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마약상어' 아시나요

딸기21 2010. 12. 7. 18:39
728x90

‘마약 상어’라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요즘 여러 외신에서 다뤄지고 있는 중남미의 토픽인데요.

중남미 서부 태평양 바닷가에, 뱃속에 마약이 잔뜩 들어있는 상어가 출몰하고 있답니다. 신종 상어는 아니고, 마약 밀매범들이 아예 이 바닷길을 ‘상어 마약운반’ 통로로 쓰고 있다는 거죠. 멕시코,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가는 해로가 이 마약밀매의 주된 루트라고 합니다.

Narco-Sharks Replacing Drug Mules

지난해 6월, 코스타리카의 푼타레나스의 사설 항구에서 멕시코 마약수사당국 파견요원들이 도버 스트레이트라는 화물선 한 척을 덮쳤습니다.
배 안에는 얼린 상어가 가득했는데, 상어 뱃속에 마약이 들어있더랍니다. 당국은 무려 895kg의 코카인을 압수했습니다. 그 한 달 뒤에는 코스타리카 당국이 어선에서 상어를 꺼내 운반하던 냉동차량을 급습해 코카인 419kg을 발견했습니다. 상어의 피부 아래에 코카인을 숨겨놨었다는 겁니다.

이 문제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 것은 남미의 환경단체들입니다. 마약수사당국도 당국이지만, 환경단체들 입장에서는 멸종위기종 혹은 보호종인 상어들이 마약 때문에 최근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보는 것이죠.

멸종위기 상어 종의 하나인 엔젤샤크. Japanese Angel Shark는 우리말로 '전자리 상어'라는데 
그냥 엔젤샤크는 뭔지 모르겠네요. 암튼 엔젤샤크님은 마약중독과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미국에 본부를 둔 환경단체 ‘야생생물의 수호자’(Defenders of Wildlife) 멕시코 지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실 멕시코는 상어를 많이 잡는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지느러미 요리용으로 일부 국내에서 수요가 있기는 하지만 코스타리카에서 들여다가 멕시코 안에서 거의 소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멕시코나 코스타리카 일대의 상어 포획량과, 마약 적발건수 사이에서 높은 상관관계가 발견된다는 겁니다.

코스타리카 마약연구소의 카를로스 알바라도 소장은 세계 최대 환경관련 뉴스통신인 IPS하고 최근 인터뷰를 하면서, 요새 중남미와 미국 간 마약 이동의 주된 경로는 육로가 아닌 해로라고 지적했습니다. 악명 높은 마약 유통로인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미 당국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바닷길이 부상했다는 겁니다.
특히 콜롬비아와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들이 태평양 쪽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진 밀매 항로를 많이 구축해놨고 거기에 상어가 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는, 이것이 불법 거래이기 때문에 파악하기 힘들고요. 그 양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형편입니다.

이 분은 퉁실퉁실 후덕한 Tiger Shark...


코스타리카는 원래 마약으로 악명 높은 나라는 아닌데 왜 코스타리카가 거론이 되는 걸까요?

코스타리카는 원래 중남미의 모범 국가죠. 친환경 투어리즘으로 돈 벌고, 영구 중립국으로 군대를 두지 않으면서 평화를 유지해온 덕에 중남미에서는 흔했던 군사쿠데타도 없었고,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 많이 하고...
그런데 이 나라가 마약 항로의 중간 기착지로 이용되는 것은, 사실 마약과는 전혀 상관 없는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푼타레나스와 칼데라 등의 항구도시에 민간인들이 소유한 사설 도크들이 있답니다. 이 사설 도크들은 누가 오가는지 어떤 화물을 부리는지 당국이 엄밀히 감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암튼 상어들 수난이 많습니다.

멸종위기 상어 리스트

꼭 마약 때문에만 상어가 멸종할 위험까지 몰린것은 물론 아니죠. 하지만 가뜩이나 서식지가 줄고 기후변화에 어획량이 늘어 위기를 맞고 있는데 마약조직들까지 나서서 불법 어획을 하니 더 위험해진다는 거죠.

멕시코 정부는 2000년대 들어와서 멸종위기의 상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상어 어획량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간 240건만의 상어잡이 허가를 내줍니다. 또 잡아도 되는 상어가 있고 그렇지 않은 상어가 있습니다.




이 분은 날렵한 Leopard Shark님... 


세계 자연보호연맹에서 내놓는 위기에 처한 동식물 명단 ‘레드 리스트’라는 것이 있는데요. 전세계 상어 종의 20% 가량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멕시코 주변에 서식하는 상어 종 가운데에는 80%가 멸종위기종이라고 하네요. <마약조직들이 밀매를 하더라도 멸종위기종은 피해가주길...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알흠다운 상어님들에 대한 포스팅은 여기에... http://ttalgi21.khan.kr/2138


728x90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두언니가 세상을 떴다.  (0) 2010.12.17
'꼬마'야 어디갔니  (1) 2010.12.08
숨진 군인의 미니홈피에서  (0) 2010.11.23
푸틴 딸이 한국남성과 결혼?  (0) 2010.10.29
호빗 때문에 노동법 개정  (0) 2010.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