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은신 1년’ 어산지 처리 놓고 영-에콰도르 외교전

딸기21 2013. 6. 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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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9일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2)가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 은신한지 1년이 된다. 에콰도르와 영국 정부 간에 어산지 문제를 놓고 치열한 물밑 협상이 시작됐다. 어산지의 거취는 최근 홍콩에서 미국의 비밀 정보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신병처리와도 맞물려 국제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리카르도 파티뇨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17일 런던을 방문해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과 면담하고 어산지 문제를 논의했다. 앞서 파티뇨 장관은 아나 알반 영국 주재 대사를 변호사 출신인 후안 팔코니 푸이그로 전격 교체했다. 파티뇨 장관은 어산지 문제와 상관 없는 교체라고 밝혔지만, 알반 전 대사가 영국과의 협상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BBC방송 등은 전했다.



영국 런던 시내 에콰도르 대사관에 은신 중인 줄리언 어산지(왼쪽)가 리카르도 파티뇨 에콰도르 외무장관의 

대사관 방문을 맞아 16일 잠시 문 밖으로 모습을 비추며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안(www.theaustralian.com.au)



어산지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에콰도르 정치운동가 피델 나르바에스의 중재로 에콰도르 측과 협상해 지난해 6월 런던 시내 나이츠브리지의 대사관에 들어갔다. 그 이후 그를 스웨덴으로 보내야 한다는 영국 측과 에콰도르 간 외교갈등이 빚어졌다.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영국 법원은 그를 스웨덴으로 송환하라고 판결했다.

호주 국적인 어산지는 스웨덴 측의 기소가 위키리크스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음모라 주장해왔다. 어산지 측은 스웨덴으로 송환될 경우 미 국무부 외교전문 공개 건으로 다시 미국에 인도돼 가혹한 심문과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위키리크스에 미 외교문서들을 넘긴 브래들리 매닝은 미군 교도소에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

 

어산지는 1년 가까이 대사관 건물 내에만 머물고 있다. 밖으로 나오는 순간 영국 경찰에 체포될 것이기 때문이다. 16일 파티뇨 장관이 대사관에 들렀을 때 어산지는 잠시 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그는 1년간의 감금생활에 대해 “우주정거장에 사는 느낌”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갇혀서도 스노든 지지 등 정치활동은 계속하고 있다. 

 

에콰도르 측은 어산지의 대사관 체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 에콰도르는 영국 정부를 설득해 불체포 약속을 받아낸 뒤 본국에 망명시키고 싶어한다. 이 복잡한 임무를 맡을 베테랑 협상가가 필요해 대사까지 교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영국 정부는 법원 판결을 무시한 채 어산지를 보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가디언은 영국 정부가 어산지를 감시하기 위해 지난 3월까지 경찰 근무수당 등 330만 파운드(약 58억원)를 썼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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