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 프레스'는 198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서 인권평화단체 SERPAJ(Peace and Justice Service)를 이끌고 있는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을 인터뷰, 이라크전이 라틴아메리카에 가져올 파급효과와 위협에 대한 견해를 전했다.
그는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일으키고도 국제사회의 면책을 얻어냈다는 사실이 라틴 아메리카를 비롯해 세계 전체에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전쟁은 미국이 아무런 제재나 방해 없이 어느 지역에든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이라크전을 어떻게 보는가
이라크전쟁-이라기보다는 '침공'으로 부르는 편이 옳겠지만-은 미국의 헤게모니가 세계로 팽창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물론 이는 지난 수년간 계속돼 온 현상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2001년 9. 11 테러 이후 미국 헤게모니의 팽창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중동 석유 지배권 확보를 향해 명백한 방향성을 띠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
국제사회의 이런 새로운 상황이 라틴아메리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가.
미 국무부와, 거기 결탁하고 있는 국제자본은 지난해 4월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정권에 맞선 쿠데타를 지원했다. 미국의 석유수입 중 30%가 베네수엘라산임을 고려해본다면 현재 이라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과, 베네수엘라 사태의 연관성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전세계 석유자원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그렇지만, 석유가 핵심 이슈이기는 하지만, 그것 또한 미국이 취하고 있는 행동을 설명해주는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다. 라틴아메리카와 관련해서는 함축된 더 중요한 측면들이 많이 있다.
그 함의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남미대륙의 군비확장을 생각해보라. 라틴아메리카 전지역에 미군기지가 설치되고 있다. 단계별로 3개의 지역으로 나뉘어 미군 기지가 세워졌다. 하나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국경지역이다. 또 하나는 콜롬비아다. '콜롬비아 계획 Plan Colombia'이라는 이름으로 미군이 배치돼 역내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 세번째는 이른바 '푸에블라 파나마 프로젝트 Puebla-Panama project'라는 명목으로 미군 작전이 진행되고 있는 중미.카리브 지역이다. 알다시피, 이 세 지역에서는 미국이 남미대륙의 문제들에 개입하기 위한 기지들이 되고 있다. 반복해서 말하기 지겨울 정도지만, 미국은 완벽한 면책 특권을 누리고 있다. '면책'으로 인한 첫번째 희생양은 바로 유엔과 국제법이다.
이라크전쟁은 그같은 현상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유엔이 무시.배척당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유엔은 이런 사태에 대처할 능력이 없을 뿐더러, 미국은 이라크 문제에 개입하지 않도록 유엔을 위협하기까지 했다. 이제부터라도 유엔이 의지를 갖고 분명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앞으로는 존속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다. 비슷한 일이 국제법과 관련해서도 일어나고 있다. 붓을 부러뜨린 자는 50년에 걸려 형성된 국제협정과 의정서, 회의같은 질서들까지 파괴해버렸다.
이로 인해 전세계가 불안정한 상태를 맞고 있다. 라틴아메리카도 '방어를 위한 전쟁 preventive war'이라는 미국의 새로운 정책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국은 아무 방해 없이, 아무 책임을 지지 않고 어떤 나라의 일에든 개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례로 미 국무부 문서는 "에콰도르 민주주의는 점점 급진화돼고 있는 포퓰리스트들과 자생적인 운동세력의 압력에 직면해있다"면서 (행정부에) 행동을 취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미국의 진정 우려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은가.
각국의 내부사정에 개입하는 것이 미국의 목적 중 하나다. 에콰도르의 루치오 구티에레스 대통령은 지금 아주 모호한 정책을 취하고 있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에콰도르가 플랜 콜롬비아에 편입되면 라틴아메리카는 또하나의 베트남이 될 것이고, 그 효과는 이라크전이 가져올 결과들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게릴라전의 새 버전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경고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에서 2001년 6월20일자로 작성된 문건 하나를 예로 들어보겠다. 대통령이 의회에 보내는 형식으로 돼 있는 이 문건은 미군이 아르헨티나에 주둔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요구했다. 이 문건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문건에 나타난 전쟁 시나리오에서 적으로 규정한 것은 사회기관들과 비정부단체들 같은 '잠재적인 적'들이었다. 이들을 상대로 한 전쟁을 정당화하면서 미군 배치를 요구한 것이다. '국가안보'라는 오래된 독트린은 여전히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 SERPAJ와 라틴아메리카법학회(LAAJ)는 즉각 법원에 제소해 문건이 실행에 옮겨지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기각됐다. 미군은 아르헨티나에 잠시 배치됐다가 철수했다.
역내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글로벌 전체주의 globalized totalitarianism'와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 글로벌 전체주의는 자기 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파괴해버리고 마는 글로벌 제국을 만들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몇가지 고무적인 조짐들을 발견하고 있다.
