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무슬림 급식 vs 부활절 달걀, 프랑스와 미국의 두 논쟁

딸기21 2014. 4. 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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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무슬림 음식을 먹는 건 안돼!”

“학교에서 부활절 행사를 하는 건 안돼!”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지난 4일 프랑스의 학교 점심 급식에서 무슬림들 학생들에게 특별히 준비된 음식을 줘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르펜의 국민전선은 지난달 30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11개 시의 시장 자리를 거머쥐었다. 극우파가 득세한 이들 지역에서 무슬림 주민들에 대한 차별 혹은 억압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그것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무슬림에 맞서 돼지고기를 들고 나온 르펜...
이 기사는 The Jewish Press에 나온 것.


무슬림이나 유대교 신자들은 교리에 따른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도축된 육류를 사용한 음식을 먹는다. 무슬림들의 경우 이렇게 준비된 음식을 ‘할랄’이라 부르며, 프랑스의 일부 학교들은 무슬림 학생들을 위해 할랄 음식을 급식으로 제공해왔다. 또 무슬림들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돼지고기가 급식에 포함됐을 경우 무슬림 학생들에게 대체 메뉴를 주는 학교도 있었다. 르펜은 RTL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를 문제삼으며 “공적인 영역에서 종교를 배제해야 하며, 그것이 법이다”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국민전선이 이런 방침을 실행에 옮길 경우, 공립학교 메뉴를 둘러싸고 무슬림과의 갈등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인구 6600만명 중 9% 가까이가 무슬림인데, 극우파는 이들을 프랑스 문화에 완전히 통합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종종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전선은 또 “종교 성향의 민간단체에는 지방자치단체 예산 지원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또한 이슬람단체를 겨냥한 정책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국에서는 정반대의 논쟁이 불거졌다.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는 미시간주 디어본 지역의 무슬림 학부모들이 기독교의 부활절 전통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4일 보도했다. 


디어본의 무슬림 학부모들은 공립학교에서 부활절에 모든 학생들이 부활절 달걀을 찾는 ‘이스터 에그 헌트’ 이벤트에 참여해야 하는 것이 정교 분리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부활절에 기독교 신자들은 장식을 한 달걀을 주고받으며, 몇몇 학교에서는 숨겨둔 달걀 찾기 행사를 하는데 무슬림 학생들까지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7세, 9세 자녀를 둔 학부모 마제드 무그니는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 인터뷰에서 “아이가 부활절 달걀을 찾으러 다닐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교회에 다니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고 하소연해왔다”며 학교의 교육활동과 종교 활동이 결합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디어본에는 무슬림 4만명이 살고 있다. 신문은 “지역 기독교계는 종교와 관련없는 축제행사라고 말하지만 무슬림들은 자녀의 개종을 유도하는 행사로 여기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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