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黑雲中의 新月國.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흑운이라 하면 먹구름, 신월은 초승달. 초승달은 이슬람의 상징이죠. 초승달이 구름에 싸여 있다, 20세기 초 터키의 상황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동아일보 1920년5월13일자 기사의 제목인데, 옛스럽고 담백한 문체도 재미있지마는 내용도 재미가 있습니다.
저도 신문에 글 쓰는 사람입니다만, 옛날에는 신문 기사를 이렇게 썼나보죠. <시일야방성대곡>같은 격문은 아니더라도, 기사에 드러난 감정의 표현들이 눈에 띄네요. <여인천하>에 찍어낸다 파낸다 도려낸다 하는 끔찍한 말들이 나오더니, 아래 기사에도 파낸다 처치한다 하는 말귀들이 등장합니다. 월드컵 끝나고 <터키 바람> 불었을 때 나온 이희철의 <터키> 책에서 다시 옮겨봅니다. 재미삼아 한번들 읽어보세요.
식민지 겪던 처지에서 남의 나라 사정을 보면서 내심 안타까와하는 조선의 지식인들이 갸륵하지 않습니까 ^^
참고삼아 덧붙이자면, 사실 위의 기사 내용은 역사적 사실과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먼저, 위에서 애통하게 전한 문제의 조약은 사실 터키의 국부(國父)인 무스타파 케말(아타튀르크)의 거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아랍 입장에서 보자면 터키 또한 영국 불국과 다름 없는 식민 종주국의 하나였습니다. 종교가 같은 <회회교>라는 것이 차이가 있을 뿐, 정복자이고 지배자였던 건 마찬가지였죠. 기사에 언급된 <애급>이나 아랍권 국가들의 근대 초기 독립운동은 바로 터키에 맞선 저항운동이었거든요. 그러니 <회회교들은 연합국 면에서 자기 교주의 나라를 몹시 학대하는 것을 깊이 원망하며 내심으로 불평이 많은 모양>이라는 것은 별로 사실은 아니었던 거죠.
그치만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종교 다르고 인종 다른 터키를 유럽연합에 받아들이는 것을 유럽 각국이 못내 꺼려하는 것을 보면, 역사란 역시 돌고도는 모양입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흑운이라 하면 먹구름, 신월은 초승달. 초승달은 이슬람의 상징이죠. 초승달이 구름에 싸여 있다, 20세기 초 터키의 상황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동아일보 1920년5월13일자 기사의 제목인데, 옛스럽고 담백한 문체도 재미있지마는 내용도 재미가 있습니다.
저도 신문에 글 쓰는 사람입니다만, 옛날에는 신문 기사를 이렇게 썼나보죠. <시일야방성대곡>같은 격문은 아니더라도, 기사에 드러난 감정의 표현들이 눈에 띄네요. <여인천하>에 찍어낸다 파낸다 도려낸다 하는 끔찍한 말들이 나오더니, 아래 기사에도 파낸다 처치한다 하는 말귀들이 등장합니다. 월드컵 끝나고 <터키 바람> 불었을 때 나온 이희철의 <터키> 책에서 다시 옮겨봅니다. 재미삼아 한번들 읽어보세요.
"싸움에 지고 이익 본 것은 없지마는 이번 구주전쟁(제1차 세계대전)에 패전한 나라같이 참혹한 정상을 당하기는 실로 사기에 보지 못하던 일이다. 독일에 대하여는 다시 일어날 기운이 없도록 요리조리 수족을 뭉지르고 오스트리아에는 여러 나라를 세워서 뜨더귀판을 만들어버리고 토이기(土耳其·터키)에 대하여는 조약에 대하여 여러가지 소문이 있었으나 진즉 완성치 못하였더니 지난번 '싼레모'라는 지방에서 연합국이 회의를 열고 토이기 처치할 일을 의논한 결과로 토이기 강화위원이 연합국 편과 담판하기 위하여 불국(佛國·프랑스) 베르사이유에 도착하였다 함은 본사의 전보로 이미 보한 바 있거니와, 여러가지 소식을 합하여 보건대 토이기에 대한 처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대한 처치보다도 오히려 지독하여 이전에 있던 것은 다 잃어버리고 다만 나라라는 이름 하나는 간신히 남아있도록 참혹한 모양이다.
조선보다 이십 곱절이나 되는 영토를 가지고 백만 명의 군사를 보전하여 쇠약은 하였지만 큰 나라의 체면은 그럭저럭 유지하였으나 이번에는 아주 정상이 가긍하게 되어 나머지 땅은 조선의 곱절밖에 남지 아니하고 정부는 천하의 요충 지대라 하는 구라파의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에서 쫓겨서 아시아의 한구석에 옮기게 되었다.
