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59

영국 폭동, 문제는 '인종차별+실업난'

영국에서 폭동이 점점 격렬해지고 있네요.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시작된 청년들의 폭동이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런던 곳곳에서 6일부터 청년들의 폭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8일)는 흑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런던 동부 해크니 메어스트리트에서 진압 경찰과 청년들이 대치했습니다. 경찰이 폭동이 확산되는 걸 막겠다며 불심검문을 하자 거기에 반발해 수십 명의 청년들이 몰려들면서 충돌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일부 청년들은 상점 창문을 부수고 집기와 물품을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차량과 쓰레기통 등에 불을 놓기도 했고요. 런던 동부 그리니치 부근 레위샴과 페컴 지역에서도 방화로 상가 건물이 전소됐고, 거리 곳곳에서 차량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진압 경찰이 주요 도로들을 차단하고 경찰견을 동원해 해산작전에 나섰..

인종주의- 아주 간략한 소개

지난해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대회가 열렸다. 게다가 2010년은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이 우르르 서방 식민제국으로부터 독립했던 1960년 ‘아프리카 독립의 봄’ 이후 반세기가 되는 해였다.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라는 주제로 현지 몇몇 나라들을 돌며 취재를 마친 뒤 귀국해 기사를 썼다. 시리즈 기사의 맨 마지막회는 ‘우리 안의 아프리카’ 편이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일명 ‘아프리카 골목’을 다니며 그곳 풍경을 스케치하면서, 아프리카출신 이주자들이 보이는 적대감과 공포심에 짐짓 놀랐다. 그들 거의 모두가 불법체류자 신분이니 그럴 법도 하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한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일부 ‘영어교사’를 제외하고는 아프리카인들에게 취업비자를 내주지 않는다. 그러니 한국에..

2010 미국·중남미

미국, 오바마에겐 힘겨운 한 해 미국에서는 정치권 구도가 확 바뀌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2년째, 힘겨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중남미에서는 큰 재앙과 작은 재난, 그리고 희망의 드라마가 펼쳐졌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여러 개혁입법안을 통과시키는 성과를 거뒀죠. 미국민의 숙원이었던 건강보험제도 개혁법안이 지난 3월 상하 양원에서 완전 통과됐습니다. 이로써 지금까지 의료서비스에서 사실상 배제됐던 무보험자 3200만명을 포함, 미국민 95%가 의료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1912년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처음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제안한 이후 100년 만에 내딛게 된 첫 걸음이자, 오바마가 사활을 걸었던 정책이기도 했습니다. 금융개혁법안도 통과됐습니다. 지난 5월 금융기관..

사르코지 "집시 나가라"

프랑스의 우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집시들한테 칼을 빼들었습니다. 시작은 지난 19일의 추방 조치였지요.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치안불안을 불법 이민자들 탓으로 돌리며 단속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19일 파리와 리용 등지에서 집시들을 붙잡아 90명을 출신국인 루마니아로 내보냈습니다. 20일에도 132명을 추방했고, 26일에 다시 루마니아로 집시 169명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합니다. 집시들은 추방령을 받으면 한 달 안에 떠나야 합니다. 그동안에는 집시들한테 생활보조금을 줘왔던 모양인데 사르코지의 강경 조치에 따라 보조금도 중단되고 출신국가로 송환 당하게 됐습니다. 루마니아로 돌아가는 집시에게는 300유로 정도씩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45만원 정도 쥐어주고 내보내는 셈이네요..

독일 축구, '다문화주의'의 승리

독일 베를린의 한적한 교외. 주택가 공터에서 공을 차는 소년들의 꿈은 한결같이 위르겐 클린스만, 로타어 마테우스같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감히 ‘황제’ 프란츠 베켄바워를 꿈꾸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바뀌었다. 요사이 독일 소년들의 이상형은 루카스 포돌스키와 메주트 외칠이다. 독일 축구가 달라졌다. 잉글랜드를 4대1로 누른 데 이어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4대0으로 완파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나타난 독일팀은 조직력과 힘, 큰 키를 앞세우던 이전의 전차군단이 아니었다. 환상적인 공격력에 예술성까지 더해졌다. 독일 국가대표 축구팀의 진화를 가져온 것은 ‘유전자의 변화’였다. 외신들은 4일 ‘게르만 축구’를 버리고 ‘다문화 축구’로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독일 축구팀을 통해 독일 사..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11) 우리 안의 아프리카

