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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성노예 참상 알린 ‘야지디족’ 여성들,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

딸기21 2016. 12. 1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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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로 잡혀 있다가 탈출한 여성운동가들이 유럽에서 가장 권위있는 인권상인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유럽의회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이라크 소수 야지디족 여성 나디아 무라드(23)와 라미아 아지 바샤르(18)에게 사하로프 인권상을 수여했다. 두 사람은 이라크의 소수 민족·종교집단인 야지디 여성들이다. 무라드는 2014년 6월 IS가 이라크 북부를 점령하고 칼리프국가 수립을 선언한 뒤 모술로 끌려가 석달 동안 성폭행과 고문을 당했고, IS 전투원들 사이에서 성노예로 팔려다녔다. 바샤르도 비슷한 시기에 IS에 납치돼 성폭행 등 고초를 겪었다. 

 

이라크 이슬람국가(IS)에 납치돼 성노예가 됐다 탈출한 나디아 무라드(왼쪽)와 라미야 아지 바샤르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의회에서 열린 유럽의회 사하로프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해 전통의상 차림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 _ EPA연합뉴스


이라크 북부 신자르 산악지대에 사는 야지디는 IS에게 터전을 점령당한 뒤 학살과 고문을 당했고, 여성들은 성노예로 팔렸다. 인구 50만명인 야지디 대부분은 조로아스터교와 기독교, 이슬람이 혼합된 독특한 종교를 믿는데 이 때문에 IS에게 ‘불신자’로 낙인찍혀 핍박의 대상이 됐다. 지금도 약 3200명의 야지디족이 IS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IS로부터 탈출한 두 사람은 극단주의자들의 만행을 세계에 증언하면서 야지디 보호 캠페인과 여성 성노예 구출 운동을 벌여왔다. 탈출 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체류하고 있는 무라드는 지난해 12월과 올 3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IS의 성노예 실태를 증언했다. 무라드는 앞서 10월에는 유럽의회의 또 다른 인권상인 바츨라프 하벨 인권상을 받았다.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됐으며, 9월부터는 인신매매 희생자를 위한 유엔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무라드는 사하로프상 수상 연설에서 “우리 공동체가 대량학살로 해체되고 있다”며 세계의 관심을 촉구했다. 바샤르는 “이 상은 다에시(IS)의 성노예가 된 모든 여성과 세계의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상”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옛소련 반체제 인사 안드레이 사하로프의 이름을 딴 인권상은 1988년 제정됐으며, 유럽의회는 매년 세계 인권을 위해 싸운 사람들에게 이 상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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