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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공화 ‘反유대주의’로 막판 승부

딸기21 2008. 11. 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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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반 유대주의(anti-semitism)’가 막판 이슈로 부상했다. 공화당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친 팔레스타인 성향’이라며 ‘반 유대주의자’ 낙인 찍기에 나섰다. 대선후보 토론 때 화제가 된 ‘배관공 조’도 선거전에 뛰어들어 오바마와 반유대주의를 연계시켜 논란을 빚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오바마의 ‘시카고 인맥’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라시드 할리디 컬럼비아대 교수(전 시카고대 교수)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앞서 LA타임스는 지난 4월 할리디 교수를 위한 파티에 오바마가 참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매케인 측은 “이 파티에서 오바마가 친 팔레스타인·반 이스라엘 발언을 했다”며 타임스가 갖고 있는 파티 동영상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매케인이 중산층의 대표 격으로 언급한 ‘배관공 조’ 새뮤얼 조 워젤바커는 지난 29일 매케인 지지를 선언하면서 “오바마 당선은 이스라엘의 죽음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그가 이 같은 주장을 펼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유대계 유권자 7만5000명에게 “오바마가 당선되면 이스라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의 e메일이 발송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주법원 대법관을 지낸 인물이 이 e메일에 서명한 사실이 드러나 30일 사과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화당은 유대계 표심을 잡기 위해 선거 초반부터 오바마를 반 유대주의와 연결시키려 시도해왔다. 보수파 블로거들은 “오바마가 어린 시절 이슬람 학교에 다녔다” “오바마는 숨겨진 모슬렘”이라는 허위 메시지를 유포하기도 했다. 오바마는 이를 적극 부인하며 “중동정책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매케인 측의 집요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유대계 표심은 백인 기독교 신자보다 훨씬 더 오바마 쪽에 다가가 있다. 현재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미국인들의 조기투표에서는 매케인 지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국 내 일반적 유대계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지지가 우세하다. 30일 발표된 미국유대인연합회(AJC)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7%가 오바마를, 30%가 매케인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특히 유대계는 매케인이 극단적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인 세라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정한 데 크게 실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대계 민주당 지지자의 73%는 오바마가 조지프 바이든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을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 반면, 매케인이 페일린을 선택한 데 찬성하는 유대계 공화당 지지자는 37%뿐이었다. 

앞서 이스라엘 유력 신문 하레츠가 미국 내 유대인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74% 대 22%로 오바마 지지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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