고무적인 조짐들이 무엇인가
풀뿌리 행동이다. 미국에서조차 시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베트남전의 기억은 여전히 사람들 마음 속에 남아 있다. 모든 나라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경우, 반발 움직임은 다양하다. 우리는 새로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관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우리 식으로 생각하고, 문화적.정신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라틴아메리카라는 정체성에 기반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한 때다.
Article's Date: Thursday, May 15, 2003
Latin America could become a 'new Vietnam'
Fernanda Sandez
Interview with Adolfo Perez Esquivel
According to Adolfo Perez Esquivel, 1980 Nobel Peace Prize winner and head of the non-governmental Peace and Justice Service (SERPAJ) in Argentina, the impunity with which the United States has acted in Iraq jeopardizes the security of Latin America and the rest of the world, because it indicates that the United States could intervene anywhere without opposition or sanction. P?ez Esquivel spoke with Latinamerica Press correspondent Fernanda S?dez in Buenos Aires about this threat and the regional scenario that has emerged since the war.
How do you view the conflict in Iraq?
The war in Iraq - although more than war, I think we should call it an invasion - represents the hegemonic expansion of the United States in the world, which means it is not a new phenomenon. This has been under way for a number of years, but since Sept. 11, 2001, it has picked up speed and the actions have taken a clear direction: to control the Middle East and its oil reserves.
How do you see this new world situation affecting Latin America?
The United States tried something similar in Latin America [in April 2002] when, through the State Department and in alliance with local business interests, it encouraged a coup against the constitutional government of Hugo Chavez in Venezuela. Considering that 30 percent of the oil that the United States imports comes from Venezuela, there is obviously a direct relationship between that episode and what is happening today in Iraq. It's one more effort to gain direct and complete control over oil reserves worldwide. Even so, while oil is a key issue, it is only one aspect of this effort, which has much more serious connotations for Latin America.
What are those connotations, specifically?
The increasing militarization of the continent, which is reflected in the installation of US military bases throughout the region. There are three main areas of action, each of which has been developed to a different degree so far. One is the triple border area shared by Argentina, Brazil and Paraguay, where there is already a US presence. Another is Colombia, with Plan Colombia, which involves the intervention of military personnel and advisers in the region. And the third is the so-called Puebla-Panama project, which encompasses Mesoamerica and the Caribbean. As you can see, these three main areas are the bases of operation through which the United States plans to intervene on the continent. And with absolute impunity, because ?as I never get tired of repeating ?the first victims of this conflict were the United Nations and international law.
To what extent do you see them affected by the war?
Although future scenarios are fairly unpredictable, it is clear that the United Nations was blocked and pushed aside, with no ability to respond, and the United States even threatened to keep it from intervening in Iraq. If the United Nations does not act clearly and firmly from now on, it will be extremely difficult for it to survive. Something similar has happened with international law ?one stroke of the pen has struck down international agreements, protocols and conventions that took more than 50 years to build.
This puts the entire world in a complete state of insecurity. And Latin America can't escape, because with this new policy of "preventive" war, the United States can intervene in any country with absolute impunity and with no opposition whatsoever.
This is a real concern when one US State Department document, for example, states that "democracy in Ecuador is under pressure from increasingly radicalized populist and indigenous movements," as if it's suggesting the need to take action.
Let's say that intervening in internal social affairs in various countries is another [US] objective. In Ecuador, President Lucio Guti?rez is implementing a very ambiguous policy. But I have no doubt that if Ecuador should become involved in Plan Colombia, Latin America could become a new Vietnam, with consequences as serious as or more serious than those of the war in Iraq.
Why?
Because it would be a new version of guerrilla warfare. There are already some alarming signs. For example, in Argentina there's a document dated June 20, 2001, sent to Congress by the president, requesting authorization for Latin American and US troops to enter the country. That document is key, because it requests the entry of troops and one of its justifications is a war scenario in which the enemies are social organizations, non-governmental agencies and other potential enemies. This shows to what extent the old doctrine of national security remains in effect. When this occurred, SERPAJ and the Latin American Association of Jurists filed a request for an injunction, which was ignored. So the troops entered the country, and later they left.
This continues to occur in different parts of the continent, which shows that we are facing what I call "globalized totalitarianism" ?the establishment of an empire, a global dictatorship that is destroying everything in its path. Despite this, however, I see some encouraging signs.
What are those signs?
Grassroots mobilizations. Even the people of the United States have started to mobilize, because the memory of Vietnam is still very fresh in people's minds, and there are demonstrations in every state. In our case, there is a different challenge: we have to begin to create new social, political and economic spaces. Now more than ever, we must stimulate our own way of thinking, cultural identities, spirituality and meaning of life among our peop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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