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시리아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들을 납치한 뒤 2억달러의 몸값을 요구하며 살해 위협을 했다. IS는 물론이고, 알카에다와 그 연계집단 등 극단주의 무장조직들은 인질 납치와 살해를 빈번히 저지르고 있다. 실제로 몸값을 노리고 납치를 하는 경우도 많지만 IS의 경우는 ‘살해 명분’을 만드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 IS의 잔혹성을 각인시키고 결국 미국과 동맹국들의 이라크·시리아 공습을 초래한 것은 지난해 8월 미국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한 뒤 동영상을 공개한 일이었다. 당시 IS는 살해 전 미국 측에 폴리의 몸값으로 1억달러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는 그간 무장조직들의 몸값 요구 사례에 비해 터무니없이 큰 액수였기 때문에, 미 당국은 IS가 석방을 염두에 두고 진지하게 제안한 것으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일본 인질들의 경우도 IS는 2명에 대해 2억달러를 요구했다. 몸값을 받아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미국 주도 공습에 참가했거나 지원을 한 나라들에 보복을 하겠다는 의도가 더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8월 그간의 사례들과 각국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조사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알카에다와 그 연계 집단들이 2008~2014년 중반까지 인질을 납치해 몸값으로 벌어들인 돈은 1억2500만달러 규모다. 앞서 2012년 미 재무부도 테러조직들이 2004~2012년까지 8년간 몸값으로 받은 돈 규모가 1억2000만달러 정도 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이 몸값의 대부분은 프랑스로부터 나왔다. 아프리카 내륙 니제르 북부에서 알카에다 연계 조직에 3년간 납치돼 있었던 프랑스 핵발전 관련 기업 직원 4명이 2013년 석방된 사례가 있다. 프랑스 정부는 부인하고 있으나 르몽드와 AFP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당시 이 무장조직에 2000만유로 이상을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몸값을 지불할 경우 인질이 생환할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몸값을 노린 인질 범죄가 늘어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프랑스의 경우 몸값을 많이 내놓는 나라로 인식돼 있고, 지난해 8월 현재 알카에다와 그 연계 집단들에 납치된 사실이 확인된 인질 53명 중 3분의1이 프랑스인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지난해 폴리 기자 참수 뒤 몸값을 주는 게 옳았느냐를 놓고 미국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미국은 모방범죄를 유발하는 인질 몸값 지불에 강력 반대해왔다.
IS가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일본인 중 한 명은 납치 사실이 몇 달 전부터 이미 알려져 있었다. 미국 기자 폴리가 살해된 뒤 IS에 붙잡힌 다른 인질들의 동영상이 공개됐는데, 인질들은 이탈리아 여성 2명과 덴마크인·일본인 각각 1명 등 4명이었다. 그 중 일본인이 이번에 살해 위협을 받은 유카와 하루나였다. 보안경비회사를 운영하던 유카와는 동영상 속에서 IS 조직원들에게 가혹한 심문을 받고 있었다. 이 네 명의 인질들은 시리아 어딘가에서 붙잡혀 IS의 본부가 있는 북부 도시 라카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인질이 탈출에 성공한 사례도 없지는 않다. 미국인 사진기자 매튜 슈리어는 2013년 시리아 최대도시 알레포의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수감시설에 갇혀 있다가 창문을 깨고 간신히 도망쳤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흔치 않다. 미국은 폴리가 살해되기 전 그를 구하기 위해 비밀리에 시리아에 공수부대를 투입했으나 작전에 실패한 사실이 뒤에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이 네이비실 40여명을 투입해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가 잡고 있던 미국인 사진기자 루크 소머스(33)를 구하기 위한 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특수부대와 첨단 장비를 총동원했음에도 인질들을 무사히 구출하는데 실패했다. 이로 인해 소머스는 물론이고, 함께 붙잡혀 있던 남아공 출신 구호요원 피에르 코르키에마저 극심한 부상을 입었으며 미군에 구출되자마자 결국 숨졌다. 201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 붙잡힌 영국 구호기구 직원 린다 노그로브를 구하기 위해 미군이 투입된 적 있으나 역시 이 때에도 실패해 노그로브가 목숨을 잃었다.
'딸기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정은 5월 러시아 승전기념식 참석...첫 외국 방문 (0) | 2015.01.21 |
---|---|
[뉴스 깊이보기] 지구를 넘어 우주로, 구글과 페이스북의 ‘무한경쟁’ (0) | 2015.01.21 |
한 검사의 죽음에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이란이 ‘발칵’ (0) | 2015.01.19 |
파리 테러, 알카에다와 IS 세력 경쟁 산물? (0) | 2015.01.15 |
9.11 이후 세계에서 일어난 테러공격들 (0) | 2015.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