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자고 나면 새 조직, 뿌리 뽑히지 않는 알카에다와 IS

딸기21 2015. 11. 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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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의 쇼핑몰과 대학을 공격한 소말리아의 알샤바브, 프랑스 파리의 잡지사를 테러한 예멘 알카에다, 파리 동시다발 테러를 감행한 이슬람국가(IS), 나이지리아에서 집단학살을 저지르는 보코하람, 말리 인질극을 벌인 무라비툰…. 자고 나면 새로운 지하디스트 조직의 이름이 등장, 더 이상 어느 조직이 공격했는지 구분하는 것조차 무의미해지고 있다. 극단주의를 뿌리뽑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쌓여가고 있을 뿐이다.


알자지라는 21일 말리 수도 바마코의 호텔에서 인질극을 벌인 무장괴한들이 현지 극단 조직 무라비툰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오디오 성명에서 “우리, 무라비툰이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AQIM) 동지들과 협력해 인질작전을 했다”고 주장했다. 극단주의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미국 SITE인텔리전스그룹도 성명이 올라왔음을 확인했다.


벨모크타르.


무라비툰은 알제리 출신의 모크타르 벨모크타르(43)가 이끄는 조직이다. 벨모크타르는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에서 옛소련에 맞서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으로 싸우다가 한쪽 눈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제리로 돌아와 활동하면서 북아프리카 알카에다 지부인 AQIM의 주축으로 떠올랐고, 알제리 정부의 소탕작전을 피해 사하라 남쪽 말리로 이동했다. AQIM 내 ‘사하라 에미리트’ 분파를 이끌다가 무라비툰이라는 이름의 새 조직을 만들었다. 알카에다 본부와 느슨하게 연계된 채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월 알제리 남부 가스전을 공격해 38명의 외국인 인질들을 숨지게 한 주범이 벨모크타르였다. 몇 차례 사살설이 나왔으나 아직 생존해 있는 것 같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했다.


극단조직들의 잇단 공격의 배경에는 알카에다와 IS의 세력 경쟁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샤를리 에브도 사건은 예멘에 근거지를 둔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 측의 소행이었고, 그 직후 유대인 상점 공격은 IS 추종자들 짓이었다. 지난해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공격과 지난 4월 120여명을 살해한 가리사 대학 공격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의 알샤바브가 저질렀다. 지난해 나이지리아 여학생들을 집단 납치하고 올 1월 초 북부 바가에서 2000여명을 학살한 보코하람도 알카에다 출신들이 결성했다. 그러나 IS 세력이 강해지자 알샤바브와 보코하람은 IS에 충성을 맹세했다. 반면 예멘 알카에다는 여전히 알카에다의 충실한 지지자로 남아 있다.



IS와 알카에다 모두 민간인들을 공격한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알카에다는 오사마 빈라덴의 후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성전 지침’에 따라 무슬림에 대한 공격을 삼간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두 조직의 경쟁구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미 랜드연구소의 마이클 셔킨은 뉴욕타임스에 “어느 파벌이 뭘 했는지보다는, (극단조직들을) 이른 시일 내 쉽게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시리아 내 알카에다 계열 극단조직 알누스라전선의 전투원을 자처한 인물은 말리 인질범들이 무슬림 인질들을 내보냈다는 사실이 보도된 뒤 “이것이 무슬림들의 행동방식”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나 중동권 온라인매체 미들이스트아이는 “알누스라전선은 무슬림들조차 희생시킨 파리 동시다발 테러에는 지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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