‘아프리카 거리’로 알려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 지구대 뒷골목. 지난 3월 이 곳의 한 아프리카 식당을 찾았다. 한국에서 먹기 힘든 플랜틴(바나나튀김)과 병아리콩 스튜를 팔고, 위성TV로 나이지리아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식당 안에서는 나이지리아인들이 우르르 몰려 브라운관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종업원들도, 손님들도 모두 나이지리아인이다. 아프리카인들이 모이는 곳으로 ‘한국인’이 찾아왔다는 것에 오히려 그들이 호기심을 느끼며 신기해하는 눈으로 바라봤다. 지난 24일 이 곳을 다시 찾아갔다. 그러나 취재진임을 밝히자 종업원들과 손님들, 길 밖에 모여 떠들고 있던 아프리카인들의 태도가 갑자기 싸늘하게 바뀌었다. 메뉴를 가져다주었던 여성 종업원은 부엌 안으로 들어가버렸고, 식당에서 일하고 ..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흑인들은 나가라"?

“주목! 모든 흑인들은 지금 매장을 떠나라!” 미국 뉴저지주 남쪽 워싱턴타운십의 월마트 매장. 지난 14일 이 곳에서 쇼핑을 하던 사람들은 매장 내 안내방송을 들으며 경악했다.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로 “모든 흑인들은 떠나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던 것이다. 1960년대 흑백 분리가 공공연히 이뤄지던 시절도 아니고, 사상 첫 흑인대통령까지 탄생한 마당에 흑인들에게 가게를 나갈 것을 요구하는 방송이 나오자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아직까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성의 방송이 있고난 뒤, 월마트 직원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매장 안내방송을 통해 사과를 했다. 하지만 파장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17일 월마트 측에서 공식 사과를 했다. 아칸소주 벤튼빌에 본사를 둔 월마트 측은 “그런 일은 우리도 용납할 수..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유럽 열강의 아프리카 침략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는 상대적으로 늦게야 아프리카 대륙에서 역할을 말았다. 가장 먼저 온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대부분 처음 자리 잡았던 해안 지대에 머물렀다. 남아프리카의 네덜란드 사람들만이 예외였다. 그들은 모국과의 결속을 끊고 스스로 ‘신에게 받은 권리’를 가진 흰둥이 아프리카 사람이라고 여겼다. 프랑스가 1881년에 튀니지를 점령하자, 영국은 1년 뒤에 이집트를 집어삼켰다. 영국이 남아프리카에서 줄루족을 제압하는 동안 프랑스 장교들은 세네갈과 서부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들을 뚫었다. 독일은 마지막에 독일령 서아프리카(오늘날의 나미비아)와 독일령 동아프리카(오늘날 탄자니아)와 서부 아프리카에 있는 토고와 카메룬을 차지하였다. 벨기에 왕 레오폴드 2세는 벨기에령 ‘콩고공화국’을 선포하였다. 혼란이 점점..

'N워드' 논란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탄생한지 1년이 돼가지만 미국 내 인종차별과 흑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사라지려면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인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피부색을 거론하며 ‘니그로’라는 비하적인 말을 쓴 사실이 드러났다. 정치적으로는 금기시되지만 여전히 백인들의 머리에 박혀 있는, 이른바 ‘N단어(N-word)’ 문제가 다시 물위로 떠오르고 있다. 문제 발언이 정치적 우군인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사진)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더욱 논란을 부추긴다. 2008년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가 민주당 당내 후보경선에 입후보하자 리드는 그를 가리켜 “피부색도 밝은 편이고 니그로 사투리도 안 쓰는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오바마가 없는 사적인 자리에서 지지한다는 뜻으로 말..

미국 내 한국계 입양아들의 고민

미국 내 해외입양아들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계 입양아들 대부분이 성장기에 정체성 혼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는 9일 입양아들이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정체성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결과와 함께 한인 입양아들의 고민과 아픔을 전하는 기사를 실었다.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서 고교 교사로 일하는 한국계 입양아 조엘 밸런타인(35)은 3살 때인 1977년 백인 가정에 입양됐다. 백인들 속에서 자라난 그는 “인종적 정체성의 고민을 얘기하고 싶어도 자칫 양부모의 고마움을 모르는 것으로 비칠까봐 말할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1979년 미네소타주의 시골 가정에 입양된 제니퍼 타운(33)이라는 여성도 “대학에 진학한 뒤 내 과거를 알기 위해 한국에 가고 싶다고 하자 부모님은 큰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