세계농업의 한 단면이다.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추억은 방울방울'에는, 여주인공 타이코..

딸기네 책방 200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