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친절한 자본주의'가 필요한 시대!"
냉전 종식 이래 자본주의의 물결은 거칠것 없이 세계를 뒤덮어 `번영의 그늘'들을 양산했다. 이제는 자본주의가 약자들과 빈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전인류의 삶을 개선할수 있도록 스스로를 되돌아볼 때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기업, 비정부기구(NGO) 3자가 손을 맞잡고 세계의 빈곤국과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친절한 자본주의(Kinder Capitalism)'으로 가야 한다는 것. 20세기말 신(新)경제의 시대를 열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52) 회장이 바로 이런 주장을 펼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다보스포럼에서 연설하는 빌 게이츠. 많이 늙었다. /AP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게이츠 회장이 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이같은 주장을 펼칠 것이라면서 미리 입수한 연설문 내용을 공개했다.
연설문은 "자본주의는 부자들만이 아닌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하루 1달러(약 920원) 이하의 생계비로 살아가는 세계 10억 이상의 빈곤인구를 도울 방법을 찾자고 호소하고 있다. 연설문은 시장의 힘을 빈곤문제 해결에 활용하는, 지금까지의 냉혹한 자본주의와 다른 따뜻하고 친절한 자본주의야말로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게이츠 회장은 지난주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있는 사무실에서 WSJ와 인터뷰를 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흑인 슬럼가 소웨토를 방문했던 경험 등을 이야기하면서 "기술발전이 부유한 이들에게만 혜택을 주고 가난한 이들을 외면한다는 사실 때문에 괴롭다"는 말을 했었다.
그는 지난해말 뉴질랜드에서 휴가를 보내며 `가장 효율적인 경제체제인 자본주의가 지구상의 많은 곳에선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고민하며 노란 공책에 자본주의를 개선할 아이디어들을 빽빽히 정리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6월 MS에서 물러날 예정인 게이츠 회장은 퇴임 뒤 자신의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빈곤과 질병을 퇴치하기 위한 일에 전념할 계획이다. 아프리카의 커피농부들이 세계 커피시장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수 있도록 돕는 것, 국제기구가 백신 프로그램들을 빈국 주민들에게 연결해주는 것 같은 아이디어들이 세계최대 자선단체인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친절한 자본주의론(論)'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게이츠 회장의 지인으로서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뉴욕대학교 윌리엄 이스털리 교수는 "기업들의 힘으로 글로벌 피라미드의 밑바닥에 있는 수많은 이들을 구할수는 없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게이츠야말로 세계 제1의 부자가 된 다음에야 자선에 나서지 않았느냐"며 자본주의 발전의 근본적 메커니즘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에 대한 이론'(1759년)
미국 뉴욕대 윌리엄 이스털리 교수의 `백인의 의무'(2006)
미국 미시간대 C K 프라할라드 교수의 `피라미드 밑바닥의 부(富)'(2004)
영국 옥스퍼드대 폴 콜리어 교수의 `밑바닥의 수십억'(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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