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잠보! 아프리카

아프리카 죽이는 전자쓰레기

딸기21 2006. 11. 28.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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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주변기기들에서 나오는 `전자제품 쓰레기(e-waste)' 공해가 심각하다. 공해덩어리 폐기물들이 중국과 인도를 메우더니, 이젠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들로 옮겨가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다. 전자쓰레기 폐해가 커지면서 유엔이 선진국들을 향해 공개적으로 `유독성 쓰레기 이전'에 대해 경고하는 상황이 됐다고 BBC방송이 27일 보도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아킴 슈타이너 사무총장은 이날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부자나라들이 해로운 전자쓰레기를 가난한 나라에 버리는 탓에 아프리카가 쓰레기산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슈타이너 총장은 이번 총회에서 유해폐기물 처리에 관한 바젤 협약(1989년) 이후 성과를 검토하면서 전자쓰레기 감축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UNEP는 세계 각국이 쏟아내는 전자쓰레기 양이 연간 50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컴퓨터와 주변기기들은 유해물질이 잔뜩 들어있는 `독극물 덩어리'나 다름없다. 반도체와 모니터 스크린, 전력조절장치 등에 들어있는 납과 카드뮴, 비소, 수은은 치명적인 중독증을 일으킨다. 전자·기계공업에 많이 쓰이는 무기물질 셀렌은 황과 결합돼 유독한 화합물을 만들어낸다. 쇠의 부식을 막는데 쓰이는 크롬도 화합물이 되면 호흡기 손상을 일으키는 유독성을 띨 수 있다. 


컴퓨터 뿐 아니라 이동전화를 비롯한 소형 디지털 기기들이 급증하면서 전자쓰레기는 더욱 늘고 있다. 지금까지 이런 쓰레기들은 선진국 처리업체들을 통해 중국과 인도로 옮겨졌는데 최근에는 아프리카가 전자쓰레기의 무덤이 되고 있다. 유해폐기물 처리 과정을 추적하는 민간기구 바젤행동네트워크(BAN)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라고스 항구를 통해 반입되는 컴퓨터 쓰레기만 매달 10만개에 이른다. 


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최근 쓰레기 소각장 주변 주민들 10명이 유독성 가스 때문에 숨지고 7만여 명이 치료를 받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프리카에 버려지는 컴퓨터 부품들 중 25∼75%는 중고TV 부품 따위를 재활용한 것이어서 공해를 더 많이 유발한다. 슈타이너 사무총장은 컴퓨터 생산-유통-리사이클 과정에서 환경 규제를 엄격하게 하고 쓰레기 처리방법을 개선할 것, 선진국들이 전자폐기물 처리업체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 컴퓨터 속 유해물질들

1: 스크린- 바륨, 티타늄 

2: 모니터 음극선관(CRT)- 비소, 납 

3: 키보드 전력공급장치- 비금속 원소인 셀렌 

4: 플라스틱 케이스-공해 유발하는 폴리브롬화 물질 

5: 본체 방화재- 안티몬 3산화물 

6: 반도체- 카드뮴 

7: 부패방지재- 크롬 

8: 금속 부품- 코발트 

9: 스위치-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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