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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은의 '세계, 이곳'] 중국-인도-미국 삼각관계와 히말라야 전쟁 게임

“국무원의 지명 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외교부는 티베트 지역의 일부 지명을 표준화했다.” 지난 2일 ‘티베트 남부 지역의 공공 사용을 위한 지명 추가에 관한 민정부 발표’라는 중국 정부 공지문이 떴다. ‘민정부 공고 제548호’라는 번호가 붙은 공지문은 딱 한 줄, 그리고 11개 지명을 담은 표가 첨부돼 있다. 방친, 장커쭝, 거둬허 등등 중국식 한자 지명과 티베트식 이름, 중국식 발음을 로마자로 표기한 ‘병음’과 위도·경도가 적혀 있는데 2곳은 주거지이고 나머지는 산과 강 등이다. 그 아래 빨간 글자로 ‘중화인민공화국’이 쓰여 있는 티베트 지도에, QR코드까지 붙여놨다. 얼핏 보면 중국이 소수민족 지역에 중국식 이름을 붙이고 주민들에게 알리는 평범한 안내문 같지만 상황은 더 복잡하다. 인도가 자기네 ..

[서울경제] 나무 1억그루 심기…女 환경운동 분투기

2023-02-23 조상인 기자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9LV3GI5MO ■숲으로 간 여성들 오애리·구정은 지음, 들녘 펴냄 과거 전통적인 성역할 규범을 따르던 여성은 자연에서 먹을 것을 구하며 자녀를 양육하고, 삶을 영위했기에 자연 파괴의 위험성을 가장 먼저 포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성이 환경운동의 시초부터 그 중심에 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 책은 세계 곳곳에서 지구와 자연을 지키기 위해 힘써온 여성 환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침묵의 봄’으로 전 세계를 강타한 레이첼 카슨, 기후 위기의 인류를 향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 그레타 툰베리가 대표적이다. 산업혁명 당시 더 이상 공장 들어설 자리도 없는 영국 런던 한복판에 녹지 공원을 조성해야 ..

식민주의-탈식민에 관한 책들

좀 전에 우리집에서 성실을 혼자 담당하고 계시는 분이 탈식민 세미나를 한다고 해서, 생각난 김에 제가 읽은 것들 목록을 정리해봅니다. 제 리스트들이 다 그렇듯이, 이 책들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고요. 그냥 제가 읽은 책들 중에 탈식민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들이예요. 맨 먼저 꼽을 것은 단연 이 책이죠. 네그리튀드(흑인성, 흑인됨)라는 개념을 만든 에메 세제르의 . 한 흑인이 아프리카에서 납치되어 노예선 바닥에 실려 묶인 채 얻어터지고 모욕을 당하면서 대륙으로 이송되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사람들이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고 합시다. 이 모든 것이 그에게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을까요? 이 모든 것이 내게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만, 그건 별로 ..

게을러서 그런다고? 프랑스 연금개혁 반대 시위 거센 이유

프랑스의 연금 개혁 반대 시위와 파업 올들어 계속 대규모 시위, 100만~120만명씩 거리로. 철도 공항 학교 등 파업. 르몽드 보도, 25일에도 상수원인 두세브르 물 저장소에 모여 시위, 경찰과 충돌. 23일 시위, 2019 노란조끼 시위 이래 최대 규모. 정부 추산 전국 100만명, 시위 주도한 노조 단체는 350만명이 나왔다고 주장. 파리 도심 불타고 보르도에선 시청에 화재. 일부 시위대는 복면을 쓰고 상점 부수고 거리 설치물들 들어내고, 맥도날드를 공격해서 경찰과 충돌하기도. 경찰이 최루탄 쏘며 해산시키고 전국에서 수백 명 체포. 프랑스의 연금체계 일종의 공동 보험, 한국과 비슷. 노동자와 고용주 모두가 소득에서 일정 사회보장세를 의무적으로 분담, 연금 재원을 충당. 경제활동 중인 인구가 퇴직자들..

