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지질학자 총리의 '현장 구호 지휘'

딸기21 2008. 5. 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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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ese Premier Wen Jiabao (R) is seen helping out during the rescue operation
after an earthquake in Dujiangyan, China's Sichuan Province May 13, 2008,
in this image taken from CCTV television footage. REUTERS/CCTV via Reuters TV (CHINA).



"조금만 더 버티십시오, 곧 구하러 가겠습니다."

지질학자 출신인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현장 지도력'은 이번에도 두드러졌다. 초대형 재앙이 닥친 중국 쓰촨성(四川省) 지진 현장에 달려간 원 총리가 현장에서 직접 구호활동을 진두지휘하며 위기를 맞은 주민들을 격려하고 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서민 총리'로 유명한 원 총리는 지진 소식이 전해지자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다. 원 총리는 건물 잔해 사이를 돌아다니며 흙더미에 깔린 채 사투를 벌이고 있는 주민들을 향해 "우리가 곧 구조를 할 것이니 모두들 조금만 힘을 내달라"고 애타게 외쳤다. 강진에 무너진 두장옌(都江堰)시 쥐위안(聚源)진 쥐위안 중학교를 직접 찾아가서는 "희망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한 사람들을 살리려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구조대원들을 격려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팔을 걷어부친 총리의 모습을 계속해서 내보내며 주민들을 안정시키려 애썼다.

잘 알려진대로 원 총리는 지질학자 출신이다. 지리교사로서 지질학 서적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었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지질학, 지리학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1960년에는 당시 설립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베이징(北京) 지질학원(현 중국지질대학) 지질광산과에 입학해 지질 측량과 광물탐사를 전공했다. 공직에 몸담은 뒤에는 간쑤(甘肅)성 지질국에서 지질 전문가로 근무하면서 란저우(蘭州) 대학 지질지리학과를 졸업한 부인 장페이리(張培莉)와 만나 결혼했다. 1982년 지질광산부 주임으로 임명되면서 중앙정계에 진출했고, 이듬해에는 41세 젊은 나이에 지질광산부 부부장이 돼 당 지도부의 주목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 총리가 2003년 취임했을 때만 해도 일각에서는 `지질 기술자 출신이 어떻게 총리직을 수행할까'라는 시선이 없지 않았으며, `측량사 총리'라는 비아냥도 있었다. 하지만 부유한 유학자 집안 출신이었던 원 총리는 지질학원에서 가난한 산간 벽지 출신 학생들과 만나 함께 공부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겸손함과 검약을 배울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원 총리에게 커다란 자산이 됐으며, 특히 대지진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그의 장점이 빛을 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현재 2만명의 군인ㆍ구호인력을 쓰촨성으로 보내 구호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12일 밤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주재, 모든 부서들이 구호작업에 전력할 것을 지시했다. 후 주석은 원 총리를 단장으로, 리커창(李克强)과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를 부단장으로 하는 '지진 재난구조 총지휘부'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후 주석은 이재민 지원에 만전을 기해 민심 이반이 없도록 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통신은 후 주석이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해 여론 지도작업을 강화하고 유언비어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라"면서 "구조활동을 방해하는 행동은 법에 따라 처리하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로 위기관리 능력이 최대 시험대에 오른 셈이지만, 이번 고비를 잘 넘기면 국민적 단합을 이뤄내 오히려 성공적인 올림픽의 기반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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