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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Q & A

딸기21 2008. 11. 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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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 탄생 여부를 결정지을 대선이 오늘 치러진다. 이번 대선은 흑백 인종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지만, 전례없는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에 치러진다는 점에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또한 이번 선거는 8년간에 걸친 공화당 정권의 일방주의에 종지부를 찍고 지구적인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와 주요 이슈 등을 문답풀이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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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별 대의원 수와 판세(파랑 오바마 확고, 하늘 오바마 우세
빨강 매케인 확고, 분홍 매케인 우세. 주황색은 경합주)


Q.최대 관전포인트


A.1870년 흑인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미국 수정헌법이 통과된 지 130여년만에 사상 첫 흑인대통령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관건은 어느 정도 지지로 당선될까 하는 점이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2일 이번 선거가 미국의 인종차별이 줄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편견과 불평등이 많이 남아있지만 흑인 중산층이 근래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지난주 뉴욕타임스·CBS 공동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는 “미국에서는 인종에 상관없이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답했다. 불과 석달전 조사에서보다 13%나 올라간 수치다. 특히 흑인 응답자 중 “공평한 기회가 있다”고 답한 비율도 7월보다 13%포인트 높아진 43%로 나타났다. 4일 선거에서 오바마가 백인 유권자 표를 얼마나 얻을지, 이른바 ‘브래들리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미국 사회의 인종주의가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줄 지표가 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공화당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 등 여성 정치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여성표의 향방도 관심거리다.


Q.주요 이슈


A.당초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오랜 상원의원 경험을 내세워 외교분야의 강점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현 조지 W 부시 공화당 행정부는 집권기간 8년 중 7년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와의 전쟁으로 보냈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는 이라크전 등 대테러전쟁과 국가안보가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낙태·총기소유·동성결혼 등 사회적 가치관, 북한·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에 대한 외교정책, 이민자 문제와 기후변화, 미국인들 초미의 관심사인 헬스케어(의료보험) 문제 등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선거를 석달 앞두고 터진 금융위기 때문에 모든 이슈들이 묻혀버렸고 경제 살리기가 핵심 화두로 등장했다. 이는 경제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탄탄한 정책을 내놓고 빈부격차 줄이기를 내세운 오바마의 우위를 굳히는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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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주별 판세는 대개 정해져 있다던데


A.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 시절 이후 공화당에서 보수주의가 강해지면서 민주당과의 정책적, 이데올로기적 차이가 커졌다. ‘공화당=보수주의, 민주당=리버럴리즘’이라는 공식이 굳어지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파란 주’와 공화당을 지지하는 ‘빨간 주(공화당 지지)’의 구분도 뚜렷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잇단 대테러전과 경제위기 등으로 사회 분위기가 변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앤드루 코헛 소장은 “이번 대선은 중도파의 표심에 달려 있다”면서 “4년 전 부시 후보를 지지했으나 이제는 공화당에 등을 돌린 중도파의 선택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이번 대선에서는 경합주들 상당수가 오바마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바마가 선거전 막판 경합 ‘빨간 주’ 공략에 집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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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러닝메이트 효과’는 어느 정도나 있었나


A.오바마는 오랜 의정생활로 이미 검증된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골랐다. 오바마의 경험부족을 메워 유권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안전한 선택이었던 대신,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았다. 오바마는 러닝메이트로 인해 판세에 큰 도움을 받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악재가 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매케인은 무명의 알래스카 주지사 페일린을 전격 발탁했다. 9월 전당대회 이후 ‘페일린 효과’로 지지율이 반짝 올라가기는 했으나 장기적으로는 매케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의 대표적인 흑인 정치인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오바마 지지를 선언하면서 “매케인이 페일린을 고른 것을 보고 결정적으로 실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2일 CNN은 “페일린은 매케인에게는 득보다는 실이 됐다”며 오피니언리서치와의 공동조사에서 페일린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부통령은 대통령 유고시 직무대행을 해야 하는 인물인데,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7%는 “페일린은 대통령 직무수행 능력이 없다”고 대답했다. 지난달 조사 때보다 8%나 올라간 수치다. 또 53%는 “주요 이슈에서 페일린은 상식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부통령만 놓고 투표한다면 바이든보다는 페일린을 찍겠다”고 한 사람이 많았는데 한달 새 바이든이 12% 우위로 올라섰다. 

그럼에도 페일린은 복음주의자들과 공화당 보수파들에겐 인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페일린은 선거 막바지가 되자 매케인과 거리를 두며 2012년 대권 도전 뜻을 밝히기 시작했다.


