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한국 사회, 안과 밖

쌀이 위험하다는데 우리 정부는

딸기21 2006. 9. 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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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인구 중 가장 많은 이들의 주식 곡물인 쌀의 안전성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산 쌀에서 예상치 못했던 유전자변형(GM) 성분이 발견된데 이어 이번엔 유럽에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GM 쌀이 발견됐다. GM 성분이 생명공학기업이나 일부 과학자들의 낙관적인 관측과 달리 자연계로 퍼지고 있는데 이를 관리할 당국의 유통망 감시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엔 중국쌀


세계적인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5일 중국에서 생산된 GM 쌀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 발견돼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충에 강하게 유전자가 조작된 이 쌀은 쌀국수와 파스타 등 쌀 가공식품에서 검출됐는데 아직까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판매가 허용되지 않은 것이다. 그린피스는 이 쌀의 유럽 내 유입량이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럽 곳곳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상당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과학자들은 문제의 GM쌀에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단백질이 들어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5개 회원국 전역에서 GM 식품의 판매와 수입, 거래를 금지시키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마찰까지 빚어온 GM 반대정책에도 불구하고 EU의 단속망에는 구멍이 뚫려있었던 셈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GM 작물 재배에 적극 나서고 있어, 자칫 `중국발 GM 오염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연도, 무역망도 GM 침투에 `구멍'


앞서 미 농무부는 지난달 중순 미국산 장립종(쌀알이 긴 품종) 쌀이 GM에 오염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제초제 내성을 지닌 이 쌀은 바이엘 크롭사이언스가 만든 것으로, 미 아칸소주에서 2001년까지 시험재배됐다. 그러나 시험재배가 끝난지 5년이 지난 뒤에도 아칸소에서는 GM 성분이 들어있는 쌀이 재배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칸소주정부 측은 GM쌀의 꽃가루가 바이엘 농장 밖으로 퍼져 다른 쌀들을 오염시킨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쌀을 유통시킨 대형 곡물거래업체 라이스랜드는 이미 지난 1월 GM물질에 오염된 쌀을 발견해놓고서도 정부에 7월에야 보고했다. 미 정부는 공식 기자회견 1시간 전에야 유럽측에 내용을 통보해 `늑장 발표' 비난을 샀었다.

GM 작물이 자연계에 퍼질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앞서 1990년대 중반 멕시코 오아하카 일대에서 GM 옥수수의 변종이 자연계로 퍼져나갔다는 과학자들의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일대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다.(이 논문에 대해선 엄청난 반발이 일었고, 저자들은 ‘기술적인 문제’로 결국 이 논문을 철회했다) 세계 최대 생명공학기업 몬샌토는 1998년 `터미네이터(한 차례 수확 뒤 다시 재배할 수 없도록 만든 불임 종자)' 쌀 품종을 내놨다가 자연으로 퍼져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는 비판이 빗발치자 생산을 포기한 바 있다. 생명공학기업들은 제초제를 만들어 팔면서 자기네 제초제에 내성을 지닌 GM 종자를 함께 팔아 막대한 이득을 올리고 있다.




유전자변형(GM) 쌀의 대표격인 골든라이스. 비타민A가 강화됐다는 이 쌀은 미국 록펠러재단

지원 아래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와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연구팀이 공동개발했고,

2000년 '인도주의적 이유'로 제작기술이 공개됐다.

미국 생명공학기업 제네카는 인도 등 개발도상국가가 골든라이스를

재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골든라이스의 유해성이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며 비타민A 섭취를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고 반발한다.



잇단 경보에 쌀 수입국들 비상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쌀의 GM 오염 사실이 발표된 뒤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EU는 GM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인증서를 달아야만 미국 쌀을 수입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연간 미국산 장립종 쌀 4만2000톤 이상을 수입하는 영국은 재고로 쌓여있는 수입물량 전체에 대해 GM 오염 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일본도 미국산 쌀 수입·시판을 유보하고 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은 식량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개발도상국들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아프리카의 가나는 미국산 쌀의 10대 수입국 중 하나다. 아프리카 온라인언론 올아프리카닷컴은 4일 가나소비자협회가 정부에 미국산 쌀 수입을 일시 보류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어떨까


한국 정부의 대응은 미미하다...못해, 이해가 가지 않는 수준이다.

농림부는 지난달 미국에서 발견된 GM 오염 쌀은 국내 수입되는 칼로스 등과는 종류가 다른 장립종이라고 강조하면서 올해 예정된 수입물량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고 연말에나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미국 쌀에 문제가 발견됐으면 항의를 해야지 왜 그걸 우리 농림부가 변명해주는 건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정부의 처사가 어디 그것 뿐이랴. 미국과 관련됐다 하면 뭐든지 그러한 것을). 그러나 전국농민회총연맹과 민주노동당은 미국산 쌀의 GM 성분 검사를 즉시 실시하고 검사가 완료될 때까지 수입을 중단할 것, GM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만들 것 등을 촉구했다.

미국산 쌀보다 더 위험할 수 있는 것은 현재 국내서 유통되는 외국산 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산. 정부는 올해 중국산 11만6159t, 미국산 5만76t, 태국산 2만9963t 등을 수입할 예정이다. 중국산 쌀은 앞으로 가격 우위를 앞세워 미국산을 누르고 국내 수입쌀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단립종 쌀은 중국 동북 3성에서 연간 1600만~1800만 톤 가량 생산되고 있다. 중국은 그중 100만~120만t을 국외로 수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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