원래 토이기 국민은 구라파 사람과 같은 백인종이 아니라 황인종인 까닭과 그 국민이 예수교를 믿지 않고 모두 회회교(回回敎·이슬람교)를 믿는 까닭으로 구라파 사람들은 황인종이오 종교가 다른 나라가 구라파의 주요한 지방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구라파의 주인이 되는 백인종의 큰 치욕이라 하여 어떻게 하든지 토이기를 차내여야 한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음으로 무슨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한히 음해를 붙혀서 여러 가지로 핍박을 하여오더니 이번 구주전쟁이 일어나며 토이기가 독일에 쏠려서 연합국과 싸움을 열게 되어 영국은 우선 그의 속국인 애급(이집트)을 빼앗아가고 기타 다수 영지를 영국과 이태리와 희랍이 차지하여 버리고 이번 강화조약으로 구주에 있는 영지의 전부는 물론이오 그 외의 영지도 이리저리 다 빼앗아버렸다.
그러나 토이기 본국은 다년 싸움에 피폐하여 지금은 기력이 시진하였음으로 지금은 연합국에 대하여 아무 항거도 못하고 망국이나 다름없는 강화조약에 굴복을 하겠지만은 원래 토이기 황제는 세계 삼억만 명의 회회교 믿는 사람을 거느리고 있는 회회교 주인인고로 이 회회교들은 연합국 면에서 자기 교주의 나라를 몹시 학대하는 것을 깊이 원망하며 내심으로 불평이 많은 모양인고로 회회교도가 사는 영토를 많이 가진 영국과 같은 나라는 이에 대하여 근심도 없지 아니한 듯하더라"
조선보다 이십 곱절이나 되는 영토를 가지고 백만 명의 군사를 보전하여 쇠약은 하였지만 큰 나라의 체면은 그럭저럭 유지하였으나 이번에는 아주 정상이 가긍하게 되어 나머지 땅은 조선의 곱절밖에 남지 아니하고 정부는 천하의 요충 지대라 하는 구라파의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에서 쫓겨서 아시아의 한구석에 옮기게 되었다.
원래 토이기 국민은 구라파 사람과 같은 백인종이 아니라 황인종인 까닭과 그 국민이 예수교를 믿지 않고 모두 회회교(回回敎·이슬람교)를 믿는 까닭으로 구라파 사람들은 황인종이오 종교가 다른 나라가 구라파의 주요한 지방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구라파의 주인이 되는 백인종의 큰 치욕이라 하여 어떻게 하든지 토이기를 차내여야 한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음으로 무슨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한히 음해를 붙혀서 여러 가지로 핍박을 하여오더니 이번 구주전쟁이 일어나며 토이기가 독일에 쏠려서 연합국과 싸움을 열게 되어 영국은 우선 그의 속국인 애급(이집트)을 빼앗아가고 기타 다수 영지를 영국과 이태리와 희랍이 차지하여 버리고 이번 강화조약으로 구주에 있는 영지의 전부는 물론이오 그 외의 영지도 이리저리 다 빼앗아버렸다.
그러나 토이기 본국은 다년 싸움에 피폐하여 지금은 기력이 시진하였음으로 지금은 연합국에 대하여 아무 항거도 못하고 망국이나 다름없는 강화조약에 굴복을 하겠지만은 원래 토이기 황제는 세계 삼억만 명의 회회교 믿는 사람을 거느리고 있는 회회교 주인인고로 이 회회교들은 연합국 면에서 자기 교주의 나라를 몹시 학대하는 것을 깊이 원망하며 내심으로 불평이 많은 모양인고로 회회교도가 사는 영토를 많이 가진 영국과 같은 나라는 이에 대하여 근심도 없지 아니한 듯하더라"
식민지 겪던 처지에서 남의 나라 사정을 보면서 내심 안타까와하는 조선의 지식인들이 갸륵하지 않습니까 ^^
참고삼아 덧붙이자면, 사실 위의 기사 내용은 역사적 사실과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먼저, 위에서 애통하게 전한 문제의 조약은 사실 터키의 국부(國父)인 무스타파 케말(아타튀르크)의 거부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아랍 입장에서 보자면 터키 또한 영국 불국과 다름 없는 식민 종주국의 하나였습니다. 종교가 같은 <회회교>라는 것이 차이가 있을 뿐, 정복자이고 지배자였던 건 마찬가지였죠. 기사에 언급된 <애급>이나 아랍권 국가들의 근대 초기 독립운동은 바로 터키에 맞선 저항운동이었거든요. 그러니 <회회교들은 연합국 면에서 자기 교주의 나라를 몹시 학대하는 것을 깊이 원망하며 내심으로 불평이 많은 모양>이라는 것은 별로 사실은 아니었던 거죠.
그치만 21세기에 들어선 지금도 종교 다르고 인종 다른 터키를 유럽연합에 받아들이는 것을 유럽 각국이 못내 꺼려하는 것을 보면, 역사란 역시 돌고도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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