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여행을 떠나다

2018년 10월, 도쿄 가을여행

딸기21 2018. 11. 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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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늘보랑 10월 말 도쿄 여행.

어차피 도쿄는 여러 번 가본 곳이라 슬슬 놀멘놀멘 돌아다녔다.



단기연수 와 있는 유학생네 짐 풀고, 둘이 전철 타고 키치조지로.

이노카시라 공원과 '미타카의 숲' 산책.

알고 보니 우리 요니는 엄청 잘 걷는 거였어.

요니와 함께 여행다닐 때에는 무지무지 많이 걸어다녔는데

나무늘보는 두어시간 걸으면 지친다는 사실을 발견.



둘째 날, 본격적인 '관광'.

목적지는 가마쿠라. 언제나 참 좋아하는 곳.

가마쿠라 역에 내려서 기노쿠니야 수퍼에 들렀다.

수퍼 앞 꽃가게를 일본스럽게, 이쁘게도 꾸며놨다.



나무늘보는 에노덴을 처음 타본다 하여.

가마쿠라고교앞 역에 한번 하차해주고.

이날 날씨가 큰일 했다. 정말정말 좋았다!

더위혐오 유학생은 왜 여름이 끝나지 않느냐며 투덜투덜.

낮 기온 20도를 넘겼음. 딱 좋구만.



에노시마에 스치듯 잠깐 들렀다가, 하세로 이동.

시간이 얼추 끝나갈 때 다 되어, 나무늘보+가이드상(유학생)만 대불 보러 가고

나는 밖에서 잠시 기다림.

그러고 나서 가마쿠라 역으로.

쓰루가오카하치만구에 밤에 불이 켜지니 분위기가 더 멋지다.

근처 꼬치집에서 맛난 꼬치와 맥주를 흡입하고 귀가.



전날 많이 걸었다고 투덜거리는 두 사람과 

유학생집 가까이에 있는 하마리큐온시테이엔.

가운데 섬(?)의 찻집에서 차를 마셨어야 했으나

이날은 무슨 행사가 있어서 사람이 무지 많았음.

도쿄도 하수국에서 나와서 도쿄판 아리수 나눠주고...



여러 각도에서 본 하마리큐. 



위 사진은 정원 내 '후미지야마'에서 찍은 것.

높이 4~5미터 될까, '야마'는 무슨....



정원의 수로가 도쿄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과 이어져 있음


이번 여행의 핵심은 긴자.



긴자.... 긴자...

일본 살 때도 별로 다니지 않았던, 내겐 그저 명동과 종로를 섞은 듯한

낡은 번화가...백화점...할머니들...



그런데 뜻밖에도 재미있었다.



토리코로루(Tri Colore) 커피점.

오후에 들어가려 했다가 사람 많아 대기.

앉아서 대기하는 동안에 충분히 쉬고 그냥 나옴.
1936년에 문을 연 가게라고 함.

저녁에 2차 시도, 마침내 들어가 앉음.



루이비통을 든 할머니가 카운터에 앉아 담배 연기 한번 뿜어주고 가는

간지 좔좔 나는 카운터.



우린 2층에 앉았다.



벽난로 앞에 놓인 팜플렛을 보니 '긴자 100점(店)'에 올라 있는

유서깊은 커피점이라고. 



이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애플파이.

다른 것도 먹어보고 싶었으나 다 떨어졌다고 해서...


오래된 카페에 앉아 있으니 어쩐지 기분이 좋아짐.

갑자기 긴자 이야기, 전통 이야기로 넘어가 활활 수다를 떨다가



긴자 100점 중 또 다른 곳을 찾아감.

Since 1969라니, 애걔걔... (라고 우리가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 집의 핵심은 몽블랑.

밤크림 위에 흰 크림을 얹은 게 아니라, 흰 크림을 안에 넣고

밤크림으로 돌돌 말았다.

'구마모토산 햇밤'으로 만들었다는 밤크림, 밤 냄새가 진짜 진하다.

연간 20만개가 팔린다고 함.


대체 우리는 이런 데 와서 왜 먹고마시고 구경하고 즐기질 않고

팩트찾기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심도 깊은 토론을 함.


유학생 집에 가서 맥주+사케 마시며 떠들다가 잠이 들었음.

다음날, 이미 마지막날 (또르르)



아침에 수퍼마켓에서 두부 -_-;;를 비롯하여 먹을 걸 좀 사고
또 긴자로 진출.

전날 찍어둔 노리타케 홍차잔+소서 4개를 사고

나무늘보는 앞접시를 사고

로프트 가서 이것저것 좀 사고
둘이 같이 '앤티크 커피'라고 돼 있는 카즈마 커피숍으로.

앤티크도 아니고 긴자100점도 아니면서 홍차값 1200엔씩....

젠장. 하지만 잔은 이뻤다.


이렇게 여행은 끝났다.

서울은 추워...감기 걸려서 고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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