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아시아의 어제와 오늘

오바마, 인도를 위해서라면 핵도 OK?

딸기21 2010. 11. 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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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갔다. 경제외교에 발을 벗고 나섰다고 한다.

오바마는 지난 6일부터 오늘까지 사흘 째 인도에 머물렀는데, 인도하고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오바마는 6일 도착해 뭄바이에서 열린 미-인도 비즈니스위원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아시아 특히 인도야말로 미래의 시장”이라면서 교역외교에 열을 올렸다고 한다. 백악관은 이번 인도 방문에서 양국간 교역 20건을 성사시켰다면서, "미국 내에 일자리 5만4000개를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계약 중 가장 큰 건은, 보잉사가 인도 스파이스항공에 737 여객기 30달러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진짜로 일자리 5만4000개가 생길지 안 생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큰 장사를 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보잉 여객기 판매규모만 77억 달러(8조6000억원), 전체 성사된 거래 규모는 1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U.S. President Barack Obama, center, is seated with Ajay Piramal of Piramal Enterprises Ltd., left, 
and Anand Mahindra of Mahindra & Mahindra as he meets with entrepreneurs in Mumbai, India, Saturday. /AP


오바마는 “인도는 더 이상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콜 센터’가 아니고 인도 입장에서 봤을 때에도 미국 기업이 인도에 진출한다고 인도 자영업자들이 죽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판에 박힌 생각을 떨쳐내고 협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도 쪽에서도 큰 것을 챙겼다.

인도는 파키스탄과 핵 경쟁을 하면서 1998년 핵 실험을 강행한 다음에 미국과 사이가 멀어졌다. 그랬다가 2006년 당시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만모한 싱 총리가 만나 ‘핵 협력’을 약속하면서 관계가 다시 밀착됐다.
그 때 미국은 NPT 체제 밖에 있는 인도가 핵무기를 보유하는 걸 묵인해주면서, 평화적 핵 기술을 이전해주기로 했다. 여기 대해서는 미국의 이중 잣대라는 비판도 많았다.
이라크 등 '미운 나라들'에게는, 대량살상무기를 가지려는 시도를 했다는 흔적이 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는 주장이 있기만 해도 휴대전화에 의약품까지 몽땅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쓰일 수도 있다'는 이유로 금수조치를 해온 미국이 아니던가.


그런데 이번에 오바마는 군수용, 민간용 모두에 사용될 수 있는 이른바 ‘이중 용도’ 품목에 대한 수출길을 열어줬다. 핵무기를 갖고 있는 인도가 다른 나라들에 이중 용도 품목을 팔 수 있도록 허용해주기로 한 것은 정말 파격적인 조치이자, 역시 이중잣대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문제다. 인도 입장에서는 숙원사업을 이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까지 해주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

기본적으로는 경제적인 요인이 클 거다. 
양국간 교역 규모는 연간 600억 달러. 그 중 미국이 인도에 수출하는 것은 170억 달러다. 미국 입장에선 12번째 수출 상대국에 불과하다. 그러니 미국 입장에서 인도는 주요 교역국이라 보기는 힘들다(참고로 2009년 미국의 수출상대 1위는 캐나다 19.37%, 멕시코 12.21%, 중국 6.58%, 일본 4.84%, 영국 4.33%, 독일 4.1%).
하지만 시장의 성장 잠재력으로 봤을 때에는 인도를 무시할 수 없다.

오바마는 수출을 늘리는 데에 사활을 건 느낌이다.
일각에선, 중간선거에 패배한 오바마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무역확대에 발 벗고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렇게 백악관이 나서서 수출 늘리는 데에 매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서울 G20 정상회의 참석을 포함해 열흘 간 아시아를 도는데 일정이 거의 대부분 무역을 늘리기 위한 것들로 짜여졌다. ‘오바마의 무역전쟁’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픽 CNN


오바마 정부에 우호적이지 않은 월스트리트저널, 오바마가 인도에서 비즈니스를 잘 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칭찬하는 기사를 실었다.

정태인 경제칼럼 : 오바마의 통상 전쟁 


현지 시간 오늘(8일) 오바마는 델리에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만났다. 
정상회담에 앞서 오바마는 “21세기 두 나라 파트너십을 결정짓는 만남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싱 총리와 만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미국과 인도가 테러와의 싸움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파키스탄과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미국이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언뜻 듣기엔 의례적인 것들이지만 그럼에도 인도 입장에선 든든한 빽이 생긴 셈이다. 

오바마는 싱 총리와 만나기 앞서 오늘 대통령궁에서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도 “이제 인도는 월드 파워(세계의 열강)다”라고 치하했다. 

중국 견제용으로 인도를 띄워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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