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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일기/ 달팽이의 양쪽 뿔

딸기21 2014. 4. 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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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의 양쪽 뿔


대진인이 말했습니다. "임금님께서는 달팽이를 아십니까?"

"알고 있소."

"그 달팽이 왼쪽 뿔에 촉씨(觸氏)라는 나라가 있고, 오른쪽 뿔에는 만씨(蠻氏)라는 나라가 있었습니다. 한때 땅을 가지고 서로 다투다가 전쟁을 하였습니다. 쓰러져 누운 시체가 수만이고 도망가는 적군을 쫓다가 보름이 지나서야 돌아올 정도였습니다."

"음. 그것은 빈말일지고."

"청컨대 이제 신이 임금님께 사실을 말씀드리도록 하여 주십시오. 임금님께서는 우주의 사방과 아래위에 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끝이 없지(無窮)."

"마음을 끝없음(無窮)에 노닐게 하고, 사람들이 사는 나라들을 돌아본다면 그것들은 있을가 말까 미미한 존재에 불과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하도다."


즉양(則陽)에서.


즉양이라 돼있는데 한자는 칙양이네. 


약간의 물만으로도


장자가 가난하여 감하후에게 양식을 꾸러 갔습니다. 감하후가 말했습니다. "좋습니다. 이제 봉토에서 세금을 걷을 터인데 그러면 거기서 돈 삼백을 꾸어드리겠습니다. 괜찮겠습니까?"

장자가 화난 얼굴로 대답했습니다. "어제 제가 이리로 오는 길에 누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돌아서 살펴보았더니 수레바퀴 자국에 붕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제가 그 붕어에게 물었습니다. '붕어야, 무슨 일이냐?'

붕어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동해의 파도 관리인데, 선생께서 물을 한 말이나 한 되면 길어다 주시면 살 수 있을 것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답했습니다. '좋다. 나는 지금 남쪽 오나라와 월나라로 가는데, 서강(西江)의 물을 막았다가 한꺼번에 흘려 보내 너를 맞도록 하마. 그만하면 되겠느냐?'

그러자 붕어가 화난 얼굴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꼭 함께 있어야 할 것을 잃고 이렇게 오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저 물 한 말이나 한 되 있으면 살 수가 있겠는데, 선생께서 그런 말을 하시니 차라리 건어물점에나 가서 나를 찾는 것이 낫겠습니다.'"


외물(外物)에서


우리가 남을 돕는다 하는게 꼭 저 붕어에게 약속하듯이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엔 마음이 온전하지가 않다. 



인터넷에서 퍼온 그림 한 장에 또 눈물이 나온다. 그저 수학여행 가서 웃고떠들고 며칠 노는 것조차도 허용하지 못했던 우리 사회. 그 아이들을 바닷물에 갇히게 한 이 처참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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