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25

이탈리아 총리 취임식날 집무실 앞 총격

두달에 걸친 ‘무정부’ 상태를 끝내고 이탈리아에서 중도 좌파 엔리코 레타 신임총리가 취임했다. 하지만 첫날부터 실직자로 알려진 남성이 총리 집무실 밖에서 경찰에게 총을 쏘는 등, 소란으로 얼룩져 새 정부 앞에 놓인 사회·경제적 난제들을 짐작케 했다. 이탈리아 ANSA통신 등은 레타 신임 총리가 28일 로마 시내의 대통령궁에서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받고 공식 취임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총리가 취임하는 시간에 대통령궁에서 1km 가량 떨어진 총리 집무실 밖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졌다. 한 남성이 집무실을 지키던 무장경찰들에게 총기를 난사한 것이다. 경찰이 바로 반격에 나서 이 남성을 쓰러뜨리고 총을 빼앗은 뒤 체포했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총리실에는 새 총리는 ..

'무정부 두달' 이탈리아, 곡절 끝 총리 지명

두달 동안 ‘무정부’ 상태가 지속돼온 이탈리아 정치권이 신임 총리 아래에서 새출발을 할 수 있게 됐다.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24일 중도파인 엔리코 레타(46·사진) 민주당 부대표를 새 총리로 지명하고 정부 구성을 위임했다고 ANSA통신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다음달 1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 주 재선된 나폴리타노는 2월 총선 이후 계속되고 있는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서둘러 새 총리를 지명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최대 의석을 얻었으나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이 되지 못했다. 하원에서는 사회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고, 상원에서는 사회당과 우파 자유국민당, 신생정당 ‘오성운동’ 등이 의석을 분점했다. 이 때문에 두달 동안 정당들 간의 이합집산에 따라 정국이 요동을 쳤다. 이탈리아에서는 다..

유럽 재정위기 총정리

2009년 말부터 시작된 재정위기로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 신용등급이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BBC방송은 유럽 재정위기 현황과 앞으로의 우려 등을 보도하면서 “1999년 유로존이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유로화의 미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기도미노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 걸까. 그리스 재정위기 시발점이 된 그리스는 부채가 3400억유로다. 2009년 말 그리스 문제가 터져나오긴 했지만 실은 이미 그 전에 2008년 발생한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아이슬란드가 위기를 맞았었다. 그 뒤에는 사막의 마천루라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몰락이라는 사건이 있었다. 글로벌 재정위기의 파도가 유럽대륙에 본격 상륙하면서 첫 타격을 받은 나라가 그리스였다. 지난해 유로존 각국이 ..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충격'

이탈리아마저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업체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19일 이탈리아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재정위기 빠진 그리스 신용등급 떨어진 뒤 남유럽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도미노 위기가 닥칠 거라는 얘기가 돌았는데 그게 현실화됐다. S&P 뿐 아니라 무디스도 이탈리아 등급을 낮추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이탈리아 정부는 S&P 결정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반발했지만 시장에선 올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은 물론 이미 예상했던 바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엄청나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이 1조7740억달러. 세계 10위 경제규모를 갖고 있다. 유럽연합 내에서는 독일, 영국, 프..

베를루스코니, 이제 좀 나가지...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정말로 궁지에 몰렸네요. 12~13일 이탈리아에서 국민투표가 실시됐습니다. 안건은 3개 분야 4건. 그 중 핵심은 원전 건설을 재개할 것인가였습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원전 건설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국민투표에 부친 결과 57% 투표율에 94%가 반대표를 찍었습니다. 야당은 “이번 투표 결과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시민들과 이반돼 있다는 걸 보여준 심각한 신호”라면서 총리 사임을 요구했습니다. Berlusconi‘s nuclear power plans crushed /가디언 Vittorio Cogliati Dezza, president of the environmental organisation Legambiente, said: "The era of nu..

