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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콩고 다시 내전

딸기21 2008. 11. 1.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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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내전을 끝내고 2000년대 들어 간신히 안정을 찾는 듯하던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옛 자이르)에 내전이 재연됐다. 천연자원 이권을 노린 반군이 몇몇 도시들을 장악, 약탈을 자행하면서 주민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민주콩고의 투치족 군벌인 로랑 응쿤다가 이끄는 반군이 동부 북키부주(州)의 주도 고마 등 몇몇 도시를 장악했다고 지난 30일 보도했다. 정부군은 철수하며 사실상 반군에 굴복한 상태여서, 반군이 장악한 도시에서는 강도, 강간, 약탈, 살인이 벌어지고 있다. 며칠 새 주민 4만5000명 이상이 도시를 탈출했으며, 지난 두 달 간 모두 20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고 BBC는 전했다. 응쿤다는 지난 29일 휴전을 선언해놓고도 도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유엔은 이 지역에 배치했던 1만7000여명의 민주콩고평화유지군(MONUC)을 최근 철수시키고 700명만 남겨뒀다. 이들은 교전을 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반군의 폭력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고 있다. 

국제적십자사, 옥스팜,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등은 “인도적 재앙이 일어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약품과 식량 지원을 호소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민주콩고와 인근 르완다에 특사를 보내는 한편, 평화유지군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아프리카연합(AU)과 유럽연합(EU)도 중재에 나섰다.

한반도의 10배 크기(234만㎢)인 민주콩고는 다이아몬드, 구리, 코발트 등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다. 석유 매장량도 15억배럴에 이른다. 이 나라 주요 부족은 콩고족, 루바족, 몽고족 등이다. 그러나 북키부주 일대는 르완다와 연결돼 있어, 르완다 내 투치·후투족 간 갈등이 국경을 넘어 이 지역에서도 빚어지고 있다. 응쿤다 측은 르완다의 후투족이 북키부주의 투치족을 공격해와 방어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민주콩고 정부는 응쿤다가 국경지대 광물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르완다 투치족 정권의 은밀한 지원 속에 분쟁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콩고에서는 1990년대 중반 군벌들 사이에 격렬한 내전이 벌어졌다. 최대 군벌이던 로랑 카빌라의 집권기를 거쳐 2006년 카빌라의 아들인 조제프 카빌라 현 대통령이 집권했다. 2005년 이후 6~7%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외국 투자도 크게 늘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내전 조짐이 일면서 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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