Q.유권자 분포가 달라진 것은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A.미국 센서스국에 따르면 2008년 현재 전체 인구는 3억500만명이다. 그 중 히스패닉(라틴계)이 아닌 백인이 68%이고 히스패닉계가 15%, 아프리카계(흑인)가 12%, 아시아계가 5%를 차지한다. 흑인 인구 비율은 지난 50년 동안 10%에서 12%로 근소하게 늘었기 때문에, 인구구성만 놓고 보면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오바마의 등장에 희망을 얻은 흑인들이 투표에 필요한 유권자 등록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져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구구성 상 두드러진 것은 히스패닉의 성장이다. 올해 캘리포니아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투표한 사람의 30%는 히스패닉계였다. 뉴멕시코 등 몇몇 주에서는 유권자의 40~50%가 히스패닉이었다. 갈수록 비중이 높아지는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공화당 지도부가 불법이민자 강력 단속을 추진하자 공화당을 많이 이탈했다. 2004년 부시는 히스패닉 유권자 40%의 지지를 얻었으나 매케인은 20%대 지지를 얻는데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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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선거자금은 얼마나 사용됐나


A.오바마는 사상 최고 모금에 사상 최고 지출을 기록했다. 본선이 시작되기 전 당내 경선이 길어지면서 막대한 돈을 써야 했고, 본격 선거전에서도 엄청난 광고비를 지출했다. 선거 막판인 지난달 31일의 ‘30분 인포머셜(정책광고) 융단폭격’으로만 방송사들에 300만 달러 이상을 건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보들의 자금은 대개 운동원 유지비용과 방송 광고비용으로 들어가. 오바마는 절반 가까이, 매케인은 3분의1 정도를 미디어 홍보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금액은 석달마다 연방선거위원회(FEC)에 보고하게 돼 있어, FEC에서 분기별로 후보별 모금액을 공식 발표한다. 매케인은 기업 간부 퇴직자들과 현직 기업인들, 기업들의 선거자금을 많이 받은 반면 오바마는 인터넷을 통한 ‘풀뿌리 모금’에 집중해왔다.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면 세부 지출내역까지 모두 보고해야하기 때문에 오바마는 이를 받지 않은 대신 캠프 모금액으로만 충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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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이번 대선은 사상 최고의 투표율을 보일 것이라던데


A.이번 대선에서는 젊은 층이 많이 투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로 오바마를 지지하는 젊은 층 투표율은 선거의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있다. 미 대선 투표율은 72년 이래로 지금까지 60%를 넘지 못했다. 빌 클린턴이 재선한 96년 대선 투표율은 50%에도 못 미쳤다. 이번에는 오바마와 페일린이라는 드라마틱한 인물의 등장과 대테러전·경제위기 등으로 인해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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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결과는 언제쯤 알 수 있을까.

 

유권자들의 투표로 선거인단을 뽑는 대선 당일 투표 마감 시간은 주별로 다르다. 동부와 서부, 하와이·알래스카의 시차 때문에 투표가 시작돼서 끝나기까지 총 24시간이 걸린다. 동부는 4일 오후 7~8시(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5일 오전 10~11시) 투표가 끝난다. 중부는 오후 9시(한국시간 5일 오전 11시), 서부는 밤 11시(한국시간 5일 오후 1시)에 마감된다. 알래스카는 5일 새벽1시(한국시간 5일 오후 3시) 투표가 완료된다. 그러나 대기 중인 유권자들이 많으면 투표 시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 

 

투개표 방식도 주별로 다르다. 전자 투개표를 하는 곳도 있고, 손으로 일일이 투개표하는 곳도 있다. 2000년 앨고어-조지 W 부시 대선 때 플로리다주에서처럼 투개표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대선 결과의 윤곽은 출구조사가 발표되면서 드러나게 된다. 출구조사 결과는 하와이·알래스카를 제외한 본토의 투표가 끝나면 공개된다. 따라서 서부지역 투표가 끝나면 출구조사 결과가 방송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 격전지역들에서 출구조사에서 오바마의 압승이 예상될 경우 방송사들이 일제히 조사결과를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시간 5일 오전 중으로 승자가 가려질 수도 있다. 

 

그러나 2000년과 04년 두 차례 대선에서 박빙 승부가 펼쳐지면서 출구조사 오류 논란이 빚어진 전례가 있어, 이번에는 여론조사 기관과 미디어들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흑인 유권자들의 신규 유권자 등록이 많았고 젊은 층 신규 투표자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과거의 투표층을 중심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들과 출구조사 결과, 그리고 실제 개표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격전지역에서 매케인이 예상 밖 승리를 거두면 출구조사 발표도 늦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음날까지 이어지는 개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선출된 선거인단은 12월 두번째 수요일 다음 월요일에 각 주의 주도에 모여 대통령·부통령 투표를 한다. 헌법은 선거인단이 마음대로 원하는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24개 주는 유권자들의 뜻을 거스른 선거인단의 ‘임의 투표’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승자독식제를 채택한 다른 주들에서도 사실상 유권자들 의사 대로 선거인단 투표가 결정된다. 선거인단 투표만 보고 대선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투표 결과는 이듬해 1월 상원의장을 겸하고 있는 현직 부통령 참관 하에 개표된다.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선거인단 538표 중 270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과반득표자가 없으면 1~3위 후보들을 놓고 하원 투표로 대통령을, 상원 투표로 부통령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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