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유럽이라는 곳

러시아-그루지야 '스파이 싸움'

딸기21 2006. 9. 2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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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그루지야 사이에 `스파이 공방'이 벌어지면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BBC방송과 AFP통신 등은 28일 러시아 정부가 `안전 위협' 때문에 그루지야에 주재하고 있는 자국 관리들 일부를 철수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그루지야 주재 자국 대사도 소환키로 결정했으며, 그루지야인들의 러시아 입국비자 신청 접수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또 국민들에게 그루지야 여행 자제를 권고했으며 그루지야와의 긴장관계를 `비상 국면'으로 규정하고 29일 전세기를 보내 러시아 관리들을 모스크바로 실어올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전날 그루지야 정부가 러시아 군 장교 등 5명을 간첩활동 혐의로 체포하면서 불거졌다. 바노 메라슈빌리 그루지야 내무장관은 체포된 사람들이 "그루지야의 항만, 철도 등에 대한 정보를 캐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루지야 당국은 또 러시아인들이 그루지야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으며, 최근 트빌리시 서쪽 고리(Gori) 지방에서 일어난 무장세력 공격에 연루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루지야 정부는 트빌리시에 있는 러시아 군 사령부 건물을 경찰로 에워싸고 또다른 관리들의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그루지야측 주장에 대해 "반(反) 러시아 정책의 또다른 표현"이라고 비난하면서 체포된 관리들의 즉시 석방을 요구했다. 반면 그루지야의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러시아측 반응이 "히스테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루지야는 1990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 소련 외무장관을 지냈던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이 장기집권하다가 2003년 이른바 `장미혁명'으로 물러나고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취임했다. 새 정부가 친 서방 정책을 표방하며 유럽 쪽으로 기울자 러시아는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했으며, 지난해에는 천연가스 공급 가격을 올려 에너지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또 친러 성향이 강한 그루지야 내 압하지야, 남오세티아 지역 주민들의 분리독립 움직임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지야는 이달 들어 나토 가입 움직임을 본격화하며 협상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러시아를 더욱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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