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여행을 떠나다

[캄보디아]절에서 먹은 밥, 소박한 그 마음 때문에

딸기21 2009. 11. 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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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우려먹고 있는 캄보디아.... 
캄보디아에서 본 조각들이다.



바욘 사원, 낚시질하고 장사하는 사람들 


인상적인 얼굴.. 거대한 얼굴...

 

그걸 그리는 남자 


반떼이스레이의 정교한 조각.. 위는 선한 모습, 아래는 악한 모습이라는데 어째 반대로 보인다 


앙코르 와트, 불사의 영약을 끄집어내기 위해 '젖의 바다'를 젓는 신들  

*


그런데 내가 가장 감동했던 곳은 여기였다. 

시엠립 시내에 있는 왓쁘레아 쁘롬라트라는 절이다.
일단 맛난 절밥(여긴 채식이 아니었다)을 대접받은 탓도 있지만. 


붓다의 일생을 죽 둘러선 담벼락 안쪽에 일화별로 나누어 그려놓았다. 


촌스럽다. 이발소 그림도 요샌 이 수준은 아닐거다.
너무 화려하다 못해 번쩍번쩍 눈이 부시다. 온통 빨갛고 파랗고...
미니멀리즘, 모던한 거, 세련된 거 좋아하는 사람은 눈뜨고 못본다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취향이 워낙 저렴해서...인 것도 있고.

그 마음이 와닿았다. 저렇게 휘황찬란하게 꾸미면서 부처님께 복을 비는 마음이.
그림은 넘치게 화려한데, 저렇게 손으로 하나하나 꾸몄을 그 마음이 너무나 소박해서. 



역시 같은 절의 문간에 있는 보살상들이다(본존불은 보지 못했다) 

전기 스위치를 켜면 머리 쪽 광배(두광)들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빛살처럼 퍼진 선들이 네온 불빛을 낸다. 이거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질어질 빨려든다 @.@  

첨엔 저게 뭔짓인가 싶었는데 저 마음도 와닿아서, 좋아졌다. 

참고로, 절밥은 엄청 맛있었다. 여긴 채식이 아니었다.
맛난 생선국에 디저트로 과일과 과자까지. 
동행인 이선생님과 함께 절에 들렀는데, 스님이 보시고 밥 먹으러 오라 하셨다.
안채(라고 하니 거창하네;;)에서 스님의 조카라는 청년이 우리에게 밥을 내왔다.
이 청년은 시엠립 관광부에서 일하고 있는데, 동료 중에 한국인이 있어서 옥수수차를 좀 얻었다고 한다.
시엠립에서 마시는 시원한 옥수수차...

이선생님은 여행 마지막날 자유시간의 이 절밥이 캄보디아에서 가장 좋았다고 했다.
내게도 너무나 좋은 추억이 됐다.

잘 얻어먹고 있는 나의 우람한 모습은, 5x7 사이즈로 뽑아 마루에 액자로 걸어두었다. -_-v

역시 난 먹을 복이 좀 있다. 어디 가면 꼭 이런 껀수가 생긴다. 
한국에서 캄보디아 사람 만나면 정말 잘해주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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