사법 쿠데타, 정착촌 확대... 막가는 네타냐후 극우정권에 시끄러운 이스라엘

이스라엘 정치의 '고인물', 베냐민 네타냐후. 1949년생. 약칭 Bibi. 1996년 총리(~1999).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다시 총리. 2022년 12월 또 총리. 15년 이상 총리 재임,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기 집권 기록. 집권 리쿠드 당 대표. 지겹고 지겨운 네타냐후 텔아비브 태생. 예루살렘에서 자람.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지내다가 1967년 귀국해 군 입대. 다시 유학 가서 MIT 졸업, 보스턴 컨설팅그룹에서 근무. 1976년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이스라엘 항공기 피랍(엔테베 사건). 인질 106명 구출 작전에 참여했던 이스라엘군 1명 사망, 그게 네타냐후의 형. 네타냐후는 2년 뒤인 1978년 귀국한 뒤 형의 이름을 딴 ‘요나탄 네타냐후 대테러연구소’ 설립. 1984~88년 유엔 주재..

[구정은의 '현실지구'] 마약, 납치, 성폭행…아이티의 그 많은 총은 어디서 왔을까

재난이 ‘만성화’되고 나면 세상 사람들의 관심은 그곳을 떠난다. 특히나 200개 가까운 나라 가운데 국제 무대에서 발언권도 적고 가난한데다 이렇다할 자원조차 없으면 더욱 그렇다. 중미 카리브해의 히스파니올라 섬 반쪽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티. 전쟁통도 아닌데 폭력 때문에 피란민이 생기고 농부들이 밭을 버릴 지경이 된 아이티의 사정이 딱하다며 유엔이 연일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큰발톱단(Baz Gran Grif)’ 등등의 갱조직이 설쳐대면서 올들어 석달여 동안 530명 넘는 이들이 숨졌다. 갱 조직들이 총을 쏘아대는 바람에 유탄을 맞고 목숨을 잃은 이들이 많았다.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피살된 뒤 아이티의 행정기능은 마비됐다. 이달 초 유엔마약범..

바이든 숄츠 만나고 이번엔 시진핑...'중남미 맏형' 룰라 숨가쁜 외교

미국 가서 바이든 만나고, 독일 총리 손님 맞고, 베이징 가서 시진핑 만나는 룰라. 중남미 규합하고, 지역기구들 재건 선언에 중재외교. 2000년대 남미 좌파 바람, 2010년대 우파의 반격, 최근 몇년 새 다시 중도/좌파 쪽으로 남미 정치지형이 돌아서고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지금의 정세는 좌우로 설명하기 힘들다. 각국 사정에 따라 제각각, 좌우의 의미조차 불분명.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룰라의 브라질이 목소리를 많이 낼 것이라는 점. 브라질은 남미의 맹주, 한 나라가 아닌 하나의 대륙의 정치적 위상을 가짐. 마침 비슷한 성향의 정권들이 주요국에 포진한 상황에 남미를 규합할 룰라가 재등장한 것. [구정은의 '수상한 GPS'] 돌아온 룰라, 그때와 지금의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

윤석열 정부가 가입하고 싶어하는 '쿼드'란 무엇일까

쿼드(Quad)란? 호주 인도 일본 미국 4자 안보대화 The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QSD)의 약칭. 2007년 창설. 일본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제안하고 호주 존 하워드, 인도 만모한 싱 총리와 미국 딕 체니 부통령이 화답.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 쿼드 전에 2002년 미-일-호주 3자전략대화 Trilateral Security Dialogue (TSD) 시작. 2005년 장관급 대화로 격상. 미국은 대테러전 협력을 얻기 위한 도구로 생각, 일본과 호주는 미국의 아시아 개입을 보장받는 메커니즘의 하나로 인식. 2004년 인도양 쓰나미 때 미일호주와 인도가 구호와 재난대응 위해 회동하면서 4자 대화틀을 타진해보는 계기가 됐음. 출..

[바람과 물] 지구를 지키는 여성들

감비아의 사회활동가 이사투 시세이는 1971년 은자우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감비아는 세네갈에 삼면이 둘러싸여 있고 서쪽만 대서양으로 통해 있는 작은 나라다. 우리에겐 낯선, 부국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그곳에서도 은자우는 가난한 시골마을이었고 시세이 역시 이웃 여성들처럼 어릴 적 잠깐 학교를 다닌 것 외에는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가난하고 개발이 덜 된 마을조차 지구를 휩쓰는 자본주의 상품의 물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상품의 물결은 소비가 끝나고 나면 곧 쓰레기의 물결이 된다.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그 쓰레기들을 치우고 재활용할 능력이 모자란다. 시세이는 1997년 여성들을 모아 은자우에 재활용센터를 만들었다. 왜 쓰레기를 줄여야 하는지,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