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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무케르지, '의학의 법칙들'

딸기21 2017. 8. 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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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법칙들 - 생명의 최전선, 가장 인간적인 과학의 현장에서 TED Books 8 

싯다르타 무케르지. 강병철 옮김. 문학동네



<화성 이주 프로젝트>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TED북스. 얇고 작고 짧지만 재미있다. 이 시리즈, 우습게 여기지 말고 보이는 족족 읽어야겠다.


싯다르타 무케르지의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를 근래 아주 재미있게 읽은 까닭에, 그 저자의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믿고서! 펼쳐들었다. TED 강연을 정리한 간략한 책이지만 아주 재미있었다. 


의사이고 학자인 무케르지의 이 책은 간단히 설명하면 그가 의학도들에게 전하는 '의사의 자세 혹은 의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의사들은 불확실하고 시시때때로 환자들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무언가를 가지고서 생명을 다뤄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 그래서 그들이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은 결국 불확실성의 원칙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보스턴의 중산층 거주지역에 사는 '돈깨나 있어 뵈는' 중년 남성의 무기력증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어 애를 먹다가 그가 보스턴의 마약중독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에이즈 검사를 실시하게 됐던 이야기 등등, 무케르지가 직접 보고 듣고 깨달은 것들이 녹아 있다.


"의학 교육은 수많은 사실을 알려주지만, 그 사실들 사이에 살아 숨쉬는 공간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주지 않는다. 시각의 생리학에 대해서라면 나는 박사 논문도 쓸 수 있다. 그러나 중증 폐질환을 앓는 남성에게 ‘가정산소요법’을 처방했을 때, 그리고 그가 돌아갈 ‘가정’이 없다는 당혹감에서 거짓 주소를 댔을 때, 그 상황이 직조한 작화증의 베일까지 꿰뚫어볼 능력이 내게는 없었다."


"결핵 예방접종인 BCG는 무작위배정 임상시험에서 강력한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효과는 위도상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거의 선형적으로 감소한다. 공교롭게도 결핵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곳은 남쪽의 저위도 지역이다. 이런 왜곡은 의학에서 지엽적인 현상이 아니다. 주로 백인 남성을 대상으로 캔자스에서 임상시험을 거친 어떤 약물이 아프리카계 미국 남성에게 효과를 보일까?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들이 여성에 대한 대표성이 낮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사실은 동물 연구조차 암컷 마우스에 대한 대표성이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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