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인권'

딸기21 2010. 10. 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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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수상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류샤오보(劉曉波.54)의 부인 류샤(劉霞)가 랴오닝(遼寧)성 진저우(錦州)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남편을 10일 면회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류샤오보는 울음을 터뜨리면서 “노벨상은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게 바친다”는 말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명보 등 홍콩 언론들이 류샤가 올린 트위터 글을 인용해서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혹시나 감옥 밖에서 잠시라도 아내를 만날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는데, 당국은 끝내 이를 허용해 주지 않았습니다. 

류샤오보 부인도 '가택연금' 

류샤는 10일 밤 트위터에 글을 올려서 “이제 막 집으로 돌아왔고, 8일부터는 연금상태에 있기 때문에 언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휴대전화도 부서져서 전화도 걸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교도소에서 샤오보를 만났는데 교도소 측이 9일 밤에 수상 소식은 말해줬다고 하더라고 전했습니다. 


중국 공안들이 8일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에서 취재진의 출입을 봉쇄하고 있다.

외신들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 왕진보를 통해서 류샤의 트위터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왕진보는 트위터에 메시지를 올려서 류샤오보와 부인 류샤의 면회 사실을 전했습니다. 홍콩 인권단체인 중국인권민주화운동 정보센터도 성명을 발표하고 류샤의 어머니 말을 인용해서, 이들 부부가 10일 오후에 만났다고 전했습니다.


이들 부부와 긴밀한 관계인 왕진보는 류샤가 당국의 밀착 감시 때문에 언론이나 지인들과 접촉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톈안먼 시위에 참여했던 반체제 인사 양젠리는 “류샤가 지금 아파트에 연금돼 있어서 친구나 기자들이 집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양젠리는 지금 대만에 있고요. 외신들은 류샤의 아파트 입구에 매일 밤 남성들이 막고 서서 언론 취재를 막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결정되면 환호 속에 기자회견을 하고 축하연을 해야 하는데, 류샤오보는 옥중에서 눈물을 흘리며 수상 소감을 말하고, 미국이나 대만·홍콩에 있는 반체제 지식인들을 통해서나 류샤오보 주변의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는 형편이로군요. 

그래서 중국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노벨위원회가 류샤오보를 올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서 인권기구들은 크게 환영하면서 석방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인권 수장인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인권기구 대표는 “노벨위원회가 중국 등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들의 역할과 과제를 인정한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국제펜클럽은 11일 홍콩, 호주, 필리핀, 뉴질랜드 회원들을 대표해 성명을 낸다면서 “노벨위원회가 류샤오보에게 평화상을 주기로 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위해 투쟁해온 그와 동료들,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불꽃이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미국 가는 길에 잠시 일본 도쿄의 공항에 들렀을 때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달라져야 한다”면서 열린사회로 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대만에서는 40여개 민간단체가 류샤오보 석방과 중국의 개혁을 요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핍박 받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류샤오보는 재작년 중국의 정치개혁과 민주화를 촉구하는 ‘08헌장’이라는 것을 발표했다가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갇혀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의식한 듯, 중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으로 짧게 유감을 표시한 것 말고는 논평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류샤오보 노벨상 수상자 선정 소식을 거의 전하지 않고 있고요. 인터넷 검색도 여전히 막혀 있습니다. 

그러면서 관영 신화통신은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노벨평화상에 문제가 많다’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앞서 9일자 사설에서
“노벨위원회가 다시 한번 오만과 편견을 드러냈다”면서 비판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인권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슈가 될 텐데, 중국이 열린사회로 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중에는 수상 뒤에도 핍박을 받은 이들이 류샤오보 말고도 많았죠.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는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뒤 유대 극우주의자들의 테러로 암살됐고, 라빈과 함께 수상했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의 핍박 속에 몇 년간 연금 상태에 있다가 6년 전 숨을 거뒀죠.




생존인물들 중에는 버마의 아웅산 수지 여사(오른쪽 사진)가 핍박받는 이들의 대명사입니다. 1989년부터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의 기간을 양곤의 자택에 갇혀 있죠. 지금까지 평화상 수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수상자는 수지가 유일한데, 류샤오보가 두 번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1989년 수상자인 달라이라마도 여전히 중국의 박해를 받고 있습니다. 

2003년 수상자인
이란의 시린 에바디(왼쪽 사진)는 지난해 이란 대선 뒤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을 때 핍박을 피해 테헤란을 떠났고, 구속을 피해 계속 해외에서 이란 민주화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에바디 여사는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프랑스 파리와 테헤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정부로부터 축하 인사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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