카다피와 친했던 자들

리비아 사태를 놓고 각국 손익계산이 분주한데, 당장 리비아 금수조치로 발등의 불이 떨어진 나라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나라는 이탈리아입니다. 이탈리아는 1911년부터 1943년까지 리비아를 식민통치했었죠. 그 뒤로도 지금까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지리적으로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가까이 있기 때문에 이탈리아는 리비아의 자원을 사다 쓰고, 리비아는 이탈리아 물건을 수입하고 유럽으로의 진출 통로로 삼는 사이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탈리아가 리비아 내전의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6일 보도했습니다. 현재 리비아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리비아 제재 결의안을 이행하지 않은 채 유예하고 있다는군요. 이탈리아 측은 리비아 국부펀드도 자산동결 대상에 포함시킬지 등을 놓고 유럽연합(EU)이 결정을 내릴 때..

120살까지 총리를?

“120살까지 총리를 지내 볼까요.” 이탈리아의 말 많고 탈 많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3선 도전설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120세까지 총리를 지내보자’는 농담을 주고 받았습니다. 지난 11일 모스크바 북쪽에 있는 야로슬라플에서 열린 국제포럼에 참석한 두 사람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초장기 집권에 대한 ‘덕담’을 나눠 관심을 끌었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날 비공식 회동에서 인간의 평균기대수명을 늘리기 위한 방안과 연구 지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대화 도중 베를루스코니가 푸틴에게 국민 평균기대수명을 120세까지 끌어올릴 방안을 연구하도록 기금을 지원하겠다면서, “국가의 지도자들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야하지 않겠느냐”고 ..

옥타비아와 네로의 비극

고대 세계에서 일어난 일들 중에는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이해하기 힘들거나 엽기적인 것들도 종종 눈에 띈다. 로마의 황후였던 클라우디아 옥타비아를 둘러싼 이야기들도 그런 것들 중 하나다. 옥타비아는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딸로 서기 39년 쯤 로마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클라우디우스의 사촌인 발레리아 메살리나였다. 옥타비아라는 이름은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의 누나이자 클라우디우스의 할머니였던 옥타비아에게서 따온 것이었다. 옥타비아의 어머니 메살리나는 남편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미다가 48년 처형됐다. 클라우디우스는 그 뒤 역시 사촌지간인 아그리피나와 재혼했다. 아그리피나도 재혼이었는데, 전남편에게서 얻은 아들 네로를 데리고 황실로 들어왔다. 옥타비아는 어릴 적부터 루시우스 실라누스라는 사..

얻어맞은 베를루스코니

지난해 12월 15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방문했던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한 이라크 기자가 던진 신발 때문에 망신을 당했다. 부시는 신발을 피했지만 문제의 기자는 체포돼 옥살이를 했다. 아랍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이른바 ‘신발열사’의 탄생이었다. 이 기자는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그로부터 만 1년이 지난 뒤, 다시 유명정치인이 봉변을 당했다. 스캔들과 문제성 발언들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지난 13일 밀라노의 한 광장에서 연설을 한 뒤 갑자기 날아온 조각상에 얼굴을 얻어맞았다. 베를루스코니는 코뼈와 이 2개가 부러졌고 입술이 찢어졌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지만 연말 일정은 모두 취소해야 했다. 덴마크 코펜하겐 유엔 기후회의 참석도 취소됐다. 총리에게 두오모..

막가는 베를루스코니의 언론관

“내가 하면 언론자유, 남이 하면 좌파 선동.” 막말과 스캔들로는 따를 자가 없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쿠니 총리(사진)가 자가당착적인 ‘언론관’으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탈리아 최대 민영방송사인 메디아셋을 소유한 언론재벌 베를루스코니가 7일 독특한 언론관을 피력하면서 좌파 신문을 재차 공격했다고 BBC방송 등 유럽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의 공격을 받은 것은 최근 그의 성추문과 사생활을 보도한 좌파 신문 ‘라 레푸블리카’. 베를루스코니는 “언론의 사생활 공격으로 자유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언론자유를 지키려 소송을 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신문이 “베를루스코니가 성불능자라는 소문이 있다”는 등의 기사를 싣자 그는 신문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미 잇단 성추문과 스캔들로 로마교황청의 비판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