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아프리카 시골 여자아이가 중학교 가려면... 100년은 기다려야

딸기21 2014. 1. 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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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학교 문턱을 한번도 넘어보지 못한 아이들의 수가 5700만명에 이르며,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모든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7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심지어 분쟁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가난한 어린이들은 교육의 혜택에서 제외되고 있고, 교육기회에서의 성별에 따른 격차도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네스코는 29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2015년까지의 사회·경제적 목표치를 담은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성과를 점검하며 현 상황을 진단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에 다녀야 할 나이의 어린이들 가운데 5700만명은 전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도 이는 2011년을 기준으로 한 통계여서, 최근 시리아 내전에 따른 교육 붕괴는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빈곤지역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교육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이대로라면 요원한 목표처럼 보인다. 보고서는 “지금같은 수준으로 투자가 이뤄진다면 아프리카 시골 아이들까지 교육을 받는 것은 2086년에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네스코는 빈곤의 대물림을 낳는 이런 현실을 가리켜 ‘세계적인 배움의 위기(global learning crisis)’라고 표현했다. 아프리카 농촌의 여자아이들이 중등교육까지 받는 것은 다음 세기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유네스코는 내다봤다. 


최빈국들에서는 학교가 있다 해도 교육의 질이 문제다. 탄자니아 아이들의 3.5%만이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을 받으며, 말라위에서는 교실이 모자라 때론 130여명이 한 학급에서 공부한다. 학교에 다니지만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 수는 1억3000만명에 이른다.

 

세계 각국은 2015년까지 세계의 빈곤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2000년 새천년개발목표를 채택했다. 목표달성 기준년도를 1년 남겨두고 올해 각국은 개발목표의 달성 현황을 점검하고 이후의 새로운 계획을 논의한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개발목표가 당초 계획에 훨씬 못 미쳤음을 드러내준다. 교육부문만 하더라도 부국들의 원조는 약속에 훨씬 못 미쳤고, 현실은 계획 만큼 나아지지 못했다. 이번 보고서는 ‘모든 어린이들이 최소한 초등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성인 인구의 문자해독률을 50% 끌어올린다’는 목표조차도 이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소한 전 세계 아이들이 초등교육이라도 받게 해주려면 지금보다 연간 260억달러(약 28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부문 원조와 투자는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줄고 있다. 심지어 부족한 원조조차도 특정 국가에 치우쳐 지원된다. 중국이 지난 15년 동안 받은 돈은 아프리카 중부의 빈국 차드가 받은 돈의 77배나 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폴린 로즈 박사는 BBC방송에 “중국 학생들은 독일과 일본 등으로부터 대학 장학금까지 지원받는 반면, 가난한 나라들일수록 교육 투자와 원조를 못 받는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문 새천년개발목표와 달성 현황

목표 : 전 세계 어린이들 초등교육 실시

현황 :

·초등교육 받지 못하는 아동 5700만명

 (초등교육을 받지 못하는 분쟁지역 아동 3900만명)

·세계 15~24세 연령층 중 읽고 쓰기 못하는 사람 1억3000만명

·읽고 쓰지 못하는 취학연령 아동 중 61%는 여성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이 가장 많은 지역은 나이지리아와 에티오피아, 부르키나파소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나이지리아는 세계 10위권의 산유국이고 연방정부가 자원수익을 최대한 ‘투명하게’ 배분해 교육투자를 하려 애쓰고 있지만, 근래 이슬람 극단세력이 기승을 부리면서 학교를 공격하고 학생들을 집단 살상하는 사건들이 잇따랐다. 


아시아에서도 인도와 필리핀, 파키스탄이 아동교육이 안 되는 나라라는 오명을 썼다. 파키스탄은 ‘말랄라 유사프자이 사건’에서 보듯 교육분야의 성별 격차가 큰 나라로도 꼽혔다. 반면 베트남과 탄자니아는 교육투자가 많이 이뤄지고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이 크게 줄어들어, 긍정적인 사례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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