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나의 지도력 아래에서 더욱 평화롭고 자유롭게 됐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선언했다. 현재 테러리스트들이 이라크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안정화 프로그램’은 곧 자리를 잡을 것이며 따라서 미군을 증파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부시대통령은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미국 언론들은 부시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놓고 ‘의무방어전’이라고 부르면서 이라크 상황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요구했다. 이라크에서 종전뒤 미군 사망자수(117명)는 전쟁 기간 사고사(事故死)까지 포함한 전체 미군 사망자수(115명)보다도 많아졌다.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에 돌아온 부시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그는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세계가 나의 지도력 하에서 더 평화롭고 더 자유로워졌다는 메시지를 내세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시기에 (이라크 문제에서)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미군 사상자가 더 늘더라도 국민들은 참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과 시리아에서 이라크로 넘어간 테러리스트들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테러범들은 우리(미군)가 이라크를 떠나길 바라겠지만 우리는 떠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시에 “미군을 증파할 필요는 느끼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부시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은 이라크의 연쇄테러와 각국의 파병 방침 철회, 국제구호기관 철수, 그리고 정부의 대(對)이라크 정책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집중포화 등 일련의 상황 속에서 이뤄졌지만 예상됐던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부시대통령은 현 상황에 대한 ‘냉정하고 솔직한 인식’보다는 판에 박힌 ‘자신감’만을 강조했다는 평이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으로서 열정을 보여주기보다는 의무감을 보여주는데 그쳤던 기자회견”이라고 평가하면서 “부시는 언론이 이라크의 안 좋은 상황을 부각시키고 있다며 언론 탓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을 떠나 텍사수주 크로포드에 있는 자신의 목장으로 향했다. 부시대통령은 30일 오하이오주 컬럼버스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선자금을 모으기 위한 ‘모금 순례’를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한편 28일 바그다드 북부에서 반군 공격으로 미군 2명이 숨지면서 이라크에서 종전뒤 미군 사망자수(117명)는 전쟁 기간 사고사(事故死)까지 포함한 전체 미군 사망자수(115명)보다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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