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5

공화당의 친한파 하원의원

미국 연방 하원 마크 커크(48·사진) 의원의 방에는 북한에서 만들어진 술 `백로주'가 놓여 있고, 책꽂이에는 남·북한과 관련된 자료들이 들어차 있다. 남북한을 동시에 오가며 한반도와 미국 간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커크 의원은 미 하원에서 소문난 한국통. 3일 한국언론재단 지원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 기자들이 방에 들어서자 커크 의원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맞았다. 일리노이주의 4선 공화당 의원인 그와 한국의 인연은 아버지 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군 아버지가 한국전쟁 직후인 1955∼56년 한국에서 복무했고, 1973년에는 아예 한국 어린이를 입양해 간 것. 그는 "덕분에 내게는 서울 마포에서 태어난 여동생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커크 의원은 한·미 소장파 의원 교류 프로그램을 이끌어왔..

'살아 있는 비너스' 앨리슨 래퍼 인터뷰

`살아있는 비너스'. 영국의 구족(口足) 화가 겸 사진작가 앨리슨 래퍼(41)는 스스로를 `현대의 비너스'라 부른다. 래퍼의 사진 작품이나 영국 런던 시내 중심가에 세워졌다는 그의 동상을 본 이들은 모두 래퍼를 `밀로의 비너스'에 비유하는 데에 동의할 것 같다. 래퍼는 팔이 없고 다리도 일부분 밖에 남지 않은 장애인이다. 날 때부터 치명적일 수 있었던 장애를 안고 태어난 그는 그러나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가가 되어 있다. 장애인의 달인 4월을 맞아 래퍼가 한국에 온다. `혼혈 스타' 하인스 워드의 방한이 한국인들에게 혼혈 문제를 다시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면, 팔다리 없는 예술가 래퍼의 방문은 장애인들의 현실을 돌아보고 장애인-비장애인의 장벽을 허물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 경기 파주..

바그다드에서 만난 사람들- 송영길의원과 화가 최병수씨

서상섭, 안영근, 김성호, 송영길의원 등 의원 네 명이 이라크전 반대서명을 한 34명의 의원들을 대표해 이라크 의회 초청으로 11일부터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 체류하고 있다. 의원들은 사둔 함마디 이라크 국회의장과 쿠베이 사이 외교위원장 등을 면담하고 걸프전 오폭지점인 아미리야 방공호 전쟁기념관과 후세인아동병원 등을 둘러봤다. 12일 바그다드의 알 라시드 호텔에서 만난 송영길 의원은 "이라크를 둘러보면서 첫 번째로 느낀 것은 '제발 이들을 이대로 내버려뒀으면' 하는 것이었다"면서 말을 꺼냈다. 순박하고 평화로운 이라크인들을 보니 미국이 과연 누구를 위해 전쟁을 하려 하는지 의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었고, 전쟁에 반대하는 신념이 더 굳어졌다는 것. 송의원은 "구식 칼리시니코프 소총을 들고 있는 이라크인들을 ..

유씨프 신부님과의 대화.

에삼과 함께 시내를 돌아다녔다. 주무리야 거리의 책 시장에 갔었다. 길거리에 노점상들이 헌 책을 판다. 나는 꾸란 두 권과 꾸란을 담기 위한 종이가방, 나자프와 케르발라의 사원들이 조잡하게 그려져 있는 카드 한 벌을 샀다. 오늘은 아슈라 모하람(이슬람력 1월 10일)이다. 8세기에 케르발라에서 무하마드의 사위 알리와 손자 후세인이 반대파들에게 처형당한 날이다. 시아파들은 이 날을 최대 추모일로 치고, 순니파들도 이 날을 기린다. 국경일이어서 거리는 한산했다. 에삼과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점심을 먹었다. 이라크 음식들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에삼이 우연히 생각났다면서 자기가 이 곳 기독교 교회가 어디 있는지를 안다고 했다. 당장 가자고 했다. 와흐다 거리에 갔더니 도미니칸 성당과 학교, 사제관을 겸한 수도원..

인터뷰/ KOTRA 바그다드 무역관 정종래 관장

나라 전체가 가난했던 1970년대, 한국 노동자들은 '열사의 사막'에서 길을 닦고 건물을 올리며 부국의 기반을 만들었다. '중동'이라는 말을 들을 때 한국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석유와 함께 흑백사진 속에 남아있는 노동자들의 땀에 젖은 얼굴일 것이다. 70년대 '오일붐'을 거쳐 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90년대 걸프전으로 이어지면서 중동의 정세는 계속 변화해갔고 한국의 경제력도 비교될 수 없게 커졌지만, 여전히 중동은 우리에게는 석유라는 천혜의 축복을 받은 부러운 땅이다. 언제고 다시 다가올 엄청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전운이 감돌고 있는 이라크에서 국내 기업들을 위해 홀로 '수출전선'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바그다드무역관의 정종래(鄭宗來·40) 관장. 티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